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 조이스 킬머(미국 시인, 김욱동 역)
생각해 보라
이 세상에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가 어디 있으랴
단물 흐르는 대지의 젖가슴에
마른 입술을 대고 서 있는 나무
온종일 신(神)을 우러러보며
잎이 무성한 팔을 들어 기도하는 나무
가슴에는 눈이 쌓이는 나무
비와 더불어 다정하게 살아가는 나무……
나 같은 바보도 시는 쓰지만
신 아니면 나무는 만들지 못한다
말없이 우뚝 서 있을 줄만 아는 남자. 그래서 참 재미없고 심심한 남자. 사랑을 한다는 건가 안 한다는 건가 가타부타 말이 없어 집 앞을 뱅뱅 돌며 자꾸만 한숨을 쉬게 하는 남자. 그러다 집에 돌아오면 오리털 이불을 턱밑까지 덮어주는 아비의 큼지막한 손 같은, 그 아비의 따뜻한 손 같은 말로 전화기를 붙들게 하는 남자. 막상 전화가 끊어지면 이제 갔나 영영 가버렸나 비로소 쓸쓸하게 만드는 남자. 그러나 다음날이면 변함없이 어김없이 곁에 서 있음으로 그늘을 드리울 줄 아는 남자. 어쩌다 내 남자는 나무의 다른 이름이 되었을까요. 어디 이실직고 한번 해봅시다. 있는 그대로의 남자를 나는 사랑했던가요. 알아서 굽힐 때를 모른다고 하이힐 신은 발로 무릎을 까거나 말이든 눈물이든 쏟는 족족 싱거워 죽겠다며 남자의 입과 눈에 소금을 뿌리는 만행을 저지른 건 내가 아니었던가요. 이게 비단 나라는 여자만의 일화라 할 수 있던가요. 나무처럼 아름다운 시가 없듯, 신 아니면 나무는 만들지 못하듯, 내 남자 내 나무는 나의 신이라는 이 자명한 사실을 나는 왜 매번 뒤늦게 깨닫는지 모르겠어요. 하늘 아래 흔한 게 나무라는데 내 남자 내 나무는 어느 구덩이에 파묻혀 있는지 원. <김민정·시인>
산행일: 2014.3.9 (일) 9:30 병목안3거리
코스개관: 태양산-수암봉-슬기봉-태을봉-병탑-병목안 (9:30~14:30)
멤버: 여군셋과 성숙
날씨: 비 예보와 달리 밤에 내린 눈이 상고대를 활짝 피어주었다.
3월 첫주 당나귀도 배신하고 미모정상네 집들이 여행을 다녀왔다.
토요일은 1년 동안 가르친 학생들 국가고시 보는날이라 아침 응원차 고사장에 다녀왔고 오마니한테 가 제사 음식 하는거 돕는체 하다 저녁에는 연맹 합동 세미나 참석 후 귀가.
일욜 산에 가자고 하니 두말않고 콜하는 덕유산 멤버들. 최종적으로 쫀누나가 가족의 상을 당해 못 온다고 연락.
주말만 되면 산에 안 가냐고 연락하는 성숙. 일욜 목동에서 안양까지 오기엔 너무 멀고 시간도 이른지라 설마 오랴 하며 연락했는데 진짜 온단다.
수리산 종주하자는데 어쩌나....
시간 늦으면 안된다고 하니 부지런을 떨어 제일 먼저 도착.
도착해 보니 산이 하얗게 눈을 덮고 있어 시작도 하기 전 입이 벌어진다. 3월에 웬 호강?
다들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해 출발.
병탑으로 올라갈거라는 예상과 달리 오른쪽 능선을 탄다. 이 능선은 비교적 순한데 설경으로 제법 멋지다.
다들 행복해 하면서 가는데 선두에 선 안샘이 쉬지도 않고 내달리니 성숙이는 숨도 제대로 못쉬고 따라오느라 바쁘다. 헌데도 바짝 붙어 잘 따라온다.
호젓하던 산길이 안산에서 오는 길과 만나니 단체 팀들이 많아 복잡해진다.
