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통 - 김종삼(1921~84)
희미한
풍금 소리가
툭 툭 끊어지고
있었다
그동안 무엇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대해
다름 아닌 인간을 찾아다니며 물 몇 통 길어다 준 일밖에 없다고
머나먼 광야의 한복판 얕은
하늘 밑으로
영롱한 날빛으로
하여금 따우에선
겨울이면 습관처럼 꺼내드는 시집 한 권이 있습니다. 제목이 라팜팜팜을 연상시키는 ‘북 치는 소년’이어서만은 아닐 겁니다. ‘김종삼’이라는 참으로 시답다 싶은 이름 때문만도 아닐 겁니다. 얼음 같은 차가움이, 송곳 같은 날카로움이, 쉽게 삐쳐버리는 이처럼 모난 데를 짐작하게 하는 팽함이 분명 느껴지는 짧은 시편들 속에서 묘하게도 시가 참 온기를 남기더란 말입니다. 왜 할 말만 하는 이를 일컬어 그 사람 얄짤없네, 라는 표현을 쓰곤 하지요. 시 한번 쓸라치면 주저리주저리 구시렁구시렁 서두부터 사람 잡아먹고 보는 내 시와는 반대로 아 이제 시작되나보다 준비 자세를 갖추는데 마침표를 찍어버리고 유유히 돌아서는 그의 시가 그럼에도 글쎄 두고두고 마음 한구석에 짠함으로 남더라는 말입니다. 온기와 짠함, 대체 이 밑도 끝도 없는 애정은 어디에서 샘솟는가, 그 연원을 찾고 보니 욕심을 모르는 자에게 향하는 나침반의 자연스러운 지침이 아니었을까 싶은 것이었습니다. 오로지 나, 나, 나를 드러내기 위해 그런 과신을 위해 애꿎은 힘을 쏟지 않고 나도 너도 세상도 그런대로 놓고 봐주면서 함께 흘러버리는 것, 그렇게 하얗게 지워져 가는 것… 눈이 오는 날, 온 세상이 하얗게 뒤덮인 날 왜 이 시집을 가방에 넣어 집을 나서는지 그 알쏭달쏭한 대목에 대해서는 여러분의 해석에 맡겨보렵니다. <김민정·시인>
산행일: 2014.2.1 (토) 9:30 비산4거리
코스개관: 동사무소-비봉산-안양유원지-서울대수목원 옆길-관양고등학교 (9:30~1:30)
멤버: 넷
1월 백수기간 중 난 킬리만자로 쫀누나는 뉴질랜드 밀포트, 마운틱 쿡 다녀와 각자 바쁜 일상이었다.
가기 전 산에 가자 했지만 뉴질랜드 멤버들과 체력단련 해야 한다고 해 한번도 함께 못해 설 연휴에 함께 가자 약속.
안샘과 카톡으로 안부 인사 하다 설날 산에 가잔다.
그날은 안되고 토욜 가능하다고 해 날을 잡고보니 동창 번개산행날과 겹친다.
동창들은 지난날 만났지만 안샘 등은 1년 여 만이라 이쪽으로 콜.
9시 만나기로 했는데 쫀누나 늦게 일어났다고 해 30분 늦추기로 하고 제일 먼 경란씨 전화하니 내일 아니냐고...
아니야 오늘이야. 안샘이 날을 바꾸며 연락한 카톡을 미처 못 읽어 벌어진 일. 큰일날 뻔 했네.....
쫀누나와 둘이 평촌에서 만나 버스타고 도착, 곧 이어 경란씨 남편이 내려주고 가는데 준비하는데 떡, 빵 등을 쪄서 싸 줬다고.....
관악산을 뒷동산 처럼 다니는 안샘 뒤를 따라간다. 오늘 집에 나오며 손님 떨어지지 않게 잘 하고 오라 했단다.
왜? 산에 가면 빨리 쉬지도 먹지도 않고 길게 가는지라 친구들이 산에 가자하면 머리를 절레절레 흔든단다. ㅎㅎ
오늘도 질주 본능이 있지만 쫀누나 아직 컨디션 회복 안 됐다고 민원을 넣은 지라 회원 관리 차원에서 둘레길로 완만하게 돌아가는것 같다.
헌데도 조금만 방심하면 내달려 안 보인다. ㅎㅎ
유원지에서 쉬면서 차 한잔 하자하니 뭐 한거 있다고 벌써 먹냔다. ㅎㅎ
결국 불성사 올라가는 길 즈음 벤치에서 경란표 떡, 말린 사과, 귤, 대추에 쫀누나표 커피 먹기.
경란씨는 급히 나오느라 아침도 못 먹었다고...
쫀누나도 하도 빨리 내달려 아침 먹자마자 나오느라 산행 하다 소화제 먹었단다.
헌데 비가 내리기 시작. 아무래도 비옷을 입어야 할 날씨인것 같다.
평소 골프우산 쓰고 산행 해 보는게 소망이라는 -참 별게 다 소망이다. 소망도 소박하다- 안샘은 무거운 골프 우산 들고 산행 시작.
처음 가 본 계곡. 꽁꽁 얼어있고 바위 위 살얼음이 껴 조심스럽다.
로칼 가이드 덕분에 어딘지도 모를 관악산 언저리를 둘레길로 걷는다.
아웃은 말만 하면 원하는 대로 해 준다고...
관양고. 콜~
연휴 끝이고 2반 코스이고 비도 내려서인지 사람 구경하기 힘들다.
생각보다 빨리 관양동으로 하산.
내 모자가 예쁘단다. 그래? 그럼 가져. 헌데 모자 안 쓰기는 그런데 자기 모자 빌려줘.
아예 바꾸자고 해 졸지에 모자까지 바꾸고 인증샷.
헌데 점심 먹을 식당이 웬만한덴 다 문을 닫았다.
어쩔 수 없이 여러가지 하는 중국집에 가 잔치국수과 김밥으로 아주 가벼운 점심 먹기.
아쉬움으로 2차 찻집을 찾으니 문 연 곳이 있어 2층에 자리잡고 경란씨 시간 되는대로 당나귀 산행과 겹치지 않는 주말에 산에 가자 했다.
모이고보니 다들 친불인지라 철야 정진 하고 싶다는 쫀누나의 소망을 같이 해 보잔다.
나 졸려서 못할것 같은데?
다들 이야기 들어보니 1반 여인은 아니고 2반으로 산것 같고 다들 여군과.
공통점이 너무 많다.
산행 끝나고 비는 본격적으로 내린다.
다음 만남은 2월 마지막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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