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물고기자리의 별들 - 이달균(1957~ )
남쪽엔 물고기를 닮은 별들이 있다네
신화집 속에서도 별들의 무덤 속에서도
예전에 본 적이 없는 눈이 붉은 작은 물고기
자꾸만 자꾸만 강물이 어두워지고
넋 나간 고기들 하얗게 떠올라오면
개오동 잎사귀처럼 등뼈가 휘는 남쪽물고기
가난한 사람들의 한 끼 저녁을 위해
따뜻이 몸을 데워 스스로 바치는
남쪽엔 남쪽물고기자리의 별들이 있다네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인들에게 엄청난 인기라고 하지요. 특히 주인공 도민준 역을 맡은 남자 배우가 정말로 별에서 온 그대가 되어 빛나고 있다고요. 중국에선 ‘도민준xi(씨)’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니 이 얼마나 훈훈한 소식인지요. 별은 영광이나 성취, 꿈이나 이상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이승에서의 삶을 다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나거나 잊혀지지 않는 무엇을 이야기할 때도 곧잘 비유됩니다. 그런데 이 시 속의 별은 희생이군요. 세상이 어두워지면, 그래서 물고기마저 넋이 나가면 등뼈가 휘어져 올라 별이 되는군요. ‘가난한 사람들의 한 끼 저녁을 위해 따뜻이 몸을 데워 스스로 바치는’군요. 왜 이리 세상이 어둡냐며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따스한 위안을 주는군요. <강현덕·시조시인>
올해도 선수모집이 안 된다고 대회에 나가야 한다고 연락이 왔다.
작년에 뛰었던 동춘씨는 체중 조절이 안 되 대회 출전을 포기했단다. 대신 다른 멤버를 섭외 했다고....
작년에 비해 준비하는데 별 성의가 없어 보인다. 그래도 대회인지라 5월 연휴 끝난 후 3일 동안 이론 공부하러 갔고 11일에는 당고개에 가 매듭도 다시 배우고 필드 훈련까지 했다.
아침 배낭을 싸서 8시 혜화역 도착.
양정 팀이 출발시간을 잘못 알아 9시경 출발.
천안이라는데 생각보다 멀고 오래 걸렸다. 차도 밀렸다.
차 안에서 서포터로 참석한 분이 오늘 대통령 오냐고 하니 직접 못 오시고 깃발만 보내준다 해 한참 웃었다.
12시 좀 지나 도착했는데 아직 대회 준비도 덜 되었고 야영지 배정도 안 되 짐도 풀지 못하고 점심으로 싸온 찰밥으로 점심을 일단 먹었다.
아주 한참 만에 야영지 알려줘 텐트를 치는데 올해는 세 멤버 미숙씨 헬퍼, 찍사까지 와 텐트를 쳐 주고 밥도 해 주고 한우까지 사다 먹여준다.
호강한다, 호강해~
개막식 참석하고 테크니컬 미팅에 참석하고 해도 지고 보이지도 않고 해 초저녁부터 비몽사몽 하는데 앞뒤에서 들리는 경상도 사투리때문에 자다 깨다를 반복.
내일 일반부까지는 출발이 6시이고 장년부는 7시라고...
올해는 여자 장년부가 10팀이나 된단다. 헐~
아침은 서울시연맹에서 제공해 주어 닭백숙과 스프, 빵 등으로 배부르게 먹었다.
협찬 받은 오스프리 텐트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우리도 짐 챙겨 출발 선으로....
배낭은 조금 가볍다 싶으면 10K가 넘지 않는다. 그래서 물을 넉넉하게 넣었고 사과도 2알 넣으니 11K 정도 된다.
처음 참석한 미숙씨는 독도를 잘 한다.
일단 길을 잘 찾으면 훨씬 유리하다. 어제 저녁 답사도 다녀왔다. 든든하다.
작년 보기 힘들던 여자 장년부가 올해는 10팀이나 되니 어딜 봐도 장년부가 눈에 띈다.
거의 후미그룹에서 출발해 첫 포인트에서 응급처치 실기.
그리고 2포인트는 장군바위 근처 봉우리까지 올라가는데 숨이 차다.
여학생들은 태반은 쳐져 죽지 못해 올라가는것 같다.
우리들도 나름 최선을 다해 가는데 아무튼 정상에 올라오니 독도 실기.
아는 문제만 나왔다고 좋아라 풀었는데 나중에 보니 한 문제를 못 봤는데 봤어도 못 풀 문제다.
