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2 산행일기

땀 흘리며 정맥길 릿기 (호남정맥, 그럭재-청능마을)

산무수리 2012. 12. 4. 00:00

바다가 한데 모여 - 마더구스, 윤석중 옮김


바다가 한데 모여

한 바다가 된다면,

어마어마하게

큰 바다가 되겠지.

나무가 한데 모여

한 나무가 된다면,

어마어마하게

큰 나무가 되겠지.

도끼가 한데 모여

한 도끼가 된다면,

어마어마하게

큰 도끼가 되겠지.

사람이 한데 모여

한 사람이 된다면,

어마어마하게

큰 사람이 되겠지.

큰 사람이 큰 도끼로 큰 나무를 베어서

큰 바다로 쓰러뜨린다면,

바다가 한데 모여

어마어마하게

큰 물결이 출렁이겠지.


마더구스(Mothergoose)는 글자 그대로라면 ‘엄마 거위’다. 구체적 실존인물이라고 보기 어렵다. 유럽 쪽에서 전래동요를 짓고, 유포하고, 슬며시 개작하고, 채록하고, 새로 써서 문자매체로 정착시킨 작가 일반을 허구적으로 형상화한 인물이라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매부리코에 주걱턱, 거위를 타고 다니는 할머니라고 해도 좋다. 오늘은 ‘어마어마하게’ 긴 시를 소개했으니, 사족(蛇足)을 한 줄에 줄인다. 어마어마하게 ‘큰 도끼’와 어마어마하게 ‘큰 물결’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장철문·시인·순천대교수)

 

 

산행일: 2012. 12. 2 (일)

코스개관: 그럭재-대룡산 갈림길-대룡산(440m)-오도재- 국사봉- 파청재-약수터 사거리(호동재}-방장산(535.9m) - 배거리재 - 청능마을 (10:25~16:25)

날씨: 비오다 그친 운해가 끼었다 걷히고 흐렸다 개었다 한 날씨. 겨울인지 봄인지 더울 지경이었음

멤버: 미련한 당나귀 9명


아침 버스타러 나가는데 의왕삼총사는 아니 보이고 작가님만 계시다.

아니 왜? 정임씨는 늦잠 자 택시 타고 온다 했고 강사장님은 지난주 교통사고로 입원중이시라고... 그나마 차는 폐차 했는데 사람은 거의 멀쩡하다고 한다.

평소 덕을 많으 쌓으셔서 이나마 인것 같다.

정임씨 도착 하자마자 버스 도착. 버스는 휭하다 못해 적막하다. 달랑 9명.

할 말을 잃고 일단 잤다.  아침 먹으라고 오수 휴게소에 내렸는데 비가 내린다.

오늘 비 소식이 오후라는데 아침부터 내린다. 비옷이 없어 우비를 김신천씨가 사줘 하나 얻었다.

밥 먹고 앞으로 1시간 더 가야한다고 해 더 잤다. 그리고 도착. 10:25 인증샷 하고 출발.

 

















 

비는 산행 전 거의 그치는 모드.

초장 편백나무 숲인데 급경사 길이다. 헉헉대며 올라가니 능선부터는 완만한 산책길.

비가 내려 색감도 곱고 운해가 끼어 경치가 환상이고 우측으로는 득량만 바다가 보인다.

더구나 오늘 코스는 오전은 2시간 남짓이라고....

1시간 만에 대룡산에 도착하니 동안총무표 더덕꿀차 찻집을 열었다. 행복해 하면서 한잔씩 마시고 사진 찍고 모처럼 여유있게 쉬었다.

다 좋은데 어제 날씨가 추워 조금 두껍게 옷을 입었더니 덥다. 겨울로 가는건지 봄이 오는건지 헷갈릴 지경이다.






 

대룡산 갈림길까지 되돌아 갔다 오도재를 향해 가는데 급경사도 별로 없고 길도 잘 정비가 되어 있어 그 어느때보다 산길이 편안하다.

날씨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정도로 덥지도 춥지도 않고 운해까지 보여주여 산인지 섬인지 구분이 안 간다.

헌데 후미 김신천씨가 너무 늦다. 알고 보니 갈림길에서 출발 방향으로 가다 되돌아 왔다고... ㅎㅎ

선두에 이대장이 가는데 전기사님이 올라오셨단다. 그래? 그럼 점심 먹을 곳이 곧 나온다는거지?

예상과는 달리 거의 1시간 가니 오도재. 이대장 빠른거야 맗이 필요 없지만 기사님 걸음이 이렇게 빠른지 정말 몰랐다.

오도재에서는 남의 선산 앞 따땃한 잔디 앞에 전을 펴고 점심을 먹었다. 작가님 허기가 지셨는지 사진 찍는걸 깜박 했단다. ㅎㅎ













 

오늘 산행 중 제일 놓다는 방장상. 섬처럼 보이는 곳이 방장산이라는데 정상에 기지국이 보인다. 군데군데 전봇대도 보인다.

방장산 즈음에 지루한 포장도로. 경사도 급하고 지루하고 힘들다.

헌데 이 길을 10명 정도가 줄 맞춰 구보 수준으로 내달려 내려온다. '산새들의 합창' 이라는 시그널을 달고 지나간다.

선두 하니 삼총사에게 같이 가자고 작업이 들어 왔었다고... 보는 눈은 있어 가지고....

정상에 가니 오후 더덕 꿀차를 타 놓고 기다리고 있다. 정상 전망대에서 바다도 내려다보고 한참 놀았다.

산새들의 합창 후미 팀은 선두와 달리 널널하에 사진 찍고 놀고 있다. 이 팀은 부산 팀이란다. 이 팀에게 부탁해 다 같이 사진 찍고 출발.






 

이쪽 길은 정비가 덜 되어 큰 나무가 여기저기 길을 막는다.

나무 피해 가다 앞의 나무를 못 봐 머리로 종을 쳤다. 정신이 바짝 든다. 그래도 길은 나쁘지 않았다.

선두가 배거리재 갈림길에서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주암산인데 여기까지 가면 지루한 임도를 걸어가야 해 우리들은 이곳에서 청능마을로 하산 한다고...

나무 장애물을 기고 넘고 제법 경사가 있는 푹신한 산길을 하산하기. 이 길로 올라가는것도 만만치 않아 다음 코스는 반대로 친다고....

마을로 내려오니 길가 우리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4시반.

원래 계획은 벌교 고막정식을 먹으려고 했는데 시간이 너무 일러 모처럼 버스 중앙차선을 타고 안양에 가 저녁을 먹기로 했다.

자다 자다 다 못자고 잠이 깼다. 차는 의외로 천안-논간 고속도로에서 밀렸다.

그래도 9시 좀 넘어 새로 개업한 박사장네 '동편 정육식당'에 무사히 도착.


 

삼겹살 기본으로 먹는데 사장님 서비스가 한우, 차돌배기에 향정살까지 나온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것 같다.

지난번 식당보다 크기는 작지만 분위기는 더 좋아 보인다. 딸려 나오는 김치와 소고기 국밥 맛이 일품이다.

오늘 저녁 이대장이 쐈다고....

밥 잘 먹고 평촌까지 버스가 태워다 주셔서 무사 도착.

지난번 9시간 산행을 한지라 오늘 6시간 산행은 행복했다.

 

-이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