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2 산행일기

멋진 가을날 호남정맥 이어 걷기 (접치-송치재, 11/18)

산무수리 2012. 11. 20. 00:00

산머루 - 고형렬(1954~ )


강원도 부종면 어디쯤 멀리 가서

서울의 미운 사람들이 그리워졌으면

옛날 처음 서울을 올 때처럼

보고 싶었던 사람들, 그 이름들

어느새 이렇게 미워지고 늙었다

다시 진부 어디쯤 멀리 떨어져 살아

미워진 사람들 다시 보고 싶게

시기와 욕심조차 아름다워졌으면

가뭄 끝에 펑펑 쏟아지는 눈처럼

서울 어느 밤의 대설경보처럼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랑이 되었으면

그러나 우린 모두 사라질 것이다


참 늙지도 않는다, 미움은. 늙지 않는 것이 아니라, 흩어져 사라졌다 싶으면 작년에 벌초한 무덤처럼 새 미움이 무성하다. 미운 놈 탓도 탓이지만, “시기와 욕심”이라든가 ‘기대심리’라든가 뭐 그런 것들이 손뼉의 한쪽 손바닥이라서 미움이 노는 꼴을 바라보는 것으로 일을 삼곤 한다. 몇 년 전에도 몇 년을 한 고비의 미움에 치를 떨었는데, 그 미움이 늙어 가을풀처럼 바랜 뒤에는 또 다른 미움에 들려 벌레 우는 밤길을 오래 걷곤 한다. 그러나 이제 어디 멀리 가거나, 대설경보를 기다리거나, “미운 사람들이” “못 견디게 그리운 사랑이 되기”를 기대하지 않기로 한다. 미운 놈 곁에 바짝 붙어서 일삼아 그 미움을 바라보기로 한다. 이쪽 손바닥이 없으면 저쪽 손바닥이 혼자 별수 있으랴. 그러나 새벽에 잠을 깨곤 한다. 미운 놈은 참 밉다. 그러나 미움이 미처 사라지지 않을지라도, 미운 놈도 미워하는 나도 사라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참 천만다행이다. 장철문 (시인·순천대 교수)

 

산행일: 2012/11/18 (일)

코스개관: 접치- 오성산(606.2m) - 유치고개 - 유치산(530.2m) - 닭봉 -  노고치 - 점토봉(611m) - 문유산 갈림길- 도목목장 임도 - 바랑산(618.9m) - 송치재(10:00~19;00)

날씨: 화창한 가을날

멤버: 당나귀 10명

 

버스를 기다리며 오늘은 몇명이나 기다릴까 늘 무섭다.

오늘 오랫만에 현숙씨가 타고 있어 반가웠지만 가운데 자리가 텅 비었다.

오늘도 10명. 45인승 버스를 10명이 타고 다닌다. 누워도 남는다. 일단은 다들 누워 잤다.

오늘 산행이 길다고 도시락을 놓고 산행을 하는데 점심이 2시가 넘어야 한다고 총무님이 이 새벽에 김밥을 사가지고 와 한줄씩 나누어 준다.

요즘은 24시간 김밥집이 거의 없어졌는데 이 새벽에 김밥까지 사가지고 오는 정성에 감동 먹었다.

휴게소에서 남은 김밥, 떡, 고구마로 아침을 먹고 다시 잤다. 그리고 접치 도착. 10시다.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초장부터 길이 가파르다. 헉헉대며 두고비 힘겹게 올라가니 무덤이 나오고 무덤 바로 뒤가 오성산 정상.

시제 지내는 한팀이 있고 반대편에서 오는 정맥팀이 있다. 헐 몇시에 출발했기에....

무박 11시 출발로 3시부터 산행 시작했단다. 알고 보니 좋은사람들 카페 팀이다.

이렇게 일찍 내려가 뭐하시려나? (넘의 걱정 할 일이 아니었는데...)

모처럼 사람을 만나 10명 다같이 정상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산죽밭 지나고 나니 낙엽이 두껍게 쌓에 마끄럽다.

