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요일 - 안현미(1972~ )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투명한 벽 꽃피는 유리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일렁이는 검은 강은 바람의 일기장 자신조차 모르는 가면의 가면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비가 온다 헤매는 자의 영혼 나무의 뼛속에 꽂힌다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길을 떠나고 저 혼자 남아 쓰러지는 빗살 꽂으며 떨고 있는 한 그루 미루나무 강은 일렁이거나 다만, 고요할 뿐인데 목요일의 아이는 길을 떠나고……
1970년대 여학생사가 발간한 녹색문고 시리즈를 잊을 수 없다. 누나 책장에서 『달려라 풍선』 『가을 나그네』를 빼내 숨죽이며 읽어나갈 때면 나는 벌써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특히 『어떤 개인 날』과 『목요일의 아이』는 최고였다. “길을 떠난 아이는 언젠가 집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는 법. 나는 꼭 돌아와. 네게로. 빨리빨리 세월이 흐르고 내가 어른이었으면 좋겠어.” 얼마나 절절하고 성숙한 표현이었던가. 얄개 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주옥같은 표현을 익히고 또 익혔지만 말할 상대가 없었다. ‘의젓’과 인연이 없었던 화요일의 아이는 그 무렵 일기에 열 올리기 시작했다. <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 교수>
-해미읍성 보기
2월 철사모 여행에서 천리포 수목원을 보고 갔다.
꽃이 없어도 이렇게 좋은데 꽃이 피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4월 목련이 한창일때 오자 했었다.
올해 날이 날이니만큼 목련 피크는 4월 2주였다. 헌데 사정상 여산과 철모오빠만 둘이 다녀왔고 어렵게 잡은 4주 주말.
늦깎이 공부 시작한 하늘은 수업 끝난 후 와야하고 오늘 꼭 참석해야 하는 동창 모임이 있다고 황샘도 하늘과 함께 늦게 참석하기로 했다.
순형네 1650 버스 타고 와 농수산시장 앞에서 만나 여산과 5명이 출발.
가운데 앉은 순형이 좀 불편하겠지만 8명이 차 3대 가는것 보다는 단촐할것 같아 이렇게 가기로 했다.
날짜를 잡고 숙소 예약이 어려웠는데 마침 잡은 날이 수목원 회원 행사의 날이라고 1인당 2만원만 내면 저녁, 아침 제공에 수목원 입장까지 할 수 있단다.
대신 행사에 참석을 해야 한단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웬 횡재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일단 식사가 해결되니 자연 짐도 단촐해 간식 정도만 가져가면 되니 좋았다.
9시 출발해 4시 행사에 참석하면 된다고 해 놀며놀며 가기로 해 해미읍성에 들리기로 했다.
오랫만에 온 해미읍성은 깔끔하게 단장이 되어있고 관광객이 제법 많다.
입장료를 받을만 한데 입장료, 주차비 무료다. 인심도 좋다.
안을 둘러보고 성문 일부를 걷고 내려오는데 순형 왈 여기가 낙안읍성 아니냐고?
헐~ 한참을 웃었다.
활쏘기 체험장에서 아그들이 하는 걸 본 여산과 나무천사가 내기를 한단다.
생각보다 활이 많이 나가진 않고 과녁에 잘 들어가지 앉는 화살인가본데 아무튼 우리 덕분인지 갑자기 손님이 많아져 10발만 쏘고 퇴장.
점심을 읍성 앞의 우렁이쌈밥집으로 갔는데 훌륭한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지도 않는 점심을 잘 먹었다.
가는 길에 파도리 해수욕장에 잠시 들러 해옥이라나 뭐라나 하는 자갈을 줍고 놀고 남자들은 물수제비를 뜨고 잠시 놀았다.
2주 전 갔던 모항의 벧엘 수산에 들려 주꾸미를 사가자고 한다.
그집 딸들이 예쁘다나 뭐라나?
들려 살아있는 주꾸미 1K 와 해삼, 멍게를 샀다. 숙소에서는 취사를 할 수 없다고 해 수산집에서 삶아주었다.
수목원 지나 5분 정도 들어오면 보이는 에코힐링센터. 이곳에서 자고 행사가 진행된다고....
-후원회원의 날 행사
1시간 정도의 원장님의 경과보고와 천수사모라는 모임을 발기하게 된 경위 등을 듣고 나서 목련원 산책을 갔다.
평소 우리가 다니던 밀러의 정원이 아닌 비공개 지역을 안내해 주는데 목력이 피크는 지났지만 워낙 목련의 수종이 다양한지라 아직도 꽃이 많고 품종과 색깔도 정말이지 다양했다.
여러번 왔다는 여산도 이런곳이 있는 줄은 몰랐다는 비공개 지역을 원장님이 직접 안내를 하고 둘러보니 정말이지 행복하고 늦게 오는 세사람이 참으로 안타까웠다.
목련원을 둘어보고 밀러의 정원까지 둘러보는데 2월의 수목원과는 또 다른 얼굴의 수목원.
동백, 벚꽃, 수선화, 튜울립, 귀룽나무, 명자나무.......
거기다 민병갈님이 거처하던 집까지 보여주신다. 정말이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호강을 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조촐하고 속 편한 저녁식사 후 9개의 나무 경매.
처음엔 천원 단위로 올라가더니 뒤로 갈 수록 열기가 뜨거워 기준가격의 10배까지 나가는 나무까지 있었다.
여산도 하나 사고 싶어했는데 너무 가격이 쎄 포기했다. ㅎㅎ
경매 후에는 힐링 놈짓이라는 춤을 통한 자기 돌아보기 행사.
사람들이 많이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나름 의미있는 행사를 하고 나니 쿠키, 과일, 차, 물까지 일일히 나누어준다.
정말이지 소중한 대접을 받은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간식 먹으며 소감을 한마디씩 이야기 하는데 말 못해 죽은 귀신은 없다는 말을 실감했다. ㅎㅎ
간식이 많이 남아 늦게 오는 사람을 위해 몇개 더 챙겨서 숙소로 왔다.
오늘 서울에서 연등행사가 있어 차가 겁나게 많이 막혔다고 한다.
밤 11시가 되어 겨우 도착한 세사람.
바쁜 와중에 순형 생일 케잌까지 사가지고 왔다.
헌데 성냥이 불량이라 불이 켜지지 않는다. 어째야 하나?
여산이 벽에 그어보더니 방바닥에 몇번 문질러대더니 불이 켜졌다. 우와~
곰 수준이라고 놀렸다. ㅎㅎㅎ
시간이 늦은지라 조용조용 논다고 했지만 옆방에서는 다소 시끄러웠을텐데 잘 참아주신다.
특히나 순형네는 내일이 계론애도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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