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길 떠났는데 비가.... (4/10~11, 내변산)

산무수리 2010. 4. 13. 00:00

난간 - 조원규(1963∼ )

난간이란 것에는

아득한 두근거림이 배어 있다

밤과 낮 쉼 없이

바깥이 흘러오고 부딪고

또 밖을 속삭이기 때문이다

온 세상 난간들을 만져보려고


나는 무슨 말도 못하면서

적막해져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온 세상과 사람이 난간인 것을 안다

난간 너머엔 부는 바람결 속에

난간 너머로 손을 뻗는 사람이 있다


‘난간’은 위태로운 가장자리를 둘러막은 울타리지만, 한편 경계를 넘어 새로운 영역에 들도록 이끄는 난관(難關)이기도 하다. 우리는 난관을 넘어서려는 의지와 난간 안쪽에서 무사하려는 갈등을 안고 위태롭게 난간에 기댄다. 흘러가면 새 세상이요, 움츠리면 일상이다. 그 사이에서 두근거리는 것을 난간의 마음이라 불러주면 어떨까. 삶의 경계에 서 본 사람은 안다. 온 세상이 난간이며, 사람들은 모두 저의 난관과 마주쳐야 한다는 것을! <김명인·시인>

 

일정: 평촌출발 (7:30)-님천안ic 푸르름 합류-줄포ic-개암사-내소사-내변산 산행-백합죽 먹기-연기군(1박)-천안 광덕산 산행-남천안ic-평촌(15:00)

날씨: 첫날 가는 도중 비를 만나다. 다행히 산행 시작때는 비가 거의 그침. 둘째날은 바람은 제법 쌀쌀했던 화창한 봄날

멤버: 푸르름, 여산, 쫀누나, 무술

 

꽃피는 봄날인데 이번주가 아니면 놀토에 길을 나설 수가 없다.

헌데 나무천사가 선약있다고 못 간다고 버틴다. 산이슬도 일욜 광모 행사가 있어 참석 못한다고 한다.

여산과 둘이 길을 나서기엔 피차 부담스러워 선수 모집을 해 보니 공사다망한 두 사람이 이번주는 웬일로 선약이 없다고....

막상 가기로 날은 잡았는데 여행 플레너인 여산이 이번엔 필이 안오나 보다.

가기 싫은데 나때문에 가는거아? 그럼 가지 말고...

가기로 했으니 일단 간다고. 내소사 가 봤냐고 한다.

내변산은 몇년 전 가 봤지만 내소사는 어렸을때 가 보고 못 가 봤다고 하니 거기 벚꽃이 죽여준단다.

사실 난 여수 영취산, 향일암 등을 가고 싶었지만 운전도 못하면서 멀리 가자 할 수가 없어 포기.

 

7시 여산이 평촌으로 왔다. 아침 먹고 쫀누나 집 앞에서 태워 출발.

남천안 ic 나서자마자 주차장이 있다는데 안 보인다.

톨게이트에 딸려있는 고객 주차장이니 알 수가 없지....

다시 ic 들어가 차량 회수로를 따라 나가니 주차장이 보인다.

이곳에 여산 차 세우고 푸르름 차로 이동.

차를 타니 호두과자 사다 넣어 놓았다.

 

비는 오늘 저녁 늦게 온다고 하는데 점점 꾸물거리더니 비가 제대로 내리고 있다.

에이...

군산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줄포로 나가는데 그칠 기미가 없다.

내소사로 가려다 개암사 가 봤냐는 여산.

나와 푸르름이 초행이라고 하니 일단 그곳부터 가 보자고....

 

-개암사에는 매화가 한창이다

 

 

 

 

 

 

 

 

개암사.

기대 외로 좋은 절이다.

넓고 한갖지고...

매화 찍는 찍사 몇명이 보이고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사람들이 내려온다.

뒷산 산행이 30분 정도 걸린다고...

헌데 산에 나서기에는 비도 내리고 바람도 불고....

사진 찍고 한바퀴 돌아보고 일단은 내소사로 가 보기로....

 

-내소사 벚꽃은 아직이어라....

 

 

 

 

 

 

 

 

 

 

 

 

 

 

 

 

 

 

 

20대 후반 여름 휴가에 선배언니롸 둘이 소록도에 갔다 내변산, 채석강을 올때 와 본 곳.

얼마만인지....

내소사 가는길 길가 벚꽃이 예쁘다고 하니 내소사 벚꽃에 비하면 저건 개벚꽃이라는 여산.

그렇게 좋단 말이쥐?

아니면 채금 지는거지?

 

주차장에 오니 비가 거의 소강상태. 차를 대고 등산준비 하고 내소사에 들어서니 역시나 유명한 절에는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매표소 앞 당산나무가 보인다.

헌데 아쉽게 벚꽃은 20% 정도만 피어 있다. 작년 이맘때 활짝 핀 벚꽃을 봤다는 여산.

올 봄이 늦긴 늦은가 보다. 벚꽃이 만개를 하지 않았는데도 인파가 이렇게 많으니 다음주에 오면 정말 인산인해일듯.

홍매화가 활짝 피어 화사하고 산수유도 피어 예쁜데 매화에 가려 희미하다.

