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0일기

동물원 콘서트 (4/8)

산무수리 2010. 4. 10. 00:00

쨍한 사랑 노래 - 황동규(1938 ~ )

게처럼 꽉 물고 놓지 않으려는 마음을

게 발처럼 뚝뚝 끊어버리고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조용히, 방금 스쳐간 구름보다도 조용히

마음 비우고서가 아니라

그냥 마음 없이 살고 싶다.

저물녘, 마음 속 흐르던 강물들 서로 얽혀

온 길 갈 길 잃고 헤맬 때

어떤 강물은 가슴 답답해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할 수 없이 흘러내린다.

그 흘러내린 자리를

마음 사라진 자리로 삼고 싶다.

내림 줄 그어진 시간 본 적이 있는가?


‘집게 발’처럼 움켜쥐려는 사랑의 속성은 전율과 환희조차 갈등으로 끌어안게 한다. 그리하여 날 갠 하늘처럼 먹구름 모두 거두어버린 ‘쨍한 사랑’을 소망하지만, 욕망과 집착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사모의 마음은 답답하게 얽혀들어 “갈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다. 둔치에 기어올랐다가 흘러내린 강물이 ‘내림 줄’을 흔적으로 간직하듯, 떨쳐버려도 사랑의 상처는 끝내 흉터를 남긴다. 비워낸다고 추억조차 지울 수 있는 것은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마음을 송두리째 덜어내는 일이 생각처럼 가능하지 않다는 것이어서, 이 시는 뭇 사랑 앞에서 더욱 절절하다. <김명인·시인>

 

 

데뷔 당시 동물원은 김광석, 유준열, 김창기, 박기영, 박경찬, 이성우, 최형규 등 7명이 멤버였다.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는 멤버는 유준열(기타ㆍ보컬), 박기영(건반ㆍ보컬), 배영길(기타ㆍ보컬) 세 명이다.


 

 

불현듯 옛 생각이 나 콘서트에 가보고 싶다는 친구.

동물원? 서울대공원?

떠오르는 생각은 김광석, 거리에서 정도?

 구로 아트밸리에서 한다는데 실리콘 밸리도 아니고 도대체 어딘지...

예약 했다고 찾아오라는 문자.

 

퇴근해 막간을 이용해 한강변을 좀 뛰다 당산역에서 전철타고 대림역 하차.

마을버스 타고 물어물어 가 보니 5년동안 근무했던 곳에서 지척인 새로 지은 건물이다.

워낙 문화생활과는 담 쌓고 사는지라 이런 건물과 안 친해 벌어지는 해프닝.

오랫만에 만난 친구는 머리 모양이 바뀌어서인가 잘 못알아 본다.

 

공연장은 크지도 않은데도 반도 안 찬것 같다.

이러면 분위기 썰렁해 질텐데...

더구나 히트곡이 많지 않고 그리고 지금은 지난 7080 세대의 노래면 더 가라 앉을텐데 하는 걱정 아닌 걱정.

1부는 동물원 곡 중에서도 그나마 히트 거의 안한 곡들.

듣기엔 편안하지만 절대로 따라 부를 수 없는 노래들.

오직해야 멤버들 조차도 인고의 시간이 될거라고...

 

20대부터 직장생활을 하면서 음악을 해 아저씨 밴드라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 팀.

실제로 김장훈보다 나이가 적고 영원한 어린왕자인 이승환과도 별 차이가 안 난다는 항변.

김창완이 1집 앨범을 내 주었다고...

그래도 아직도 현역인 팀인 이 팀 밖에 없다고 한다.

 

싱어이자 건반, 리더는 한예종 실용음악과 교수시라고...

그래서인지 그 학생들이 오늘 대거 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고.

다른 멤메들은 그래서 오늘 오디션 보는것 처럼 무지 부담 된다고...

10살만 젊었다면 2부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뛰쳐 일어나 춤이라도 추고 싶지만 분위기도 뭔가 3% 부족해 그냥 아는 노래 따라 부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찡한 노래에는 눈시울도 뜨거워지는 경험.

친구야, 덕분에 모처럼 감정순화를 할 수 있었다.

미리 생일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