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3산행일기

가을이 느껴지다 (영춘기맥, 거니고개-김부리, 9/1)

산무수리 2013. 9. 7. 17:21

섀도복싱 - 신해욱(1974~ )

거기 있다는 걸 안다.

빈틈을 노려 내가 커다란 레프트 훅을 날릴 때조차 당신은 유유히 들리지 않는 휘파람을 불며 나의 옆구리를 치고 빠진다.

크게 한 번 나는 휘청이고

저 헬멧의 틈으로 보이는 깊고 어두운 세계와 우우우, 울리는 낮게 매복한 소리.

바닥으로 끌어내리는 완악한 힘에 맞서 당신을 안아버리는 이 짧고 눈부신 한낮.

부러진 내 갈비뼈 사이의 텅 빈 간격으로 잠입하는 당신에 대해

당신의 그 느린 일렁임에 대해

나는 단지 말하지 않을 뿐이다.

천천히 저녁이 열리면

이 헐거움을 놓치지 않으며 길고 가늘게 드러나는 당신.

빈틈을 노려 내가 복부를 공격할 때조차 당신은 정확히 내 팔 길이만큼만 물러서며 나를 조롱한다. 당신이

거기 없다는 걸 안다.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진다. 동전들이 주머니를 빠져나와 사방으로 굴러가는 그 찰나, 토마토 가득 담은 비닐봉지 터져 손잡이에서 대롱거리는 짧은 순간, 외마디 신음이 허공으로 울려 퍼지는 일이 초 사이에, 나는 벗겨져 바닥에 뒹구는 헬멧의 안쪽을 본다. 고통과 쓰라림과 너에 대한 생각이, 넘어지면서 끌어안은 아스팔트 위의 내 그림자와 고스란히 포개어진다.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그림자. 그것은 정령, 백 가지 얼굴, 천 가지 순간, 만 가지의 사유를 집어삼킨 블랙홀이다. 매일 이 그림자와 씨름을 한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산행일: 2013. 9. 1 (일, 맑음)

멤버: 당나귀 회원 12명

코스개관: 거니고개-작은가마봉(924.7m)-소뿔산(1118m)-1122.7m봉(철탑)-황병고개(광암리임도)-김부리 (9;00~17:00)

 

아침 경림씨가 제사라고 빠졌다. 농수산시장에 가니 작가님 홀로 오신다.

역시나 버스를 타니 헐렁하다. 회장님도 직접 차로 오신다고 해 11명이 타고 가는데 새신도 한분이 타고 계신데 아무래도 걱정된다.

11명이 25인승 타고 가니 비교적 널널하 두줄은 버스 부럽지 않게 침대칸 운영이 가능하다. 그리고 몰랐는데 이 버스도 의자가 뒤로 넘어간다.

총무님 더덕슬러쉬 넉넉하게 가져와 여자들 한개씩 더 받았다. 아싸~

9시도 채 안되 조각공원 휴게소 도착. 회장님도 와 계시다.

헌데 새신도께서 우리들을 보더니 아무래도 불안한가보다. 산행에 함께 안 가고 알아서 놀겠다고 했단다.

헐, 시작도 안하고 노는 신자는 또 처음이다. 도대체 뭘 보고 영입한거야? 미모에 홀려서?

 

 

 

 

 

 

 

 

 

 

 

 

 

 

 

 

 

 

오늘 산행이 무늬만 혹서기라고 했다. 거리는 짧을지 모르지만 업다운이 심하다고 한다. 아마도 영춘기맥에서 제일 힘든 구간일거라는 작가님 말씀.

걱정된다, 걱정 되....

그래도 오늘 산길은 정상적으로 휴게소에서 출발하고 길도 험하지 않은편.

오늘 하니조가 다 결석. 까멜이 컨디션이 좋은지 선두조에 끼어 보이지 않는다.

오늘 산길 험하지 않아서인지 누군가 치워서인지 표지기가 거의 안 보인다. 산길 왼쪽에서 우리팀 선두 소리가 들리는데 산길은 직진이다. 나중에 보니 약초꾼들 소리라고...

아무튼 불안해 하면서 길이 조금만 이상하면 조심해 가면서 진행하는 동안 선두는 내내 못봤고 가메봉에서 작가님과 까멜만 만났다. 후미 미경씨는 힘들어 하면서 상금씨와 함께 오고 있다. 이대장은 오늘도 컨디션 난조인지 영 헤매나보다. 총무님은 오늘도 더덕 채취를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가메봉이라는 리본으로 표시된 작은가메봉에서 인증샷 하고 미경씨 기다렸다 맛좋은 찰떡으로 요기하고 출발. 선두는 이떡 못 먹지?

 

 

 

 

 

 

 

 

 

 

 

 

 

 

 

오늘 제일 높다는 소뿔봉은 아직도 멀었다고....

