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시간
- 우은숙(1961~ )
삶이 꽤
악착같이 들러붙을 때가 있다
절박한
시간만이 내게로 올 때가 있다
퇴근길
쪼그라든 해가 등 뒤에 걸린 그때
청도 운문사 대웅보전 천장에는 반야용선이 있습니다. 생전에 덕을 많이 쌓은 신심 깊은 중생들을 피안의 세계인 극락으로 인도하는 배입니다. 용이 끌고 갑니다. 거기 외줄에 나무로 조각된 악착보살이 대롱대롱 매달려 흔들립니다. 악착보살은 이 배를 놓친 어느 보살이 발을 구르다가 배에서 던져준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극락정토에 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악착같다는 말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삶도 악착같이 내게 들러붙지만 나도 악착같이 그 삶에 들러붙습니다. 삶도 나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절박한 시간이 와도, 믿었던 해마저 쪼그라들어 굽은 등 뒤에 걸려도 턱턱 붉은 숨을 내쉬며 외줄을 붙듭니다. 그 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고난의 바다를 건넙니다. 돌아보면 그 악착같았던 붉은 시간이 삶을 살게 하였던 것 같습니다.<강현덕·시조시인>
10여년 전 이쪽 바운더리에 근무시 뭔가 공사를 크게 하던 곳이 가구박물관이다.
일반 개방을 하지 않다 2년 전부터 일반 개장을 하는데 철저한 예약제고 입장료가 2만원.
개인이 하는거라지만 다소 가격 저항이 있다.
매월 마지막 수욜은 문화의 날이라나 해서 50% 할인 정보를 안 리사가 어렵게 예약을 했다고 무조건 오라고 했다.
조퇴까지 하고 부랴부랴 겨우 시간에 맞춰 하늘 차로 이동.
굳게 닫혔던 문이 5분 전 열리고 매표를 하고 안내 받아 입장.
사진 촬영이 제한되어 있다는 이곳은 우리 4명과 넘의 은행 13명 단체 두팀이 이번 타임에 있나보다.
넘의 은행팀이 먼저 안쪽으로 들어가고 우리들은 해 지기 전 밖에서 부터 보여준다고....
우선은 수십년에 걸쳐 한옥과 가구를 모은 관장이 대단하다 생각된다.
가졌다고 다 할 수 있는 일은 아닌것 같다. 이런 분들 덕분에 그나마 우리가 우리것을 볼 수 라도 있는것 같다.
앞에서는 평범한 건물이 뒤로 들어가니 남산, 서울성곽이 정원에 들어온다. 이걸 차경이라 한다던가?
마당 한 가운데에는 원래 뭘 심지 않는거라는데 텅 빈 정원 마사토의 사각거림과 빗질은 그 자체가 예술이다.
창고 건물이라는 멋진 문양은 환기를 위해 뚫어 놓은거라는데 현대 어느 조각 못지않게 모던하고 세련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해질 녘 바깥 풍경을 보고 해가 지며 실내로 들어와 옛날 가구를 보여주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사가 나오고 우리것의 아름다움을 재발견 하는 즐거움을 맛보았다.
고가구에 남다른 안목과 욕심이 있는 리사는 좋다 못해 한숨이 나오나보다.
아무튼 가구를 둘러보고 실제로 한옥 사랑채와 안방에 들어와 앉아보니 그야말로 바깥 경치가 다 내것이 된다.
안방에서 내다보니 집 안이 한눈에 들어오는 배치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잠시나마 행복한 안방마님이 되어 나왔다.
1시간 남짓 구경하고 성북동 만두국을 배터지게 먹고 바로 옆 카페에서 와플에 자몽차까지 마시고 행복한 마음으로 귀가.
좋은 친구들 덕분에 눈과 마음과 입이 행복한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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