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조경동 계곡을 드디어 다녀오다 (8/10)

산무수리 2013. 8. 13. 00:12

반성 156 - 김영승(1958~ )

그 누군가가 마지못해 사는 삶을 살고 있다고 할 때

그는 붕어나 참새 같은 것들하고 친하게 살고 있음을 더러 본다

마아코트 폰테인을 굳이 마곳 휜틴이라고 발음하는 여자 앞에서

그 사소한 발음 때문에도 나는 엄청나게 달리 취급된다.

… (중략)

한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도

살벌할 만큼 다른 의미에서 거래된다.

그들에게 잘 보여야 살 수 있다.

이름이 둔갑할 때가 있다. 알아듣기 어려운 발음 때문이다. 가령 프랑스에서 아믈렛, 미쉘 작송, 삭스피르는 모두 햄릿, 마이클 잭슨, 셰익스피어를 멋대로 부른 것이다. 찰스 바우들레어와 아서 램보드가 샤를 보들레르와 아르튀르 랭보를 영어식으로 적은 실수라는 사실을 이제는 모르지 않는다.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한 표기도 있다. 불꽃을 날리고 사라진 노신은 루쉰, 혁명가 주은래는 저우언라이가 되었다. 오래 전 금발 여학생이 건넨 말을 잊지 못한다. ‘자이룡그 쇼(Jae-Ryong CHO) 여름방학에 캄보디아에는 안 다녀오니?’ 프랑스에서 내 이름이 다른 의미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걸 알았지만 잘 보여야 필기한 노트를 빌릴 수 있었기에 꾹 참았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산행일: 2013.8.10 (토)

코스개관:  방동약수 우회-감시초소-조경동교-조경동계곡-진동2교(11:40~17:30)

기타: 흐리고 한때 비

멤버: 건산회 월례산행에 당나귀 6명 껌붙어 가다

 

2011.7월 한산 월례산행에서 조경동계곡 트레킹에 도전했다 실패한 곳.

일욜 당나귀 산행에서 회장님이 건산회에서 이곳을 작년에 이어 간다고...

저 가도 되요? 차 2대 가고 자리 넉넉하다고 가도 된단다. 야호~

혼자 가기 벌쭘해 경림씨 꼬시니 신천씨도 별 일 없으면 동행한다고.....

금욜 박연씨 전화 와 출발 시간이 6:30 이라고 정정해 주고 준비물 등을 문자로 알려주는데 아침 김밥 주고 점심은 홍어무침과 수육 주고 저녁은 막국수 주니 간식만 준비하면 된단다. 웬 떡인지...

차 타는곳 농수산물시장 정문이 어디인지 몰라 한바퀴 뺑 돌아 겨우 버스 만나 승차하니 해남인도 함께 가신다고...

 

차는 양재역에서 주최측과 먹을것 바리바리 싣고 가는데 김밥과 물 나누어 주어 아침을 먹었고 과자와 음료수까지 하나씩 나누어 주는 친절한 산악회다.

다 좋은데 차가 겁나게 막힌다. 허리 아픈 경림씨 힘들어 하는 모습에 괜히 같이 가자 후회해 본다.

작년 당나귀 번개산행에서 이곳을 왔었는데 소용돌이에 휘말려 총무님이 꺼내주지 않았다면 죽을뻔 해 별로 오고 싶지 않았다는데.....

잠실 출발한 버스가 1시간반 일찍 도착해 있고 우리도 겨우겨우 도착. 이미 점심 무렵.

우리 차에 먹을게 다 있다고 한다.

버스는 마을 초입에서 못 올라오게 해 먹을걸 배낭에 나누어 지고 올라가는데 차도 따라 올라오다보니 나오는 밭.

앗, 방동약수를 그냥 지나쳤다. 어차피 사람 많아 물도 못 마실텐데 뭐.

지겨운 임도를 걸어 올라가는데 간간히 올라가는 차량이 짜증나게 한다. 아무튼 쉬지 않고 올라가 드디어 차량 통제소에 섰다.

이곳에서 우리도 인증샷 하고 조경동교를 향해 출발.

 

 

 

 

 

 

 

 

 

 

 

 

여기서도 조경동교는 내리막 비포장길인데 이 길도 생각보다 길었다. 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슬슬 불안해 진다. 오늘도 못 가는거 아닐까?

