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신록의 금북정맥을 걷다 (황골도로-차령고개, 5/1)

산무수리 2011. 5. 2. 11:00

황사 -류근(1966~ )

사막도 제 몸을 비우고 싶은 것이다

너무 오래 버려진 그리움 따위

버리고 싶은 것이다

꽃피고 비 내리는 세상 쪽으로

날아가 한꺼번에 봄날이 되고 싶은 것이다



사막을 떠나 마침내 낙타처럼 떠도는

내 고단한 눈시울에

흐린 이마에

참았던 눈물 한 방울 건네주고 싶은 것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역설을 말해보자. 때 없이 우리의 눈을 가리곤 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 뿌연 모래바람, 당신은 황사를 어떻게 보았는가. 마스크로 호흡기관을 가리고 깊은 걱정에 잠겨, 중국의 사막을 원망만 하였는가. 위의 시인처럼 황사를 또 다른 시각으로 보지는 않았는가. 사물에는 이렇게 한 개의 시각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 잠시 황사의 몸속을 바라보자. 그것을 통하여 나의 속도 바라보자. 눈물의 속도 바라보자. 다원성의 시각을 우리에게 가능하게 하는 것. 시의 미덕이다. 그렇다면 황사주의보를 당신에게도 내려야 하리라. 사물을 ‘들여다’ 보지 않는, 말하자면 보는 법을 잊어버린 당신에게. 막연히 지나치는 오늘의 거리에서. <강은교·시인>

 

산행일: 2011.5.1 (일)

코스개관: 황골도로-전의산수련원-덕고개_버스이동-양곡마을-국사봉-국수봉-차령고개 (8:40~2:40)

날씨: 바람 시원하게 불어 걷기에 아주 좋은 날씨. 먼산은 황사로 뿌옇게 보였지만 막상 산행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함.

멤버: 당나귀 12명

 

오늘 산행 버스가 헐렁하다.

회장님이 빠지셨고 부부팀에 성사장까지 빠졌다.

그나마 고무적인 건 한번 오면 두번 안 오는 새신자 두분이 오셨다는것. 그중에서도 이팀의 막내인 희정씨는 지난번 산행으로 거의 2주를 고생했다는데도 오늘 나와주었다. 블랙커피가 영입한 상큼이도 오늘 커피 결석인데도 참석.

산행 하면서 느낀거지만 산에 올 마음이 있는 사람은 되도록 오는 핑계를 만드는데 올 마음이 없는 사람은 모든게 안 올 핑계가 된다.

결국 내키지 않은 사람 사정사정 해 끌고 오기 보다는 오고 싶어 하는 사람이 즐겁게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더 중요한것 같다.

 

어제 늦은 귀가로 잠이 부족해 길게 누워 잤다.

안성휴게소에서 아침 먹는 사람도 몇명 있었다.

산행 기점에서 사진 찍고 출발한 시간이 8:40.

오늘 산행은 중간에 아예 버스로 이동을 한다고 한다. 군부대가 한 가운데 떡 버티고 있는데 철조망이라도 끼고 갈 수 없고 마을로 우회해 찻길을 걸어야 한다고....

 

 

 

초장부터 우산나물이 아주 많다. 지금이 먹기 아주 좋은 때라는데 산행 시작인지라 다들 자제하고 진행.

오늘 길은 어제 내린 비로 길이 촉촉하고 경사도 완만하고 칩엽수가 많아 전반적으로 길이 아주 푹신한 길.

 

 

 

 

 

둘레길 수준의 길을 걸으니 참 좋다.

오늘 회장님이 안 계시니 후미를 이대장이 동안총무와 함께 본다. 웬일이니....

평상이 보여 강사장님표 과일이 제일 먼저 등장. 역시나 부지런 하시다.

오늘 산행도 대부분 비무장 산행. 배낭 든 사람들도 밥을 빼 놓으니 배낭이 가볍다.

 

 

 

 

 

전의산 연수원을 우회해 그 앞쪽으로 내려가기.

이 연수원은 통일교 재단이라는데 길 물어보느라 들억간 이대장 말에 의하면 시설이 끝내 준다고...

연수원 앞 텃발을 지나 내려가니 나오는 골프장.

