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선우(1970~ )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이 물음은 탐스럽고 화사한 꽃의 전개가 아니라 너와 나의 아득한 관계로부터 피어나는 개화에 관한 것이다. 함께 이룰 우주이므로 너와 나 사이에는 진작부터 두근거림이 있어 왔던 것. 너의 파동에 끝없는 출렁거림으로 실리는 나였던가. 그리하여 나의 너여, 이미 오래전부터 내 속에서 파닥거리던 너의 기미(機微)여! 이 살 떨림으로 함께 심은 꽃씨가 계절마다 활짝 꽃피우리라. <김명인·시인>
모이는곳: 2010.5.29 (토) 24:00 사당역 10번 출구
코스개관: 성삼재-고리봉-만복대-정령치-고리봉-고기리-노치마을-노치샘-수정봉-입망치-여원재 (4:40~14:00)
날씨: 흐리다 오후부터 갬. 바람이 잘 불어줘 산행하기 좋았던 날
멤버: 카페 회원 34명
5주가 있는 5월.
보람있게 보내고 싶었는데 멤버 성원이 되지 않는다.
가입만 하고 눈팅만 하던 카페에서 정령치~성삼재 구간을 포함간 대간길을 간다고 한다.
망설이다 산에 유혹을 이길 수 없어 이름을 올렸다.
둘레길 걷고 하늘, 리사와 만나 친구네 의상실을 들렸다 집에 와 수신제가 하고 도시락 싸고 주말 연속극 보고 11;11 전철을 타고 사당으로...
아무데나 앉는거라 해서 대충 앉고 출발하며 나와 소개하라고 해 인사하고 그리고 불끄고 자기...
회원 태반이 여자다. 이 대간은 초보자를 위한 코스라는데 도시락도 정령치에서 버스만나 먹는다고 짐도 가볍게 가져가라고 한다.
무박 산행한지도 1년이 넘은것 같다. 욕심때문에 따라 나서긴 했는데 걱정때문인지 잠도 잘 오지 않는다.
자정 지나 출발. 2시 경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4시경 도계휴게소에서 산행 준비 끝내고고 화장실도 들리고 차로 성삼재로...
출발 예정시간을 좀 지나 4;40 출발.
거의 후미에서 출발. 몇년 전 기억이 잘 나진 않지만 길이 비교적 순했었다. 일출이 가까워서인지 랜텐도 거의 쓰지 않아도 될것 같다.
희부염한 하늘에 구름 사이에 보이는 봉우리들. 무박 산행에서만 볼 수 있는 경관.
한가지 아쉽다면 조망처에서 일출을 볼 수 없다는 것.
쉬지않고 간다고 후미에서 조금 힘들어하나 했더니 조망이 트이는곳에 오니 대장님이 후미를 기다리며 사진 봉사를 하고 계신다.
다 같이 간다더니 정말이네....
비가 올걸 염려하였는데 쾌청한 날씨는 아니지만 비는 오지 않을것 같고 시계도 좋은편.
휴~ 지리를 잘 볼 수 있겠다 싶다. 기대된다.
산길에 푸대를 계단처럼 쌓아 놓은곳이 무쟈게 미끄럽다. 스틱이 접히면서 초장부터 넘어졌다. ㅠㅠ
후미대장이 일으켜 줬다..
그래도 산행속도가 빠르지 않은 편이라 간간히 사진 찍고 가도 후미는 면할것 같다.
멀리 만복대가 보인다. 다시 이 코스를 오게 되어 얼마나 좋은지....
만복대에서 사진 찍고 간식 먹고 정령치를 향해서..
야생화가 우리를 반긴다. 야생화에 조예가 있는 회원 한분이 금강애기나리를 알려주신다.
무식한 눈에는 애기나리 꽃 떨어진 꽃받침 처럼 보였다. 아는 만큼 보이는거 맞다니까....
이 팀의 미덕은 절대로 산행대장을 앞지르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본인이 주대열에서 벗어나 쉬는 경우 아니고는 추월하지도 않는다는 것.
이건 정말 쉽지 않은데 참 대단한 팀이다 싶다.
배낭은 가볍고 속도도 알맞으니 산행시간이 길어도 부담이 적다.
정령치다, 1주 만에 다시 오나 보다.
버스에서 아침을 꺼내 들고 삼삼 오오 모여앉아 돼기불고기 파리로 널널하게 아침을 먹었다.
몇년 전 친구 따라 대간을 갔을때 앉아서 점심 먹는 우리를 보고 대간 하면서 앉아서 밥 먹는다고 간도 크다고 했건만 이 팀은 펼쳐놓고 먹는다.
한참 먹고 술도 거의 안 마시고 거의 1시간 쉬고 단체 사진 찍고 고리봉을 향해 출발.
지난주 하산할때 와는 또 다른 느낌.
고리봉에서 좌측 고기리 방향으로 하산.
초장 급경사 지나니 곧 순한 길이 나온다. 성상재에서 만복대 길도 급경사 오르막이 몇번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길은 순했다.
대간 코스 중 이번 코스는 매우 좋은 편이라는 한백 대장님.
힘들다 싶고 선두과 좀 떨어진다 싶으면 어김없이 쉬어주는 배려. 키큰 침엽수가 정말이지 몸도 눈도 마음도 푸르러 지는 느낌.
고기리에 내려와 잠쉬 쉬고 20여분 노치마을로 찻길을 걷는다.
재미난 백두대간 벽화(!)를 지나고 마을회관 앞의 대간 안내석이 보인다.
이곳 바로 위 노치샘과 바로 앞 구멍가게.
이곳에서 아이스크림, 맥주 취향대로 먹으며 물도 보충하고 30분 길게 쉬기.
샘 바로 우측 산으로 붙는 길.
당산나무라는 잘생긴 몇그루 소나무들. 이곳에서 단체 사진 찍고 출발.
몇번의 오르막이 있었지만 덥다 싶으면 바람이 불어주는 날씨. 힘들다 싶으면 나타나는 평탄한 길.
길도 침엽수가 쌓여 있어 푹신하다.
드디어 수정봉. 이곳에서 쉬면서 사진 찍기. 조망이 썩 좋지는 않다.
이젠 내리막만 있나 했는데 두번의 가파른 오르막을 올려친다.
그럼 그렇지... 대간 길 맞다니까...
작은 오르내림 몇번 더 하고 식당도 지나 무덤이 보이고 석장승 보이는 곳이 오늘의 산행 종점.
10여 분 이내 곧 후미까지 다 도착.
버스 타고 심원마을 입구로 이동.
이곳에서 트럭타고 늦은 점심 먹을 식당으로 이동. 남자들은 계곡으로 녀자들은 샤워실로...
씻고 옷 갈아입고 넓은 마당에서 산채백반으로 뒷풀이.
지리산에서 난 나물 10여가지와 된장찌개. 토종 고추장이 정말로 맛 좋은 푸짐하면서고 몸에 아주 좋을것 같은 메뉴.
잘 먹고 다시 트럭타고 올라가 버스 출발 시간이 16:30.
금산 인삼휴게소에서 만난 자일최님. 지리에 다녀오신다고....
저도 지리 한자락 하고 왔다고. (누가 물어 봤냐?)
비몽사몽 오니 9시 전 사당에 도착.
2차를 한백대장님이 맥주를 쏜다는데 맘이 바빠 퇴장.
마음 같아서는 속도도 적당한 이 팀에 끼어 대간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나긴 났다.
허나 금남정맥 일정과 겹친다. 아쉽다.....
-카페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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