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1 산행기

화창한 날씨 덕을 보다 (설악산, 7/22)

산무수리 2011. 7. 28. 01:53

소금창고 - 이문재 (1959 ~ )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늦가을 평상에 앉아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준다 시린 바람이

옛날 노래가 적힌 악보를 넘기고 있다

바다로 가는 길 따라가던 갈대 마른 꽃들

역광을 받아 한 번 더 피어 있다

눈부시다

소금창고가 있던 곳

오후 세 시의 햇빛이 갯벌 위에

수은처럼 굴러다닌다

북북서진하는 기러기떼를 세어보는데

젖은 눈에서 눈물 떨어진다

염전이 있던 곳

나는 마흔 살

옛날은 가는 게 아니고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었다


해 지는 서쪽 바다 멀리 끝 간 데 모를 하얀 소금밭에 기우는 까만 소금창고 하나. 내가 담으려 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속에 담겨 묵어 있는 소금창고가 있는 풍경. 그런 풍경을 배경으로 고적해져 있는 한 사람의 추억을 듣는다. 요즘 세상 마흔 살이면 청년일진대, 이 마흔 살 주인공은 천성이 늙수그레한지 ‘바다로 가는 길의 끝에다 지그시 힘을’ 주며 지금은 없어진 소금창고가 있던 곳의 헐한 옛 시간을 추억한다. 시린 옛날 노래는 사라져가는 게 아니라 지금도 이렇게 자꾸 오는 것이라고 목메며. 덧없이 가고 오는 흰구름 속, 어느 구름의 시간에 자기를 걸었는가 묻고 싶은 한 방울 눈물 떨어지는 마흔 살. <이진명·시인>

7/22 (금)

 

밤에 자다 눈을 떠 보니 윗층 학생들이 부처님처럼 일어나 앉아 있어 깜짝 놀랬다.

대부분 학생들은 잠이 들었는데 몇몇은 별 본다고 들락거린것 같다. 아무튼 자다 깨다 반복하다 4시반 기상해 일출 보러 올라가기로 했는데 류샘은 요즘 발목이 안 좋아 산행을 아주 오랫만에 해서 컨디션이 안 좋은지 우리들만 올라가라 한다.

정상에 올라가보니 몇몇 학생들은 진작에 올라와 일출을 기다리는 모습이 어제는 힘들다고 깽깽 대더니 웬일이니 하니 자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다고....

 

 

 

 

 

 

 

 

 

구름에 가려 일출을 놓치나 했는데 구름 사이로 해가 잠깐 보여 끝인줄 알았더니 조금 있다 좀 더 높은 곳에 아주 크게 해가 떠 마치 일출을 두번 보는것 같은 착각이 든다.

운해는 여전히 멋진 자태를 보여주어 정말이지 내려가기 아까웠다.

 

 

 

 

 

 

 

 

 

아침은 희운각에서 해 먹기로 하고 6시 중청 출발.

아침이라 시원하고 내리막은 학생들이 훨씬 잘 내려가 쫓아가니 힘들어하니 내 걱정까지 해 준다. ㅎㅎ

 

 

 

 

 

 

 

 

 

 

 

희운각에서 아침 해 먹기. 대부분은 라면. 우리들은 빵과 커피 그리고 참외로 아침 대신하기.

역시나 1조는 밥을 개 많이 먹어 끝까지 먹는 모습들.

희운각에서 본 한팀은 카페 팀인것 같은데 다들 한 장비 하는 모습들.

 

 

 

 

 

 

 

폭포에서 사진 찍느라 잠깐씩만 쉬고 양폭에서 조금 길게 쉬기.

학생들은 그 틈에 물가에서 놀기.

 

 

 

 

 

비선대 내려가기 전 계곡에서 물에 들어가 놀며 행복해 하는 모습들.

류샘도 아이들과 같이 물에 들어간다. 우리들은 발을 닦는데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무사히 12시 경 설악동 주차장 도착.

주차장에서 짐 정리하고 근처 식당에서 점심 먹기.

대부분 학생들은 밥값이 비싸다고 안 먹는다.

밥 먹고 어제 잔 숙소에서 숙박비에 유리값까지 정산하고 서울로 출발.

학생들 대부분은 거의 쓰러져 자는 모습들. 휴게소 한번 쉬고 무사히 학교앞 도착.

청소년 위원 선생님들 덕분에 우리 아이들이 나름 의미있는 산행을 할 수 있었다.

고맙고 미안하고....

저녁을 사고 싶었는데 류샘은 먼저 내렸고 황샘도 미리 올라가 다음 기회에 사기로 했다.

 

우리들은 내일 또 산악회에서 만나야 한다.

왜? 백두대간 예비모임이 있기에...

우리 너무 자주 만나는거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