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들 - 최문자 (1943~ )
식탁 위에 놓인 붉은 사과
한 쪽 얼굴이 발갰다
나는 사과에게 물었다 피묻은 뺨에 대하여
사과는 아무 말 안하고 있다
말이 답답할수록 우리는 바벨의 언어로 말했다
사과와 나는 서로 다른 언어로 말했지만
잠시 후 우리는 금세 알아차렸다
흔적들은 소리내지 않고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자세히 보면, 누구나 흔적들로 가득하다
사과가 떠나올 때 울었던 흔적
(중략)
아, 생각난다
단칼에 잘라먹던 사과의 눈물
칼에도 도마에도 묻어 있던 사과의 눈물
사과나무가
아팠던 자리마다 사과를 배는 것은
그 자리에 열린 사과가 더 빨간 것은
떠난 사과들의 흔적 때문이다.
흔적들이 다 말하도록 내버려두고 있다.
푸른 눈물이 마를 때까지
잘 된 정물화 한 점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울고 있는 사과와 사과를 자르는 사람이 함께 앉아있는 식탁. 고흐가 이 그림을 그렸다면 어떻게 그렸을까. 언어의 정물화. 당신이 문을 열고 나가는 아침 식탁 위에 사과 하나가 피 흘리며 오도카니 앉아있다. 시처럼. <강은교·시인>
산행일: 2011. 1. 2(일, 맑음)
코스개관: 분젓치-밤고개-좌구산(657m) - 새작골산-길마재-칠보산(542m) - 솔티재- 모래재(17.9k, 9:20~17:00)
멤버: 당나귀 10명
날씨: 화창한 겨울. 낮에는 포근할 지경.
연휴지만 당나귀 산행은 그대로 진행한다고 한다.
오늘 날씨 겨울 치고는 많이 춥지는 않은 날씨. 오늘 점심은 길마재에서 먹으면 되 차가 접근 가능하다고 배낭 안 매고 간다고 한다.
난 하도 잘 넘어져 도시락, 물 하나 빼고 그냥 매고 가기로 했다.
산은 초장부터 눈이다. 혹시나 해 스패치도 했는데 안하면 많이 젖을뻔 했다.
모처럼 성사장이 나왔고 지난번 발목 다친 강사장님은 아직 발목이 신게 낫지 않아 조심하느라 결석. 이래저래 겨우 10명 채웠다.
오늘 산길은 초장부터 급경사 올려치고 내려치는 길이다. 난 초장부터 후미에서 헉헉거리고 올라가기 힘겹다.
좌구산 올라가는 길 아직 개장 안한것 같은 방고개의 천문대도 지나고 정상 지나 길마지 가는데 너무 덥다.
옷 벗고 내 배낭을 총무님께 버렸다.
눈은 신발에 묻지않고 폭식폭신해 적당한 내리막은 스키 타는 기분으로 아주 좋았다.
좌구산 2시간 만에 겨우 도착하니 선두 여전사 2명은 진작에 가 버렸고 나머지 멤버들이 기다리고 있어 함께 사진 찍고 길마재로...
길마재에 버스를 방패삼아 김치찌개 끓어 점심 먹기. 그중에서도 백미는 동안총무가 준비한 누룽지를 끓여 후식으로 주는데 정말 추위도 가시고 맛도 짱이었다.
성사장님은 김치찌개 끓여주고 더 이상 진행 하지 않는다고 한다. 경림씨도 아이젠을 썼더니 지병인 허리가 안 좋다는데 차에서 기다리는게 더 지겨울테니 산행을 좀 천천히 해서 함께 가자 했다.
도시락을 먹고 불필요한 짐을 빼니 배낭이 가벼워 훨씬 수월하다.
칠보산 정상에 잠시 들려 새해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하산하는 데 눈이 녹으면서 자꾸 신발이 달라붙고 신발이 젖어온다.
낮 기온이 올라가 그런것 같다. 그렇다고 중등산화 신고 오자니 너무 무겁고.....
처음 후미 끝까지 후미에서 헤매 가면서 겨우겨우 모래재 도착.
선두들은 쉬지도 않는지라 후미 백성들끼리 맛좋은 찰떡에 결명차 차 마시고 사진도 찍고 하는 여유를 부렸다.
하산지점은 보광산관광농원인데 건너편 산이 보광산이라고 한다.
하산을 빨리 해 저녁은 안양쪽에 가 먹기로 하고 출발했는데 증평IC 지나자마자 차 정체.
난 젖은 양말 벗고 새양말 신고 자는데 저녁먹으러 내리라는데 안성이라고....
안성의 '장모님 곰탕' (031-674-0028) 동안총무 추천한 곰탕집인데 특히나 수육이 맛 좋았다.
배부르게 저녁 먹고 회원 수를 늘리긴 위해선 카페를 만드는게 효율적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안샘을 시샵으로 추대하자고 박수로 인증샷 했다. 저녁값은 어느새 작가님이 계산 하셨다고....
두루 감고사~
-이 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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