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0산행기

천안 광덕산 찍고 집으로 (4/11)

산무수리 2010. 4. 14. 00:17

삶 - 고은(1933∼ )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없더라도

바람 한 점 없이

지는 나무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또한 바람이 일어나서

흐득흐득 지는 잎새를 바라볼 일이다.

우리가 아는 것이 없더라도

물이 왔다가는

저 오랜 썰물 때에 남아 있을 일이다.

젊은 아내여

여기서 사는 동안

우리가 무엇을 가지며 무엇을 안다고 하겠는가.

다만 잎새가 지고 물이 왔다가 갈 따름이다.


바람이 일지 않아도 잎새는 지고, 지켜보는 이 없이도 쓸쓸한 바다는 밀물과 썰물로 영원을 교대한다. 자연의 이법 속에서 우리는 가난한 목숨 외에 무엇을 더 가졌다 하겠느냐. 지상의 삶이란 가진 것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목숨 자체를 누리는 일. 젊은 내외여, 우리가 삶에 대해 아는 것이 없더라도 이미 자연은 우리가 내려놓을 아이들에게도 살아내는 일의 숙명을 가르친다. 우리는 다만 보잘것없음을 겪고 나야 하는 생명이니! <김명인·시인>

 

코스개관: 광덕사입구-능선길-정상-장군바위-부용묘-광덕사

날씨: 화창한 봄날인데 바람은 제법 쌀쌀했다..

 

 

 

 

 

 

 

 

 

 

 

 

 

 

 

 

 

 

 

 

 

 

 

 

잠을 푹 잘 잤다.

집에서보다 나오면 더 잘 자니 길에 나설 체질인가보다.

주인인 푸르름 아침밤 해 먹이느라 바쁘다.

온다고 미리 연락 안하고 방문했는데도 반찬이 이 정도면 예고했으면 큰일 날뻔 했다.

 

밥 잘 먹고 차도 마시고 막간을 이용해 'In body' 로 체지방을 측정했다.

체중이 엄청 늘었는데도 복부비만 빼고는 정상이라는 희망적인 결과.

이런 날 보고 근육 많다고 자랑하려고 잰거 아니냐고 여산, 쫀누나 아우성이다.

아니, 자기네들도 해 보지?

하나 마나라고...

계속 근육양 많으니 많이 먹어도 된다고 빈정댄다.

 

차로 30분 가니 광덕산 입구 공용주차장. 이곳은 주차비가 무료라고...

일찍 가서인지 자리가 널널하다.

차 대고 물 한병 사고 주차장 우측방향으로 올라가니 보이는 광덕사 입구.

절은 내려오면서 보기로 하고 왼쪽 돌담을 끼고 올라가는 길.

예전 사전지식 전혀 없이 다녀갔을땐 쉽게 다녀간것 같은데 오늘 올라가보니 오르막이 은근히 힘을 뺀다.

그산 맞는겨? 광덕사도 분명히 봤는데?

 

그나마 중간중간 안부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어 한숨 돌릴 수 있어 다행이다.

여산은 컨디션 회복이 완전히 된것 같다. 선두에서 가버리니 보이지도 않는다.

푸르름과 쫀누나가 연 2일 산행을 별로 해 보지 않아 조금 숨 차 한다.

보일듯 보일듯 보이지않던 광덕산 정상이 드디어 나타났다.

넓은 정상의 막걸리 마시는 풍경.

헌데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일단 정상 사진 찍고 막걸리 한잔 쫀누나랑 나누어 마셨는데 바람이 너무 차 쉴 수 없어 좀 더 내려가 바람 덜 부는 곳에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선두에 선 여산이 쉬지않고 바람도 계속 불어 장군바위까지 갔다.

이곳에도 막걸리 장사가 있는데 장군바위 안내판에 '똥개바위'라고 누군가 낙서를 해 놓았다.

이유는 뒤에서 바라본 바위 모습이 강아지 모습이다. ㅎㅎ

이곳에서 계곡길로 하산할 수도 있지만 오늘 푸르름도 아직 안 가 봤다는 부용묘 코스로 진행하기로...

조금 가다보니 연계산행 할 수 있는 갈림길이 나온다.

우린 이쪽에서 부용묘쪽으로 우회전.

그새 바람은 잠잠해 졌다.

부용묘 능선에서 바라보는 주능선의 모습이 제법 멋지다.

이쪽에서도 간간히 사람들이 올라온다.

중간 즈음에 부도탑 하산길이 나온다. 우린 부용묘로 계속 진행.

 

대숲이 보이고 조금 더 내려가니 소박하다 못해 초라해 보이는 부용묘.

조선시대 4개 여류시인이라는데 생각나는 시는 하나도 없네....

부용묘에서 조금 더 내려오니 보이는 광덕사.

뒷쪽 부도탑에 여산과 쫀누나만 올라가봤다. 조망이 아주 좋다고...

한쪽 천불전은 최근 불사를 한것 같다.

법당에서는 49제를 막 끝냈는지 유족들이 나온다.

 

손가락에 수지침을 잔뜩 꼽은 어르신과 대화중인 푸르름.

궁금해 물어보니 나름대로 민간요법의 전문가 인것 같다고....

푸르름이 간이 선천적으로 약해 눈이 약하다는 전문가의 말씀.

보약보다는 음식을 골고루 잘 먹는게 좋다고 한다.

 

내려와 초입 버스종점의 식당에서 양푼 보리밥과 빈대떡으로 간단하게 요기.

이곳 막걸리 집에 가져가려고 사서 푸르름 차로 다시 남천안 ic에서 차량 회수 해 출발.

일찍 출발해서인지 차 거의 막히지 않고 평촌에 오니 3시가 채 안된 시간.

이덕 저덕 친구 덕분에 4월의 봄 나들이를 잘 마쳤다.

감, 고,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