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아닌 길/이선영
저렇게 잘 닦인 길이 왜 내길이 아닌가?고
눈에 한참 밟히던 길이 있었다
아마 원주나 제천 가는 길목이었을 것이다
나는 그때 줄지어 가는 차들의 행렬에 끼여 있었다
세상엔 내가 알거나 모르는 수많은 갈래의 길이 있지만
그 길들은 그저 멀거나 조금 가까운 갈랫길일 뿐
내가 밟고 가는 길은 늘 하나의 길일 수밖에 없다
흔한 발자국들 찍힌 세상의 흔한 길들 중 하나가 될지라도
저 의젓한 길은 어디로 향하는가,
여직껏 나와 다른 길을 밟아온 길,
내게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으면서 그러나 나와는 다른 곳을 향해 가고 있는
저 길은 어떤 까닭으로 이리로 이어져서 어떤 추억과 상처의 바퀴를 굴리기 위해 벋어 있는가,
저 길을 통해 다다를 수 있는 곳은 낯선 천국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낯선 오지라는 것인가, 저 길은 가는 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 한걸음도 들여놓지 못할 그 길을
나는 한동안 가슴에 담았었다
내 갈 길이 아닌 그대를
만나는 곳: 2011.7.16 (토) 10:00 사당역 6번 출구
코스개관: 관악산 둘레길 1구간 (사당역-서울대앞)
날씨: 끝무렵 한바탕 소나기
멤버: 영등회 올드멤버 6
아주 아주 오랫만에 장공주가 산으로 컴백 하는 날.
아직은 산행은 무리인지라 둘레길을 가기로 했다.
다들 바쁜데도 장공주 환영한다고 나와주어 더 좋았다.
관악산 둘레길은 까치산 방향으로 가다 연주대 갈림길에서 우측 둘레길 이정표를 따라가면 무당 기도처도 나오고 작은 개울을 여러번 건넌다.
길은 좀 모르겠다 싶으면 이정표가 되어 있어 생각보다는 길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날은 어찌나 더운지 비가 더 오긴 올것 같지만 그래도 산행 초반에는 소강상태였다.
우리 말고도 한팀이 단체로 지나가는데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한명 있어 혹시나 물어보니 역시나 '애주가' 회원이다.
장공주가 이것 저것 간식을 많이 들고와 일용할 양식을 먹고 마시고 전망 좋은 곳에서는 쉬었다 가고....
낙성대공원까지 무사히 내려와 낙성대 출신이라는 라샘은 모교에서 사진 찍는다고 웃긴다.
낙성대 지나 횡단보도 지나 영어마을 뒷산으로 연결되더니 길로 내려선다.
앞팀이 이곳에서 우왕좌왕 하는데 잘 살펴보면 전봇대, 담벼락에 화살표를 쫓아가니 큰 어려움 없이 청룡 초등학교 뒷쪽 산으로 연결이 되었다.
헌데 이때부터 비가 제대로 내리더니 점점 굵어져 비옷을 입어야 했다.
약수터에서 큰 비를 좀 피해 놀다 내려오는데 거의 다 내려와서인지 방심을 해서인지 내려와보니 철조망 안에 같혀 버렸다.
둘레길 표지가 안 나타나 잘못 든줄은 알았지만 서울대 방향으로 하산하면 되는줄 알았는데 갇혀 버려 할 수 없이 담을 넘었다.
길로 내려서니 억수처럼 내리는 비.
비가 안 왔다면 2구간도 생각을 했지만 결국 여기서 접고 버스타고 신사리로....
신림동 뒷골목이던 곳이 재개발이 되면서 앞길이 되 버린 이곳의 '참두리 감자탕' (884-6132) 은 중 2개를 시켰는데 양도 푸짐하고 맛도 깔끔하고 집도 깨끗하다. 밥까지 볶아 먹었는데 날치알까지 넣어 준다.
밥 잘 먹고 후식 먹으러 바로 앞 카페베네를 가니 자리가 없어 건너편 '나무그늘' 이라는 카페로...
이곳은 빵을 마음대로 구워다 먹을 수 있고 차도 무한리필 해 준다고...
배불러 죽겠다면서도 바삭한 구운 빵은 맛 좋았다.
요즘 비때문에 강원도 연수가 취소되었다고 한다.
거의 매일 비가 내리는 요즈음. 비옷 입고 산에 가는것도 나름 재미있지만 담소 나누며 가는건 아무래도 둘레길이 좋은것 같다.
행복한 시한부 백수 생활을 만끽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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