후미도 아직 올 생각을 하지 않아 장소는 좀 협소하지만 지치기 전 점심 먹을 자리 잡고 있으려니 작가님도 더덕 큰걸 한뿌리 캐 오신다.

나름 더덕에 일가견이 있으신것 같다. 덕분에 먼저 도착한 사람들 이것 나누어 먹었다.

오늘은 총무님 알바 안하고 도착. 미경씨까지 도착해 화기애애하게 점심 먹기.

그리고 다시 출발.

 

 

 

 

 

 

 

 

 

 

 

 

 

 

 

 

 

 

 

 

 

 

 

 

 

 

 

 

 

 

 

 

 

 

 

 

소뿔산 가기 전 조망터가 몇군데 된다. 헬기장도 멋지고 중간중간 시계가 트여 우리를 즐겁게 한다.

산길도 지저분하지 않고 쾌적하고 산죽은 키가 크지 않아 머리 깎은것 같이 어여쁘다.

소뿔산 가기 전 흔들바위처럼 보이는 멋진바위 그리고 멀리 골프장이 보이는 멋진 조망.

이곳에서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출발.

그리도 드디어 나오는 소뿔산. 헌데 소뿔은 두개인지라 나머지 한개 뿔도 가야 한다고....

 

 

 

 

 

 

 

 

  

 

 

뿔 하나에서 다른 하나로 건너가는데 생각보다 멀었다. 머리가 두개인줄 알았다. 그래도 쉬지 않고 가니 30분 만에 철탑이 세워진 나머지 뿔에 도착.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는 동안 이대장 맥주 내가 한잔 마신다고 하니 놀래서 다리에 쥐가 났다. 헌데 쓰러져 가면서도 절대 놓지 않는 맥주.

주립대 총장 맞다, 맞아.....

다 도착하고 에펠탑 같은 철탑에서 남탕, 여탕 구분해 사진 찍기. 그리고 출발.

 

 

 

 

 

 

 

 

 

 

 

헌데 철탑 뒤가 헬기장인데 사방이 트여 아주 그냥 죽여주는 경치. 첩첩히 보이는 산 중 설악산도 있다고...

사방을 배경으로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출발. 이젠 정말 하산길만 남으렸다?

 

 

 

 

 

 

 

 

 

 

 

 

 

 

 

 

헌데 정상 주변 아니랄까봐 정상 지나자마다 나오는 암릉성 길. 살짝 긴장하게 해 주지만 위험하진 않다.

아침 헤매던 미경씨 오후 되니 필 받아 선두에서 잘도 간다. 이대장 역시나 점심 먹고 중간 급유 해서인지 선두에서 내내 안 보인다.

오늘 바람은 많지 불지 않지만 산행 하긴 참 좋은 날씨이고 길도 대부분 쾌적하고 기분좋은 길. 너무 좋았다.

 

 

 

 

 

 

 

 

 

 

 

드디어 길을 만났다. 어려운 곳은 끝난것 같다. 임도에서의 조망이 아주 그만이다.

후미 기다리며 간식 먹고 스틱도 아예 접어서 놓고 걸어 내려가는데 이 정도 넓이면 대형 버스도 올텐데 싶다.

나중에 보니 임도 입구에 철문이 굳게 닫혀 있다.

거의 다 내려와 계곡 만나는 곳에서 세수도 하고 발도 씻고 하염없이 기다리던 버스를 만났다.

차로 이동하는데 이곳이 수해도 났지만 군부대로 수용되면서 민간인 시설이 죽어 버린것 같다. 저녁은 홍천 화로구이로 간다고....

 

 

 

 

 

 

홍천 가기 전 회장님 차량 회수하고 뛰쫓아 오시고 양지말 화로구이에 가서 맛좋은 고기 먹기. 신천씨가 저녁을 쐈다고....

밥 잘 먹고 회장님과 사당동 사는 새신자는 회장님 차로 가고 우리도 귀경하는데 누워가는 자리가 내차지가 되어 누워 자며 가는데 고속도로 막혀 국도로 간다고...

서정인가 서종인가 동네는 완전히 모텔촌으로 밤이 되니 불빛이 화려하다. 웬지 쉬어가야 할것 같은 분위기.

놀고 먹고 자고 가기엔 아주 그만인 동네라고....

염려 보다는 많이 늦지 않게 평촌 입성. 작가님 오늘 홀로 외곽도로에서 내려 가시고 우리도 농수산시장에서 총무님 차로 문전택배 받는 호강을....

혹서기 구간이 무사히 끝났다. 월 2회 하면 내년 5월이면 영춘기맥 끝나 다음엔 또 어디 갈까 벌써부터 행복한 고민하는 회장단. 졌다.

 

-작가님 사진 동영상 추가

 

 

 

 

 

 

 

-까멜 사진 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