 

 

 

골프장을 한참 걷다 왼쪽 등산로로 다시 진입하기.

 

 

 

 

 

 

 

골프장 지나 낮으막한 언덕을 몇번 오르내리니 작은 보리밭 나오고 길이 나오는데 그 길에 우리 차가 기다리고 있다.

덕고개 아래쪽은 열차가 다닌다. 오늘 시제라는 이작가님. 꼭 참석 해야 하지만 오늘 가는 전의가 시조와 관련있는 동네라 이쪽으로 오셨다고...

덕고개에서 사진 찍고 차로 이동.

 

 

 

차로 도착한 곳은 앞실마을 노인회관 앞.

회관은 굳게 닫혀있고 마당에는 수돗가도 있다. 회관 옆에는 축사가 있어 소가 움메 움메 밥 달란다.

남미언니표 불고기를 동안총무가 뜯어 온 취나물에 싸 먹기. 그리고 국물 먹기위한 라면 끓이기.

오늘 오전 산행이 워낙 짧은지라 점심을 먹고 났는데도 12시가 안 지난 시간. 헌데도 부회장님은 오전산행으로 끝내시고 남미언니만 종일반 뛰신다고...

 

 

배꽃이 어찌나 화사한지....

 

 

군부대 철조망을 조금 통과했는데 여기가 고사리밭.

결국 여기서는 내 눈에도 뛰는 고사리가 있어 다들 뜯느라 바쁜 모습들.

 

 

이런 임도를 여러번 지나고...

 

 

국사봉은 등산로에서 잠시 벗어난 곳. 오늘은 나도 선두조에 껴 국사봉에서 인증샷 하고 간식 먹는데 먼산은 황사로 뿌연 모습.

선두 여인 4명에 이작가님. 꽃밭에서 호강 한다고 웃기신다.

 

 

 

 

 

 

임도를 또 지나서 국수봉에서 한참 쉬려니 후미조 도착.

이대장 국사봉을 놓쳤다고 안타까워 한다. 후미 한 소감이 어떠냐고 하니 후미가 훨씬 힘들다더니 여기서 선두로 내뺐다.

여인 2명은 진작 앞으로 내뺐고 우리도 한발 앞서서 출발.

중간중간 우산나물, 고사리가 발목을 잡아 채취하느라 뒷사람들은 보이지 않아 남미언니와 밤밭 지나기...

 

 

 

 

부회장님은 진력 나 왜 안 내려오냐고 전화.

고압선 철탑 몇개 지나고 드디어 차령고개.

공주 갈림길인 이곳은 예전엔 아주 잘 나가는 휴게소였다는데 이 아래쪽으로 길이 나면서 폐가가 되 버린곳.

한 남자가 우리 뒤에서 뛰어 내려와 왜 그런가 했더니 역시나 금북정맥 하는 중인데 천안 가는 버스 시간에 맞추느라 그랬다고...

마침 버스 와 타고 출발. 천안에서 대전 가는 버스로 갈아 탄다고....

혼자 심심해 오전반만 한걸 후회했다는 부회장님.

요즘 산 색깔이 너무 예쁘다. 벚꽃, 진달래는 거의 졌지만 이젠 둥굴레 등 초본류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고 있다. 한주 한주가 너무 예쁘고 소중하다.

 

선두 두 여인인 쑥사랑 한참이고 곧 후미조도 도착.

오늘 회원도 부족하고 시간도 일러 저녁은 생략 한다고 하니 부회장님이 박사장네 고기집에서 갈비탕으로 쏜다고 해 차로 이동.

차에서 한숨 잘 자고 양돈축협 고기전문집에서 갈비탕으로 저녁 먹기.

산행 참석하신 회장님이 식사 끝나가는데 도착해 새로 한판 시작할 모양이라 난 퇴장......

집에 와 보니 남푠은 무사 완주를 했다고 한다.

테니스장 양사장 마눌님 생신이라고 양돈축협에서 밥 먹저 전화를 받고 나갔는데 남푠 갈때까지도 술자리가 계속 되었다는 후문.

일찍 퇴장하길 정말 잘했다 싶다....

 

-이작가님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