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1 일기

북한산 둘레길을 벗어나니.... (4/2)

산무수리 2011. 4. 5. 00:15

보따리장수의 달 - 최승자(1952~ )


시간 속에서 시간의 앞뒤에서

흘러가지도 않았고 다만 주저앉아 있었을 뿐

일월(日月)도 역사도 다만 시간 속에서

나는 다만 희미하게 웃고 있었을 뿐

먼 길 보따리장수의 달

흰 하늘 눈먼 설원(雪原)

보따리장수의 달만 흘러간다

흰 하늘 눈먼 설원

가도 가도

흰 하늘 눈먼 설원


초점을 놓치거나 혹은 아예 지운 의식의 배율을 확대시킬수록 풍경(사물현상)은 물러나다가 텅 비게 되는가. 풍경 어디로 갔나. 너무 크게 늘어나고 멀리 물러나 볼 수도 잡을 수도 없게 된 풍경은 그러나 있으면서 없다. 의식의 쓰레기와 거품 쓸려간 빈자리에는 본래 있던 ‘흰 하늘 눈먼 설원’이 드러나고. ‘가도 가도’ 낯선(한편 낯익은) 이 상태 또한 구체의 사물현상처럼 다른 차원의 고밀한 응집현상인 것. 자아는 간신히 그 경계에 남아 ‘먼 길 보따리장수’가 된 자신과 함께 흐르는 달을 감각한다. 이 이미지마저 꺼지면 글자로 쓰여질 시는 없는 것. 과녁에 뚫리듯 시(다른 이름 발명해도 좋으리) 바로 거기에 뚫려 시 자체가 될 것이므로. 그렇지만 글자로 이루어지지 않은 시는 우리와 관계할 수가 없으니. <이진명·시인>

 

시작은 둘레길이었는데....

 

오합지졸 산행. 3월은 공사다망해 쉬었고 4월 모임날. 비가 온다고 해 영화보기로 했다 비가 안 오는데 산에 가자는 순한공주.

리사, 유미공주는 모임때문에 빠지고 오늘도 멤버는 미녀삼총사.

점심 해결이 안되어 하늘과 조금 일찍 만나 점심 먹기로 했는데 불광역 근처 밥 먹을곳이 마땅치 않아 하우스에서 떡볶기, 순대, 튀김 등으로 점심 요기하고 순한공주 만나 장미공원으로 가기.

 

 

 

 

 

 

 

 

 

 

 

장미공원에서 올라가면 독박골암문이 나오고 구기터널로 가는 길. 처음 가는 길이다.

길은 가파른 편이긴 한데 올라가니 조망이 아주 훌륭하다.

이쪽에서 북한산 주능선을 바라보면 이렇게 좋다는걸 새삼 깨닫게 된다. 둘레꾼들이 계속 오르내린다.

왕모래가 군데군데 있지만 길은 거의 줄이 쳐져 있고 곳곳에 정자, 의자도 있어 좋았다.

진행 하다보니 녹번역에서 올라와 탕춘대능선 가던 그 길과 만난다. 이 길 입장료 받던 시절 돈 안내고 오던 길이라 가끔 이용하던 길이다.

 

독박골암문 통과해 능선에 앉아 쉬고 놀다 개나리 핀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둘레길 이정표가 안 보인다.

둘레 밖으로 나온것 같다. 이 길도 상명대 지나고 완만해 길이 괜찮고 사람도 없어 좋았다.

헌데 길이 하산모드. 내려와보니 홍지문 바로 윗동네.

여기서는 둘레길 연결이 안되는것 같다.

 

일단 홍제천가의 홍지문 구경하고 가려는데 왼쪽 골목길로 '쉼'이라는 박물관 이정표가 눈길을 잡는다.

함 가 볼까?

올라가보니 집인지 뭔지 모를 곳이 나온다. 문의를 하니 입장료가 7천원이라고하니 하나는 보자고 하고 하나는 그냥 가자 한다.

조금은 비싼 느낌이 있어 1층 주차장에 잠시 서성이는 우리를 본 관계자 왈, 7천원 내면 차도 마실 수 있다고 한다.

그래? 그럼 봐야지...

 

 

 

 

 

 

 

 

 

 

 

 

 

 

 

 

 

 

 

 

 

 

 

 

 

 

 

 

 

 

 

 

 

 

 

 

들어가 본 그 박물관은 개인 저택을 박물관으로 꾸민곳.

일단은 넓은 정원에서 갓 내린 원두와 빵을 먹었다.

바로 앞 예쁜 작은 집은 카페로 쓰는 건물인데 온갖 어여쁜 물건들이 한가득하다.

정원은 조망도 아주 멋지다. 자연을 최대한 이용한 건물은 정말이지 멋졌다.

 

행복해 하면서 전시물을 구경하는데 놀람 그 자체.

안방에 상여, 그리고 안방에 딸린 드레스룸과 샤워 부스까지 꽉 찬 전시물들.

주로 장례에 관련된 작품들인데 정말이지 놀랍다.

진장한 부자는 이런 사람을 말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돈으로 살 수 없는 문화적 상류층에 정말이지 감탄하고 기죽었다.

오늘 말고 다음에 한번 다시 와야겠다 다짐했다.

 

나오니 길 건너 궁금한길. 인왕산 가는 길이란다.

이쪽에서 인왕산 가는 길이 있다고해 궁금하던차 궁금증 하나다 다시 풀려 행복했다.

저녁을 먹기엔 시간도 일렀고 배도 전혀 안 고파 이곳에서 각자의 집으로...

다음 모임은 순한공주 버스데리 파리를 겸한 문화 즐기기를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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