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중-손호연(1923~2003)
| |
마지막 여로인 줄
서로가 모르면서
암벽을 타고 물살은 빠르게
계곡물과 만나는데
우리 언제 다시 만나 어우러지나
벼랑에 서서 내려다보니
파도가 치네
그대를 잊는 길 택하고 싶어
고기잡이 나간 남편 기다리다 지쳐
할미 바위 되었네
돌아올 고깃배는 소식 없는데
가을이면 생이별 서러운 장면도 자꾸자꾸 떠오르는데 사별한 부부의 정은 오죽하랴. 한계령, 그 너머 바다에 이르는 스냅 사진 속에는 임 그리는 단심(丹心)이 뚝뚝 듣네. 일본에 시비가 서 있고 총리까지 한·일 우호관계를 상기하며 읊었던 한국인 유일의 일본 전통시 단카(短歌)의 대가. 31자 짧은 글, 강렬한 인상의 시를 우리말로 옮기니 백제 정읍사를 보는 듯, 아우라지 정선 아라리를 듣는 듯. <이경철·문학평론가>
아침 일출을 보자고 하니 대청봉 첨 올라가는 것도 아니면서 굳이 올라가냐고 날 놀린다.
중청에 묵은 사람들은 초저녁부터 자더니 새벽이 되어도 아무도 일어날 기척이 없다.
해 뜰때 까지 기다리면 시간이 너무 늦어지기에 일단 아침을 해 먹고 짐 싸 놓고 일출 보고 하산하기로 했다. 우리가 일어나니 다들 주섬주섬 일어나는 분위기.
지리산 대피소와는 또 다른 모드라 몸조리 하러 온 사람들 같다 웃었다.
하긴 중청에서 자면서 일출을 안 보는건 장터목에서 천왕봉 일출 안 보는것보다 더 웃기는 일. 일출시간이 늦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어서 느긋한것 같다.
신샘이 준비한 굴떡국으로 아침을 먹고 (오늘은 아침은 조금 밖에 안 먹는 홍샘이 두그릇 밖에 안 먹었다. ^^) 짐 대충 정리해 놓고 우모잠바와 두꺼운 장갑으로 무장하고 대청으로 올라가기.
신샘의 명품 우모복 발랑드레. 산행 초짜 시절 독수리들이 권해줘 원래 등산복은 비싼줄 알고 얼떨결에 산 거라는데 보기만해도 따뜻함이 전해지는듯 하다.
우린 우모가 부실한지라 고어잠바까지 차려입고 정상에 올라가기.
정상에서 20여분 있으니 해가 뜬다. 추운 날씨 치고는 바람이 세지 않아 그나마 발 시려운것 빼고는 견딜만 하다. 일출 보고 중청 내려와 짐 싸고 8:30. 출발.
희운각까지 내려오는 급경사는 눈이 많이 쌓여있지 않아 오늘도 스패치 하지 않고도 산행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눈이 있고 급경사길이라 난 그야말로 버벅모드로 후미에서 많이 지체하며 따라가니 중간중간 날 기다리고 있다.
희운각도 계곡이 꽝꽝 얼어 물도 없고 대피소도 응달이라 아주 썰렁해 보인다.
코스를 어디로 하냐고 물어봐 준다. 어제 산행도 생각보다 길었고 나나 신샘이나 신발 때문에 발도 아픈지라 공룡을 과감히 포기하고 천불동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우리 신발은 발이 아파 문제고 황샘 등산화는 얻은거라는데 바닥이 무척이나 미끄러운가 보다. 중간 불편하다고 공룡 갈림길에서 아이젠 빼고 내려오는데 난코스가 나타난다. 아이젠 없이 어찌 내려오는지 구경해야 한다는 홍샘. 거의 온몸 수준으로 미끄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 쓰는 황샘. ㅎㅎ
천당폭지나 양폭에서 만난 사람들은 희운각에서 1박 후 공룡으로 가다 신선대 지나니 러셀이 되어있지 않아 백 해 하산하는 거라는 말을 들으니 우리이 선택이 탁월하다는데 의견 일치. 괜히 욕심 부렸다 고생 할 뻔 했다. 휴~
어느새 양폭대피소도 깨끗하게 지어졌고 쉴 수 있는 벤치를 만들어 놓아 간식 먹고 놀다 하산.
길이 순한것 같아 아이젠 뺐다가도 나와 신샘은 조금만 경사진 길이 나오면 얼른 아이젠을 착용하는 생쑈를 몇번 했고 황샘은 천당폭부터 내내 빼고 왔고 홍샘은 아이젠을 아예 착용하지 않고 산행. 짬짬히 쉴때는 스키 엣지 연습까지 하는 여유를 보인다.
신력인지 족력인지.....
1시경 신흥사 입구 도착. 절 구경 하고 가자고 하니 그냥 가자고 한다.
일단 버스를 타고 나가 속초 중앙시장 지하의 회센터로 갔다.
6만원에 4명이 푸짐하게 매운탕까지 먹었다. 문제는 차량회수.
용대리 가는 버스는 1:40 이 막차라니 이미 물 건너갔고 콜밴을 수배해 보니 3만원이면 태워다 준다고 한다.
밥 잘 먹고 신샘과 황샘은 장까지 보고 콜밴 타고 20여분 만에 차량 회수.
한계령까지는 5만원이면 된다고....
산행 할 때는 추운걸 실감 못했는데 차 안에 있던 귤은 꽁꽁 얼어있는걸 보니 춥긴 추웠나보다.
3:40 백담사 입구 출발. 휴게소 쉬지않고 길음역 7시 전에 도착. 집에 오니 8시.
운전은 홍샘이 수고.
이덕 저덕에 동계 서락도 잘 다녀왔다. 감, 고, 사~
'산행기 > 2011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인봉 다시 가기 (1/20) (0) | 2011.02.06 |
---|---|
성인봉에 서다 (1/15) (0) | 2011.02.05 |
그섬에 가다 (울릉도, 1/14) (0) | 2011.01.29 |
동계 서락을 가다 1 (1/6~7) (0) | 2011.01.10 |
신년 한남금북정맥 이어가기 (분젓치-모래재, 1/2) (0) | 2011.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