잠시 간식 먹고 물도 마시고 3포인트로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오는데 서울 여고팀이 올라온다. 3 포인트부터 잘못 찍었다고... 헐~
3포인트에서 매듭 시험을 봤는데 처음엔 다소 당황했는데 마음을 가다듬고 셋다 무사히 합격.
이제부터 광덕산 정상 가는 기나긴 계단길 올라가기.
계단이 끝난 지점인 4포인트에서 등반 상식 시험보기.
5포인트는 현등사 주변이라고 하산한다는 미숙씨.
헌데 C1 이라는 곳을 가야 한다는데? 이곳이 정상 조금 아래 안부인것 같은데 이 길을 올라가는데 미숙씨가 다리에서 자꾸 쥐가 난다고...
남자 대학생들 몇몇도 힘들어 얼굴이 거의 사색 지경.
우리도 이곳 아니면 파워겔 먹을 기회가 없다고 해 하나씩 먹었다. 그새 몇팀이 추월해 간다.
정상 바로 아래 막걸리집 테이블이 포인트인줄 알았는데 아니다.
조금 아래 내려가야 한단다. 정상을 포기하고 포인트로 가니 인증샷을 해야 한다는데 갑자미 미숙씨가 다리에 쥐가 난다고 꼼짝을 못한다.
심판관이 주물러주고 압박도 해 주고 아스피린도 먹었다.
그리고 혹시나 몰라 사혈침을 미리 꺼내 놓았다.
이제는 내리막만 있어 쥐 걱정을 안했는데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오고 조금 완만한 길이 나왔는데 쥐가 또 난단다.
사혈을 하니 검붉은 피가 많이 난다. 헌데 조금 지나니 쥐가 풀린다고...
피 흘려가며 약 먹어가며 그야말로 부상투혼으로 열심히 내려와 5포인트에서 배낭 무게 재고 장비 점검으로 필기구와 산악회기를 보여주고 대회장 가는 길에 일찍 끝난 심판들이 하산하고 있다.
남자 대학부가 바로 앞에 간다. 조금 늦은것 같다.
대회장으로 들어오니 제한시간은 다행히 넘기지 않은것 같다.
문제와 정답을 공개했는데 응급처치 실기에서 실수를 했고 문제도 우리가 풀었던 정답과 틀려 한문제 틀렸고 독도법 못 쓴 한문제가 감점.
그리고 구간별 시간도 조금씩 초과 되었다. 점수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 90점을 넘지 못했다. 그래도 작년 점수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거의 쉬지도 못하고 산행을 했는데도 시간 초과가 되었다면 다른 팀들도 비슷할거라 위로를 해 보지만 내가 못해도 상대편이 실수를 많이 하면 이길 수도 있고 내가 아무리 잘해도 다른 팀들이 더 잘하면 등위에서 물러나는데...
결과 집계 되는 동안 경품 추첨이 되었는데 우리팀은 경품 내용은 허접하지만 아무튼 경품도 당첨.
드디어 발표를 하는데 서울은 남고부 3등 한것 빼고는 아무것도 못 건진것 같다.
천만 다행으로 여자 장년부가 1등을 했다.
단상에 올라간 경희 씨 왈 깃발은 우리거라 소리친다. 왜? 3연패를 했으니...
단상에 올라가 내려다보는 경치는 정말이지 멋지다.
처음 참가해 1등 맛을 본 미숙씨는 더 좋은가보다. 하긴 아무리해도 싫증나지 않겠지....
부상으로 50L 배낭을 받고 서울팀 기념촬영 하고 출발.
혜화동에서 순대실록이라는 순대집에서 조촐한 저녁 먹고 해산~
이덕 저덕에 3년 연속 출전해 1등을 하는 행운을 맛보았다.
장년부는 이제 힘 딸려 못 나가겠고 노년부가 생기면 나간다고 했다. ㅎㅎ
좋은 인연을 만나는 행복한 경험이었다.
-미숙씨가 보내준 사진 추가
'산행기 > 2014 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더위가 쳐들어 온 날씨에 치악산 가기 (싸리치-성남관리소, 6/1) (0) | 2014.06.02 |
---|---|
영등회와 북한산 가기 (5/24) (0) | 2014.05.24 |
강화지맥길 잇기 (5/4) (0) | 2014.05.19 |
흙먼저 펄펄 날리는 강화기맥 가기 (별악산-퇴모산, 4/20) (0) | 2014.04.20 |
환상의 멤버들과 주작-덕룡 가기 (4/11~12) (0) | 2014.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