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 박준(19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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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서도 못 쓰고 아팠다 미인은 손으로 내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번갈아 짚었다 “뭐야 내가 더 뜨거운 것 같아” 미인은 웃으면서 목련꽃같이 커다란 귀걸이를 걸고 문을 나섰다
한 며칠 괜찮다가 꼭 삼 일씩 앓는 것은 내가 이번 생의 장례를 미리 지내는 일이라 생각했다 어렵게 잠이 들면 꿈의 길섶마다 열꽃이 피었다 나는 자면서도 누가 보고 싶은 듯이 눈가를 자주 비볐다
힘껏 땀을 흘리고 깨어나면 외출에서 돌아온 미인이 옆에 잠들어 있었다 새벽 즈음 나의 유언을 받아 적기라도 한 듯 피곤에 반쯤 묻힌 미인의 얼굴에는, 언제나 햇빛이 먼저 와 들고 나는 그 별을 만지는 게 그렇게 좋았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 어떻게든 그 사람을 좇아간다는 것이다. 컴컴한 방 한구석에서, 낡아 이제 아무도 손길을 주지 않는 인형처럼 웅크리고 있을 때, 누가 나를 쓰다듬어 주었던가. 나를 간호하며 물어뜯은 저 손톱들이 초승달 모양으로 네 낡은 책상 위에서 하나둘씩 늘어가는 걸 본다. 훨훨 날아다니는 창밖의 새처럼 병들지 않은 몸으로 언제쯤 그 사람을 마주할 수 있을까? 둘이 머리를 맞대고 있는 공통된 시간 속에서 우리는 서로 무엇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지나온 골목을 뒤돌아보지 않고 시선을 앞으로 고정시킨 채, 아픔을 나눈 사람의 손길이나 입맞춤 없이도 똑바로 제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만나는곳: 2013.8/25 (일) 10시 경복궁역 3번 출구
코스개관: 평창동-구복암-형제봉능선-일선사 갈림길-대성문 가다 백-일선사 갈림길-영취사-정릉
멤버: 중학 동창 넷과 옥화 언니
성숙이가 오랫만에 연락을 했다.
진순이 부부와 산에 두번 갔었단다. 헌데 왜 연락 안했어?
남의편이 낯가림이 심하단다.
경복궁역에서 만나 정릉행 버스 타고 북악터널 전 하차.
평창동 지나 명상길 둘레길 표시가 있다. 조금 올라가면 보이는 구복암.
이쪽 다행히 그늘이다. 원래 오늘 산행은 산성매표소에서 이쪽으로 하산을 염두에 두었는데 만나는 시간이 붐빌때라 그쪽을 포기하고 이쪽에서 올라가기로 했다.
이쪽 유난히 한갖지다. 바람 좋은곳, 쉬기 좋은 곳에서 쉬며 놀며 가기.
제비꽃은 갈수록 산행을 힘들어 한다.
늘 힘들어하던 성숙이는 산에 몇번 다녀오서인지 생각보다 잘간다. 그래서 걱정도 안했다.
대성문 가서 점심을 먹으려니 너무 복잡할것 같아 가기 전 넓은 공터에 우리도 자리 잡고 빵, 떡, 과일 등으로 밥을 먹는데 성숙이가 어지럽다고 누워 버린다.
이 친구 피로가 누적되었나보다. 체한 기도 있는것 같다.
점심 오래 먹고 컨디션이 좀 나아진것 같다.
대성문 지나 행궁지로 하산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백 해 정릉으로 하산.
저녁 먹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라 해산.
좋은데 갈때 불러달라고 하니 당신을 불러달라는 옥화언니. ㅎㅎ
계획한 코스를 포기도 하고 나도 내공이 쌓여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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