조경동교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한 팀들은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해 있고 우리도 강가 숲에 자리를 협소하게 잡고 다 도착하길 기다렸다 수육, 홍어무침을 나누어 주는데 칼 가진 사람으 아직 안 왔다고....

수육 한덩이 가져다 해남인 칼로 쓸어 옹색하나마 허기진 배 채우기.

밥 먹고 쓰레기 치우고 정리하니 2시. 너무 늦었다. 마음이 바쁘다.

그래도 계곡 트레킹이 가능하니 다행이다.

 

 

 

 

 

 

 

 

 

 

 

 

 

 

 

 

 

 

 

 

 

 

 

 

 

 

 

 

 

 

 

 

 

 

 

 

 

 

계곡의 물은 적지 않지만 물살이 예전에 왔을때 보다 쎄지 않다. 물도 생각보다 차지 않아 다행이다.

산길 가다 계곡을 몇번 가로지르는데 몇몇 사람은 아예 튜브를 들고 와 물위에서 떠다니는데 재미 있어 보인다.

배낭 완전히 방수패킹 하고 카메라만 없다면 한번쯤 해 보고 싶다. 10살만 젊었다면....

신천씨가 총무님께 빌린 자일로 혹시나 계곡 깊은 곳에서 안전을 위해 사용한다니 안심이다.

 

생각보다는 물길 보다는 흙길 걷는 길이 많았고 계곡 횡단은 생각보다 여러번이었고 깊은 곳도 허리 위로 차는 곳은 거의 없었다.

그래도 물살이 제법 쎈 곳은 발을 헛디디거나 넘어지면 물살에 휩쓸릴 수 있을것 같아 조심스럽다.

사람이 많아 속도는 나지 않지만 사람이 없다면 무섭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다.

계곡은 물안개가 피어올라 뿌옇다.

1시간 채 못 내려온것 같은데 유난히 물살도 쎄고 바위도 멋진 곳이 나온다. 경치가 멋지다 싶었는데 조금 아래 한 사람이 누워있고 열심히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다.

멀리 있어 정확히 보이진 않는데 바위 위에 불안정한 자리다.

시간 여유가 있고 가깝게 있다면 가보면 좋겠지만 어떤 상태인지 모르는데 괜히 나섰다 어찌 될지 몰라 그냥 지나쳤다.

헌데 내려오면서 사람들 이야기가 다이빙 하고 나서 머리는 못 올라오고 다리만 올라왔다나 어쨌다나....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사고 난 모습까지 본지라 더 조심해 가면서 계곡을 부지런히 건넌다.

계곡이 깊은 곳에서는 해남인께서 인간 밧줄을 해 주셔서 훨씬 안전하게 건넜다.

경미씨는 초입에 쥐가 난다고 쩔쩔매 아스피린을 주고 나니 금방 풀렸다고 고마워 한다.

거의 다 내려온것 같은데 구조대가 그제서야 올라간다. 이쪽은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지역이라 연락이 늦은것 같다.

텐트 보이고 물놀이 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드디어 계곡 트레킹이 끝났다. 기뻤다.

카메라를 방수때문에 비닐봉지에 넣고 찍으려니 넣다 뺐다 번거롭고 산행 자체가 힘들어 사진을 거의 못 찍은게 아쉽다.

 

마을에는 천원 받는 샤워장이 있다는데 만원 사례란다.

우리 버스는 한참 아래에 있어 차에 있는 옷 들고 화장실에서 발 닦고 옷만 갈아 입었다.

헌데 주차장에 서울시 연맹 이사님이 계시다. 시청산악회 월례산행에 차 두대가 온것 같은데 사고 난 분이 이쪽 팀인것 같다.

나중에 확인한 사실인데 이분 결국 돌아가셨다.

우리팀 무사히 후미까지 하산하고 젖은 옷 갈아입고 막국수집은 단체 받을 자리가 없어 홍천 화로구이로 이동.

 

 

 

 


화로구이에서 저녁까지 푸짐하게 대접 받고 우리 회비는 회장님이 내셨다고 받지 않아 맨입으로 가 하루종일 잘 얻어먹었다.

총무님은 우리 산악회 총무님만 최고인줄 알았는데 건산회 총무님들도 만만치 않다.

9시 30분경 홍천 출발. 차 하나도 안 막히고 양재 들렸다 농수산 시장으로...

이곳에서 신천씨 차로 집까지 택배. 이덕 저덕에 숙원사업 한가지 해결한 산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