 

 

 

 

 

 

 

 

 

 

이쪽 산도 태풍 영향을 많이 받아 허리 부러진 나무들이 즐비하고 이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아 거의 모든 길이 직진이 안되고 우회로로 지나갸애 할 지경이다.

헌데 오늘 이대장 후미에서 여유부리는줄 알았더니 지난 주말 마라톤 뛰고 나서 컨디션 회복이 안 되어 감기, 근육통이 겹쳤다고 한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10K 뛰고? 기록에 욕심을 부려 몸이 무리가 간것 같다.

총무님이 나누어준 김밥을 간식을 먹는데 아래동네 골프장이 그림처럼 예쁘다.

 

 

 

 

 

 

 

 

 

 

 

 

 

 

 

 

 

 

 

유치산까지 가는길도 정말 멀었다. 멀리 두 봉우리가 나란히 보여 붙어 있는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하나는 유치산, 하나는 희아산?

갈길이 먼지라 거의 쉬지도 못하고 간다. 힘겹게 밧줄구간 지나 올라가보니 유치산. 조망이 참 좋았다.

유치산에서 조금 더 가니 닭봉. 헌데 오늘 산행중 제일 높다는 희아봉은 여기서도 15분 이상 가야 할 거리로 보인다.

나만 힘든건 아닌지 다들 망설이고 작가님과 회장님만 희아산 찍고 오시기로 했고 우리들은 노치재를 향해 고고씽.

봉우리 하나를 포기하고 나니 마음이 조금 가볍다. 모처럼 하니삼총사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바구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노치고개에서 조금 기다리니 더덕 캐느라 뒤쳐진 총무님, 이대장, 작가님, 회장님가지 도착.

점심에 강사장님표 과메기, 정임씨 쌈, 현숙씨 김장김치 등으로 허겁지겁 늦은 점심 먹고 출발한. 3시10분.

 

 

 

 

 

 

 

 

 

  

 

 

 

 

 

오후구간은 오전보다는 짧을줄 알았다.

임도 조금 걷다 우측으로 길이 보여 올라가는데 등산로가 아니다. 등산로 아닌곳을 치고 올라가는 길, 배도 불러 정말 힘들었다.

오후구간 쉬는 줄 안 이대장과 신천씨는 뒤늦게 출발했다고 한다.

한고보 올라가 쉬는 곳이 점토봉. 사진 한장 찍고 출발.

그나마 다행인건 오후 구간은 오전보다 길이 순한편이다. 선두에 현숙씨가 서 있으면 내 달려 중간 중간 브레이크를 걸어 주어야 한다.

오늘은 같이 걷자니까.....

 

편한길만 나오나 했는데 급경사 오르막이다. 올라가니 문유산이라고 씌어 잇는데 아니란다. 여기서 한참 더 지나고 문유산 갈림길.

여기서도 작가님만 문유산 찍고 오신다고 했고 우리들은 바랑산을 향해 올라가는데 거리가 장난이 아니다.

바랑산 가기 전 남은 간식 털어 먹는데 해가 늬엿하다. 조금 더 가 랜턴을 켰다. 여기서도 한참만이 바랑산 정상인데 아무것도 안 보인다.

조망이 정말 좋을 곳인데 참 아쉽다.

인증샷 하고 쉬지않고 2번 오르막 오르고 나니 땅이다. 9시간 걸렸다.

거의 쉬지 못하고 산행을 했더니 다리가 뻣뻣하다. 그래도 무사히 마치고 나니 정말 기뻤다.

곧 늦게 출발한 이대장, 신천씨 도착. 저녁은 구례에서 다슬기탕으로 먹기로 했다.

 

 

 

오랫만에 온 삼미옥 다슬기탕집은 늦은 시간이어서인지 손님이 없더.

대접 받아 가면서 푸짐한 다슬기탕과 무침으로 거한 저녁을 먹었다.

저녁 한끼 먹으려면 9시간 걸어야하는 당나귀팀. 징하다 징해....

8시반 출발. 천안까지는 내쳐 잤다. 천데 천안부터 무쟈게 밀려 안양 12시 넘어 입성.

무박팀이 우릴 보고 얼마나 걱정됐을까 싶다. ㅎㅎ

남 걱정 하지 말고 나나 잘하지...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