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저녁 숲가에 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1874~1963)
이곳이 누구의 숲인지 알 것 같네,
그의 집은 비록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멈춰 선 걸 모를 거야,
눈 덮인 그의 숲을 보기 위해.
내 작은 말도 이상하게 생각하겠지,
가까이 농가도 없는 이곳에 멈춘 것을.
한 해 중 가장 어두운 저녁
숲과 얼어붙은 호수 사이에
녀석이 방울을 한번 흔들어대네,
혹시 뭔가 잘못된 것이라도 있느냐고.
그 밖에 들리는 것이라고는
바람 소리와 눈발 내려앉는 소리.
숲은 사랑스럽고, 어둡고 깊네.
그러나 지켜야 할 약속이 있네.
잠들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 하네.
잠들기 전에 몇 마일을 가야 하네.
프로스트는 기교나 음풍농월 없이 묵묵히 시를 밀고 간다. 그는 그 소유자마저 알지 못하는 아름답고 어둡고 깊은 눈 오는 밤의 숲을 바라볼 줄 알면서도 그것을 떨치고 갈 길을 마저 가는 인간을 보여준다. 엄살도, 수다도 없다. 남성적 묵묵함이 이미지나 정서를 압도한다. 그가 가지 않은 길을 돌아볼 줄 알고, 또 자신이 택한 길을 수락하고 묵묵히 걸어감으로써 가지 않은 길마저 함께 데리고 가는 인간을 보여준 것처럼, 여기서 또 한 사나이의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준다. 황홀과 비탄에 빠져 세상과 따로 노는 것이 예술의 길이요, 깡패 노릇이 사나이의 길이며 결탁이 의리라는 야릇한 편견들로부터 그는 근본적으로 독자를 구출한다. 그에게 숲은 완상의 대상이거나 정서적 상관물에 하냥 머물지 않는, 이야기가 있는 인간 드라마의 한 장소다. [장철문·시인·순천대교수]
산행일: 2012.12.22 (토) 9:30 사당역 5번 출구
코스개관: 관음사-국기봉-마당바위-연주대-6봉국기봉-관양고
날씨: 전날 내린 눈 덕분에 설경을 맛보다
연2주 대둔산을 가보려 했으나 남의편이 말을 안들어 결국 못갔다.
이감탄에게 토욜 어디 가냐 하니 사당 기점 관악산을 간다 해 함께 가기로 했다.
요즘은 약속을 하지 않으면 아예 집에서 나서 지지가 않아 억지로라도 약속을 잡으려 한다.
아침 함께 가자 하니 뻐기다 따라 나서는 남의편.
먹을게 없어 사당에서 빵을 몇개 사고 출발.
관음사 기점 산행을 안 해봤다는 이감탄. 그래서 관음사 잠깐 둘러보고 관음사 옆으로 산행하는데 초장 우회길이 아닌 직등 코스로 올라가는데 아이젠 했는데도 제법 살 덜린다.
낭떠라지성 길은 무서워도 붙잡고 가는 길은 괜찮다는 이감탄.
아무튼 어제 눈은 내렸지만 설경은 기대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설경이 괜찮다.
이쪽 코스를 정말이지 오랫만에 왔나보다. 여기저기 철계단이 정말이지 많이도 생겼다. 사진만 보면 어느 산인지 도처히 알 수 없을 정도다.
신림동 바운더리로 전근 온 이후에는 관악산 가는길이 더 멀어진것 같다.
오늘 토요일인데도 비교적 한갖긴 산길이 계곡길과 만나니 사람이 많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주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한갖지다.
마당바위도 한갖져 여기서 간식 1차 먹고 진행.
고도가 조금씩 높아져 갈 수록 설경이 심상치 않다. 조금 후하게 쳐주면 지리가 부럽지 않을 지경.
관악산에서 이런 경치는 정말이지 오랫만인것 같다. 삼대 덕 쌓은 이감탄과 동행해서 그런가?
오늘 지리 종주 연습도 겸한지라 이왕이면 연주대로 올라서기로 했다.
과연 그 경치는 우리를 실말시키지 않는다. 특히 관악문 윗쪽 길이 환상이다.
연주대쪽은 사람이 더 적다. 밀리지 않고 연주대로 무사히 올랐다.
온김에 연주대 절도 둘러부고 연주암은 거치지 않고 바로 안양쪽으로 넘어섰다.
관양동쪽 코스는 초행이라 이쪽을 가고 싶다는 이감탄의 요청으로....
8봉 갈림길 지나고 6봉 국기봉 가는 길도 대부분 사람들은 우회길로 가 능선길은 거의 발자국이 없다.
처음엔 우리도 능선길로 가다 중간쯤 부터는 우회길로...
6봉에 서니 여긴 막걸리 장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서부터 초행이라는 이감탄.
이쪽은 안양쪽에서 주로 올라오는 코스라 길이 잘 나있는 편.
부지런히 하산하고 이젠 정말 아는길이라 맘이 놓인다. 거의 다 내려와 아이젠 빼고 관양고로 하산.
현대아파트앞 막국수집에 도착하니 2시40분 경.
늦은 점심으로 낙지볶음을 배부르게 먹고 5번 마을버스 타고 범계역으로....
이덕 저덕에 정말이지 오랫만에 관악산을 길게 타이 다리는 뻐근해도 마음은 뿌듯하다.
내일은 맘 편이 쉴 수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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