수암봉 정상 직전은 제법 경사가 급하다. 우리는 진작부터 아이젠 착용하고 진행.
정상에 가니 전에 못보던 전망데크가 아주 근사하다. 반대로는 처음 오는 수암봉은 제법 멋지다.
오늘 관모봉까지 가기에는 친구에게 무리인지라 태을봉까지만 가기로 했다.
수암봉에서 슬기봉 가는길은 철조망을 따라 제법 경사가 급한 길을 오르내린다.
경란씨가 뒤에서 보니 다소 힘든것 같다. 선두는 내달려 보이지도 않는다.
슬기봉 가기 전 너구리정상이라는 직진길과 왼쪽 길이 나온다. 우리는 왼쪽 길로 접어들었는데 임도와 만나는 길에 가 보니 안샘만 있지 경란씨가 안 보인다.
아마도 직진한것 같다.
전화 해 보니 수리사쪽으로 하산한것 같다. 그쪽에서 슬기봉 방향으로 오라고 전화하고 우리도 임도 따라 올라가다 왼쪽 데크길을 따라 내려섰다 올라서는 길을 가는데 경란씨 전화.
백해서 임도와 만나는 길이 나왔다며 여기서 산림욕장 방향으로 하산하고 싶다고....
잘 달래 데크길 찾아 올라오라 했다.
헌데 안샘은 여기서도 안 보이고 슬기봉이 군부대라 정상을 못 올라가 정상에서 한참 아래 외로운 소나무라나 뭐라나? 거기에 있다고 한다.
거기가 어딘지 모르니 무조건 올라오라고 하니 할 수 없어 올라온 안샘.
시간 맞춰 경란씨를 만났다.
외로운 소나무 바로 아래에서 경란씨가 사 온 김밥 한줄씩 먹기.
날이 따뜻하니 나무에 올라 앉은 눈들이 녹아 바람이 불면 떨어지는 눈비를 만나는 행운.
길이 눈 쌓인 곳도 있지만 녹아서 진창인 길이 있어도 좋기만 하다.
밥 먹고 출발.
태을봉 정상 가는 길은 거리는 길지 않지만 군데군데 길이 험하다.
눈이 없으면 직등할 길을 눈이 어정쩡하게 쌓여있어 안전을 위해 다 우회하기로 한다.
사람들이 병풍바위에서 낭떠러지가 나타가 백한다고 되돌아 내려온다. 우리도 아예 우회 해 병풍바위 통과하고 태을봉 도착하니 경란씨가 또 안 보인다.
뭐야? 또 알바? 선두가 너무 빠른거 아니야?
알고 보니 직등한 경란씨가 우리를 기다리다 못 만나서 늦게 올라왔다고...
정상 인증샷 하고 출발하는데 어딘가 낯익은 뒷모습.
당나귀 동안총무님이 오늘 늑장을 부리다 강원도 산으로 못가고 수리산으로 행차했다고...
인증샷 하고 데이트 방해하면 안될것 같아 출발.
태을봉에서 산림욕장 내려오는 길은 응달이라 눈이 전혀 녹지 않아 제법 빡세다.
무사히 내려와 병탑 앞에 서니 2시반. 저녁 먹기엔 너무 이르다.
차 타고 내려와 친구는 안양역에서 내리고 우리 셋은 버스 타고가다 팥죽 먹고 갈래?
콜~
중앙시장에 내려 죽집에 가 팥죽과 호박죽으로 뭔가 2% 부족한 허기를 달래고 이바구는 찻집에 가서 나누자고 해 2차까지 하고 집으로~
'산행기 > 2014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의 동화같은 날 영춘기맥을 걷다 (4/6) (0) | 2014.04.14 |
---|---|
밤새 봄이 쳐들어오다 (영춘기맥, 관암동고개-어상천도로, 3/16) (0) | 2014.03.17 |
여군과 넷 덕유산 종주 도전기 2 (2/24) (0) | 2014.02.25 |
여군과 넷 덕유산 종주 도전기 1 (2/23~24) (0) | 2014.02.25 |
다운이 더 많은데 왜 이리 힘든지 (영춘기맥, 6번도로-칠송고개, 2/16) (0) | 2014.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