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정병근(1962∼ )
영문도 모르는 눈망울들이
에미 애비도 모르는 고아들이
담벼락 밑에 쪼르르 앉아 있다
애가 애를 배기 좋은 봄날
햇빛 한줌씩 먹은 계집아이들이
입덧을 하고 있다
한순간에 백발이 되어버릴
철없는 엄마들이
어디서 온 꼬맹이들일까. 얼굴만 갸웃한 노란 민들레꽃들이 담벼락 밑에 “쪼르르 앉아 있다.” 밝은 햇살 가득한 이 따스한 봄날에 누가 내팽개친 새끼 꽃들일까? 서로 업히며 업고서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고아들처럼 올망졸망하다. 그러나 살랑대는 봄바람에 저 꽃들, 어느새 허옇게 늙어, 바람에 불려서 날아갈 것이다. 누가 삶을 들어 일장춘몽이라 했던가. 한순간의 봄 햇살로 태어나 순식간에 백발이 되어 돌아가는 민들레의 일생이 저기 있다. <김명인·시인>
산행일: 2010.4.18 (일)
코스개관: 피암목재-장군봉-큰싸리재-작은싸리재-태평봉수대-무릉리 (10:30~16:30)
멤버: 당나귀산악회 14명
날씨: 흐린 날씨였으나 산행과 조망에는 지장이 없었음. 시원한 바람은 산행의 힘을 덜어주었음.
뒷풀이: 광교산 자락 항아리 화장실 옆 '생고기집'
오늘도 버스가 헐렁하다.
절대 빠지지 않을 멤버들까지 빠져서 그런것 같다.
회장단보다 일반 회원들이 더 걱정인데 회장님은 태평하기만 하다.
피암목재 찾아가는 길가의 벚꽃은 활짝 피어 장관이다. 특히나 신탄진 휴게소 근처 벚꽃이 젤로 예쁘고 많은것 같다. 산에 가 볼 꽃 생각에 마음이 설렌다.
금호남 구간도 좋았지만 금남으로 들어가면서 산이 점점 멋져진다.
지난번 구간 연석산, 운장산 구간도 힘은 들었지만 매우 멋진 조망이었다.
지난번 계곡으로 하산한 우리들은 도로 백해 갈림길에서 제대로 능선타고 하산하라고 놀리는 멤버들.
아무튼 우리에게는 초행인 피암목재 넓은 주차장에서 사진도 찍지않고 선두 후다닥 출발해 버린다. 사람도 몇명 되지도 않는데...
초장 경사진 곳을 올라가 힘들다 싶었는데 길은 순해졌다.
기대했던 진달래는 여기도 거의 피어 있지 않고 간간히 분홍빛이 보인다.
여긴 아직도 3월인것 같다....
처음 쉬는 곳의 헬기장의 국기 게양대 같은 곳에 달려있는 '성봉'
이곳에서 허기진 백성들 간식 먹고 단체 사진도 찍고 다시 출발.
연석산 가는길처럼 암릉성 길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본격적으로 멋진 암릉과 조망이 되는 근사한 산행길.
우와~ 이 멋진 곳을 선두는 기다리지도 않고 냅다 가 버리니 후미 백성들만 사진을 찍나보다.
멋진 암릉을 지나서 삼겹살 냄새를 따라 진행하다보니 보이는 암반 위의 잘려져 나간 '군봉' 정상석.
정상 주변 공터에서 한팀이 삼겹살 파리 중.
입안에 침이 고이긴 하는데 산에서 그것도 경방 기간에 저리 내놓고 버너를 써도 되는건지....
정상 사진은 '군봉'을 들고 찍는 사람. 메고 찍는 사람 제각각이다.
왜 정상석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정상 바로 옆 쇠로 된 계단을 따라 내려가려니 이 길이 아니라고...
무박을 이 코스 지난 시나브로님 팀이 이쪽으로 갔다 거의 바닥을 치고 되돌아 올라왔다던 그 구간인가 보다.
도로 백해 우회로같이 생긴 길로 따라가니 사진에서 본 첫번째 험로.
내려와보니 그다지 험로는 아닌데 진흙이 묻어있고 발판이라고 만들어놓은 스텐조각이 너무 작고 각도가 나오지 않는다. 이곳은 올라갈때 쓰고 우측 슬랩쪽으로 하산하라는것 같은데 슬랩으로 첫발 떼는게 웬지 겁이 난다.
