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14 일기

우비소녀(?)들의 힐링 여행기2 (4/27)

산무수리 2014. 4. 27. 22:57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비
- 이상교(1949~ )

콕, 콕, 콕, 콕, 콕……

우산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발꿈치는 뾰족하다.

콕, 콕, 콕, 콕, 콕……

뾰족한 발꿈치가 입이다.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발꿈치 입이 하는 말

무슨 얘기인지 하나도 못 알아먹겠다.

버스정거장까지 다 오도록

지치지도 않고

콕, 콕, 콕, 콕, 콕, 콕, 콕……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뭐라……

동시에게, 동심에게 매번 백전백패인 이유. 어른의 귀가 이처럼 뻥 뚫릴 수 있겠는가. 뭐지, 뭐지, 비가 오는 날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기울여보시라. 그 사선이 그 빗금이 그 각도가 우리를 재미라는 미끄럼틀 위에서 맘껏 미끄러지게 할 것이니… 그러다 나, 폭우 쏟아지던 어느 날의 나, 누가 달군 프라이팬 위에 물 갖다 부었냐고 자다 봉창 두들기기도 했다니까요.<김민정·시인>

 

-아침 산책

 

 

 

 

 

 

 

 

 

 

 

 

빗소리가 들린다.

어제 행사가 늦게 끝나 오늘 아침 산책을 희망자가 1명이라도 있으면 진행을 한다는 본부.

비소식이 있어 우비도 나누어 준다고....

6시반 일어나 나갈까 말까 잠시 고민했는데 우비 입고 비 맞고 싶다는 순형.

그래? 그럼 나가자.

황샘, 하늘도 피곤하다 하더니 벌떡 일어난다. 자민씨 빼고 7명이 아침 산책에 동행.

 

오늘 안내는 부원장님이 해 주시는데 이분은 나름 소탈하신분 같다.

어제 가지 않았던 또 다른 수목원의 보물창고를 보여주셨는데 정말이지 반가운 비와 함께 보는 꽃과 나무는 아주 싱싱하고 살아있다.

행복해 하면서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생일인지 어찌 알고 미역국이 나왔다.

우와~

아침 잘 먹고 목련차, 수국차도 있어 향이 있는 차도 마시고 기념촬영도 하고 방명록도 쓰고 방으로 올라와 짐 정리하고 10시경 밀러 정원으로....

 

 

 

 

 

 

 

 

 

 

 

 

 

 

 

 

 

 

 

 

 

 

 

 

 

 

 

 

 

 

 

 

 

밀러의 정원은 비가 내리는데도 주차장에는 벌써 차가 많다.

우리도 우비 패션으로 원내를 둘러보는데 비 오는 수목원은 또 다른 정취가 있다.

수선화만 어제에 비해 많이 시들었다.

멋진 길을 한바퀴 둘러보고 사진 전시회도 둘러보고 출발.

비도 내리고 일요일인지라 다른곳 답사는 포기하고 서산에서 칼국수 먹고 찢어지기로 했다.

 

 

자민씨가 안내한 식당은 그새 주인이 바뀌어 이전만 못한 맛이다.

뭔가 많이 부족한 칼국수를 먹고 각자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부족한 헛헛함을 채우고자 들고 온 간식인 빵, 과자, 과일을 와구와구 먹는다. ㅎㅎ

중간 운전자 빼고는 거의 다 잠이 들었는데 그새 차가 좀 밀렸나보다.

그래도 4시 전 안양 입성. 순형네 농수산시장 잎에 내려주고 우리도 집으로~

좋은 친구 덕분에 천리포수목원에서 환대를 받고 몸도 마음도 행복했던 힐링 여행이었다~

친구는 잘 사귀어야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