‘제주에서 어멍이라는 말은’-정일근(1958~ )
따뜻한 말이 식지 않고 춥고 세찬 바람을 건너가기 위해
제주에선 말에 짤랑짤랑 울리는 방울을 단다
가령 제주에서 어멍이라는 말이 그렇다
몇 발짝 가지 못하고 주저앉고 마는 어머니라는 말에
어멍이라는 말의 방울을 달면
돌담을 넘어, 올레를 달려, 바람을 건너
물속 아득히 물질하는 어머니에게까지 찾아간다
어멍······, 이승과 저승의 경계를 지나
ㅇ 이라는 바퀴 제 몸 때리듯 끝없이 굴리며
그리운 것을 찾아가는 순례자의 저 숨비소리 같은 것
‘어멍’뿐인가. ‘아방’, ‘할망’, ‘하르방’, ‘올레’, ‘오름’, ‘바당’뿐 아니라 애월(涯月)이라는 한자 지명마저도 동그랗고 예쁘다. ‘휘이 휘이’ 이승 저승 숨통 트는 해녀들의 숨비소리에도, 안팎 숭숭 뚫린 돌담을 부는 바람소리에도 동그라미 가득하다. 그래서인가. 제주는 지금 하얀 눈 속에서 꽃봉오리들 o으로 바알갛게 터지며 봄 부르는 동백꽃 천지다. <이경철·문학평론가>
오늘 여산과 이북스, 서반어가 여산네서 만나기로 했다고 날 보고도 오란다. 박강직한테 연락을 하니 온다고 뒤늦게 연락.
버스를 3번 갈아타고 중간어 걷고 헤매고 가 보니 양천 트럭터미널 바로 옆. 이쪽 저쪽으로 한 구텅이만 보고 다니는 사람의 특징.
기다리면서 여산, 박강직은 탁구를 치고 있다. 운동신경이 유난히 더딘 박강직이 탁구를 제법 친다.
나도 함 쳐 보니 구로 떠나고 몇년만에 치니 감각도 잊어버려 버벅대긴 했지만 박강직보다는 운동신경은 좀 나은 편이라고... 박강직, 자기도 운동신경 결코 둔하지 않다고 항변.
서반어 도착해 판 걷고 학교 근처 맛있다는 식당을 안내해 준다.
동성식당(구로구 개봉동 98-29. 2681-7185). 허름한 상가 지하에 있는데 줄서서 기다려야 할거라는데 다행히 한 테이블이 비어 바로 앉았다.
낙곱전골 1인분에 6천운. 주변 사람들은 삼겹살도 먹고 불낙도 먹나보다. 아무튼 5인분 시키는데 깔아주는 반찬이 장난이 아니다.
기억나는게 게튀김, 양넘게장, 명란젓, 마샐러드, 어리굴젓, 생굴쌈, 파김치, 해산물 무침, 묵......
한상 가득차고 옆 테이블은 2층으로 쌓아 놓았다. 남도 한정식을 먹는것 같다.
반찬도 짜지 않았고 곱창도 부드러워 맛이 아주 좋았다.
싸고 양 많고 맛있는거 좋아하는 식성클럽의 여산과 서반어는 신났다. 헌데도 너무 많아 결국은 싹 긁어 먹지는 못했다.
가정식 반찬들이 맛이 좋았고 종업원인지 주인인지 인심도 좋아 리필도 잘 해줬다.
계산해 달라고 카드를 맡겼더니 아예 사인까지 대신 해 줘 한참을 웃었다.
계단 참에는 대기자를 위한 온돌시설이 되어 있는 의자와 난로까지 있다.
오늘은 그래도 비가 온 날이어서인지 사람이 없는 편이라고...
전근간 사람들 떡도 못 해다 줘 저녁은 내가 쏘고 차는 서반어가 쏘기로 했는데 차로 2바퀴를 돌아도 차 세워놓고 먹을만한 커피숍이 안 보인다.
이 동네 사람들은 커피도 안 마시는거야?
결국 커피를 포기하고 전철역으로 가는데 그제서야 보이는 커피숍.
월 1, 2회 정도 만나 탁구치고 동성식당에서 밥 먹을까 했는데 또 먹을 기회가 있으려나?
날 보고 집에 뛰어가라는 사람들.
오늘 비 왔거든?
구두 신고 왔거든?
나도 아무때나 뛰진 않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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