 

-이젠 산으로 가자~

 

코스개관: 내소사 입구-능선-관음봉3거리-관음봉-관음봉3거리-재백이 고개를 놓치고 직소폭포 하단으로 가는 계곡길로 내려서다-직소폭포상단-재백이고개-원암 하산

 

 

 

 

 

 

 

 

 

 

 

 

 

 

 

 

 

 

 

 

 

 

 

몇년 전 산계 패밀리와 남여치-월명암-직소폭포 구간만 한 적이 있다.

이때도 차량 회수와 언니들 컨디션이 긴 산행이 무리인지라 반쪽 산행만 해 내소사까지는 못 가봤다.

오늘은 그 반대구간. 봐서 남여치로 내려서면 택시 타고 되집어 오기로 생각을 했는데...

내소사 입구쪽 왼쪽 등산로로 올라서는데 초장 오르막이 제법 힘겹다.

진달래는 이제 조금 피려고 한다. 여기도 산이라서인지 생각보다 꽃이 늦다.

 

능선에 올라서니 그때부터는 등산로는 평탄한 편.

내소사가 보이고 희미하지만 바다도 보인다.

내변산의 특징은 곳곳에 커다란 암릉이 많다는 것. 그래서 폭포가 있겠지만....

바다가 보이는 조망터 암반에 앉아 늦은 점심을 펼쳤다.

점심과 커피, 그리고 과일로 마무리 하고 출발 하는데 넘어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대부분은 직소폭포까지 다녀오는것 같고 그중 일부는 폭포 보러 갔다 포기하고 내려온다고...

등산객들은 남여치에서 넘어오는 사람들.

 

관음봉 가는 삼거리.

시간도 널널한것 같아 관음봉 찍고 가기로..

헌데 관음봉 가는 길은 암릉도 많고 길도 질어 의외로 험한 편.

관음봉 가기 전 조망이 트이는 곳에 서니 봉래구곡와 가마소가 보이는 멋진 경치.

그리고 사방 어디를 봐도 인공구조물이 보이지 않는 심산에 온듯한 느낌.

막상 관음봉 정상은 조망이 없다. 이곳에서 세봉을 거쳐 내소사로 휘귀산행을 할 수 있는 짧은 코스라고 한다.

도로 관음봉3거리 지나 직소폭포 가기 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걷는데 산죽밭을 헤치고 가는 등산로가 희미하다.

사람들이 의외로 산행을 많이 안하나 조금 이상하다 했다.

내려서는 길은 제법 거칠다.

헌데 선두에 가던 여산이 이 길이 아닌것 같다고... 직소폭포 가는 길은 평탄한 길이라고 한다.

되돌아 가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왔고 희미하지만 산행 가능한 길이라 혹시나 낭떠러지를 만나지 않을까 염려하면서 진행.

다행히 직소폭포 하단의 소와 만났는데 건너는데 무리가 없다.

 

당연히 여기서 월명암으로 갈 줄 알았는데 내소사로 되돌아가자는 여산.

반신반의 하면서 직소폭포에 들렸다 내소사로 가는 등산로는 거의 평지수준.

이런 길을 놔두고 헤맸다는거지? 어디서 잘못 된거지?

미꾸지고개가 나왔다. 우린 미꾸지 고개까지 오지도 않고 계속 능선길을 탄것 같다.

여기서 내소사로 가는건 시간상 무리라고 판단 탈출로인 원암으로 하산하기로...

예전 구로닥 서반어도 이곳에서 탈출했다고...

 

쫀누가 배낭에 지퍼가 열려 내용물 반이 없어져 버렸다.

둘은 잠바 찾으러 되돌아가고 여산과 난 차 회수하러 하산.

30분도 되지않아 하산지점 도착. 이곳에서 20여분 걸어 올라가니 내소사 주차장.

결국 하나도 겹치지 않고 내변산 반쪽 산행을 한 셈이다.

다 좋은데 주차비가 4시간 넘었다고 7250원이나 받는다. 맘메 안든다.

가까운곳에서 옷을 찾아 걸어 올라오는 푸르름과 쫀누나 태우고 바지락죽집으로...

 

-바지락은 없고 백합죽만 있다고?

 

 

 

줄포항 가는 해변 드라이브길을 올라가는 정점에 위치한 포장마차 수준의 식당인 '광주집'

여산이 소개 받은 집이라고 한다.

백합죽 1인분 8천원인데 곁들여 나오는 양파김치와 무김치가 특히나 맛이 좋았다.

문제는 오늘 1박할 숙소를 아직 정하지 못한 상태.

작년에 묵었다는 모텔에 전화를 하니 가격도 싸지않고 이 근처에 산행할 마땅한 곳을 알아오지 않았다고...

아래로 내려가면 내일 귀경길이 밀릴것 같고 어디로 가지?

이번 기회에 푸르름네 진료소에 가 신세지고 천안 광덕산을 가?

 

푸르름 오늘 운전 채금졌더니 잠까지 가서 신세지게 됐다.

장시간 운전하면 눈이 피곤해 못하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눈 피로가 견딜만하다고 끝까지 푸르름이 운전.

고속도로 들어가는 길을 놓쳐 여기서도 회수로 한바퀴 돌고 카드 두번 뽑는 해프닝을 겪고 겨우 연기군에 도착.

저녁도 먹었겠다 씻고 연속극 보다 여산은 방에서 미녀3총사는 거실에서 꿈나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