다들 옷에, 배낭에, 손에 흙 묻혀가며 떨어질세라 겨우겨우 내려왔다. 휴~
슬랩쪽 하산은 육국 장교출신 성사장님만. 유격훈련 한 사람만 가능한 코스라나 하면서 웃긴다.
이런 구간을 몇번 내려서고 시간이 1시.
허기진 백성들이 허겁지겁 점심을 펼쳐 바쁘게 먹는데 오늘은 반찬도 다들 조촐해서인지 20분 만에 식사가 끝났다고 기록이라고 놀란다.
오늘 저녁 특식을 먹으러 수원으로 가야 한다고 마음 바쁜 이대장은 앞서서 내 달려 보이지도 않는다.
평소 폭탄이라는 막내 혜정씨는 지리산 종주를 신청했다는데 염려와는 달리 폭탄이 아닌 당나귀의 꿈나무가 될것 같은 예감.
특히나 하산은 어찌나 빠른지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오르막에서만 간격을 좁힐 수 있다.
군데군데 험로가 있긴 했지만 전반적 코스는 아주 걷기 좋은 길.
큰 싸리재에서 5명이 힘들거라고 끊고 나머지 9명은 작은 싸리재로 올라서는길.
길진 않았지만 까끄막이 제법 가팔랐다.
이젠 다 왔나 싶었는데 작은 싸리재에서 이것과 비슷한 오르막을 한번 더 쳐야 하산길이라고...
작은 싸리재가 가까워 오니 산속 깊은 곳 건너편 산 모습도 특이하려니와 이 깊은곳 까지 길이 나 있다.
호남 지역에 돌이 부족해 돌을 캐 가느라 산을 망가뜨린것이라고...
길도 구불거리는게 뱀이 또아리를 튼것 같다고 곧 용으로 승천할것 같다고 회장님 웃기신다.
작은싸리재에서 봉수대 올라가는 길은 그래도 작은 싸리재보다는 경사가 완만했고 한번 연습이 되어서인지 힘이 덜 들었다.
막간에 강사장님은 원추리 나물 하느라 바쁘시다.
태평봉수에서 섰다.
사방이 트이고 우리가 갈 대둔산 능선이 아주 멋지고 지나온 운장산도 보이는 아주 그냥 죽여주는 조망.
이곳에서 단체사진, 개인사진 찍고 남은 간식과 정상주까지 마시고 무릉리 갈림길까지 백 해서 무릉리 하산하는 길의 산죽밭.
원래 작은 싸리재에서 끊으려 했으나 그럼 다음 구간이 너무 길어서 마일리지 적립 차원에 한 봉우리 더 올라온거라고... 그래도 다음 구간이 제법 길다고...
다음 구간 중간 난 임도로 30분 내려오니 큰 길이 나온다.
곧 차 도착하고 먼저 하산한 탈출조 만나니 막걸리 맛이 좋다고 몇병 사 들고 올라와 주립대 장학생들은 차 안에서 막걸리 파티. (기운들이 남는지 어찌나 떠들어 대는지...)
앞에는 취침모드, 뒤에는 파리 모드...
수원에 맡겨놓은 특별식 때문에 쉬지 않고 내 달리는데 천안에서는 역시나 밀렸다.
입장 휴게소 화장실앞 줄이 너무 길어 질렸는데 수와진 자선공연 때문에 구경꾼이 모여서 일어난 해프닝.
19:40 광교산 아래 '광교산생고기' (031-269-8200,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361번지)집으로~
주인장이 당나귀 산악회 멤버로 종종 산에 들던 별이 아빠인데 식당을 열고 바빠 산에 못 오는것 같다.
성사장이 맡겨놓은 특별식 요리를 해 주셨다고..
헌데 시작이 복분자주와 돼지갈비로 시작하더니 특별식 전골을 먹고 후식으로 냉면으로 마무리...
배가 너무 불렀다.
헌데 오늘 산악회 멤머들에게 쏜다고 밥값도 받지 않으셨다고 한다.
고기도 맛 좋았고 냉면도 가격까지 저렴해 (3800원)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오늘 산행도 멋졌는데 뒷풀이까지 풀코스로 먹었으니 오늘도 배로 남는 장사를 했으니 이를 어째...
-안샘 사진 추가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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