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뉴욕 그 마지막 6 (8/7~8)

산무수리 2015. 10. 20. 23:00

- 김수복(1953~ )

곧 저녁이 다가올 것이다

등불을 밝히고

높고 비천한

어둠과

별에게,

목숨을 바쳐

몸속에 집을 짓는

하늘에서

곧 종이 울릴 것이다

새들이 죽어서 날아갈 것이다

낮이 기울고 저녁이 온다. 그게 필연이듯 늙으면 죽음이 가까이 온다. 질병과 노령은 죽음의 징후 사건들이다. 늙으면 각종 장기의 노쇠화를 피할 수 없고, 세포 손상이나 DNA 변형 따위도 막지 못한다. 죽음은 삶에 부과되는 필연이다. 현세에 묶인 존재의 시간이 끝날 때 죽음이 날개를 펴고 달려든다. 죽은 뒤 영혼이 지속한다는 믿음은 종교들이 고안해낸 죽음에 대한 알리바이다. 삶은 죽음으로 끝나지만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죽어도 “목숨을 바쳐” 쌓아 올린 “탑”은 남는다. 남은 이들이 죽은 자의 “탑”을 기억하고 이에 대해 말할 것이다. <장석주·시인>

 

 

 

오늘 아침 메뉴는 떡만두국. 한국보다 더 한국적으로 너무 잘 먹는다는데 공감.

다들 체중이 불것 같은 불길한 예감.

오늘 갈 곳은 우리나라 고가도로 같은 지금은 폐쇄된 곳을 공원으로 꾸민 곳이라는데 미국 오기 직전 신문에서 보고 안 그래도 궁금하던 곳.

 

 

 

 

 

-Park in the sky

 

 

 

 

 

 

 

 

 

 

 

 

 

 

 

우리나라에서는 기차 다니는 길에 자전거 도로를 건설한것 처럼 이 사람들은 하늘에 공원을 꾸몄다.

아주 길지는 않고 다소 땡볕이긴 하지만 도로 중간을 떠다니며 보는 경치는 나름 운치가 있다.

우리나라 선유도 공원이 떠있는 느낌이랄까? 아무튼 기분 좋은 곳이다.

그 다음에 간 곳은 예전 도축장이었던 곳에 생긴 첼시 마켓.

 

-첼시마켓

 

 

 

 

 

 

 

 

 

 

 

 

 

 

 

첼시마켓은 사실 큰 기대없이 간 곳인데 생각보다 아주 좋고 분위기도 좋고 먹을곳도 많다.

우리도 줄서서 빵도 먹고 차도 마시고...

한 가게에는 한국인들이 모자, 안경 등을 파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

이곳 저곳 둘러보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관광을 일찍 끝내고 다시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집으로~

버스에서 휠체어 내리는것 처음 보다.

운전기사가 매우 능숙

 

-가든파티

 

 

 

 

 

뒷뜰에 우리들 놀러와 따 먹으라고 남의편이 오이, 부추, 깻잎, 고추 등을 심어 놓았단다.

다 좋은데 모기가 많아 모자, 장갑, 장화, 수건 두르고 내가 땄다.

그걸로 정숙이는 오이소배기도 담그고 깻잎도 재서 쪄주고.....

열심히 불 피우고 예숙이가 고기 구워주고 모기향 피워놓고 뒷뜰에서의 바베큐 파티를 했다.

 

그 다음에 할 일은 대청소 하기.

5명이 일주일 동안 와 늘어놓은것 치우기.

재숙이는 화장실 맡고 명화는 주방 맡고 난 청소기 돌리고 현숙이는 개 목욕 시키고......

매일 한식으로 밥 먹고 세탁기와 건조기 매일 들려 빨래를 들고가지 않아 참 좋았다.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고 생각하니 서운하다.

우리들 열흘동안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관광 시켜준 예숙이와 성희.

정숙이는 해 먹이느라 고생했고 재숙이는 우리들 한군데라도 더 많이 보여주려고 밤마다 공부하느라 잠을 못자 차만 타면 자고.

명화는 설것이를 도맡아 했고 나는 사진 찍고 현숙이는 개 산책 시키고 다 나름 정하지 않아도 역활분담이 잘 됐다.

다음 여행은 환갑때 또 가는거다.

나라를 정하려니 성희와 예숙이가 너무 많은 나라를 가 러시아를 가기로...

그래 러시아에서 다시 뭉치는거야~

 

8/7 (이젠 집으로~)

 

 

끝까지 만찬으로 아침을 거하게 먹다.

마음껏 보고 마음껏 먹기로 하고 회비를 넉넉하게 걷어 왔는데 친구 집에서 먹고 잔 덕분에 생각보다 돈이 많이 남았다.

남은 현금을 친구 집에 숨겨놓고 택시 불러 공항가기.

 

 

출국 수속 하는데 나와 현숙이를 보더니 sister? No, friend~

우리 비행기가 조금 연착 한다고 한다.

공항에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면세점 들러 선물 몇개 사기.

 

 

한국에 올때만 준다는 아시아나 기내식 비빔밥.

갈때 신청했던 면세점 물품 오는 비행기편으로 받기.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고 할인도 되고....

 

-8/8 (집으로~)

 

 

날짜가 바뀌어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여정이 중간에 서로 서운한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미모와 교양, 양보심 덕분에 무사히 잘 끝났다.

재숙이가 살림을 알뜰하게 살아 돈이 많이 남아 환불까지 받았다.

회계를 다음엔 못하겠다고 해 러시아 갈 땐 내가 한다고 했다. 대신 곗돈은 재숙이가 계속 모으기로...

 

우리가 간 후 핑키와 루비가 계속 우리들을 찾아 다녔다고 한다.

가끔 우리가 잤던 방에서 자면 개들이 좋아했단다.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여름 손님을 떼거리로 치룬 예숙아 고맙다.

로칼가이드 하느라 고생한 성희야 고맙다. 내년 한국에 돌아오면 같이 산에 다니자~

재숙아, 비행기표 예약에 관광 예약, 돈 관리, 스케줄 관리. 정말이지 네 덕분에 여행을 왔고 우리는 그저 먹고 자고 꾸미고만 해도 됐다.

서운한 마음은 다 날아간거지?

바쁜 명화 시간 내느라 힘들었지? 그래도 네 덕분에 미모지수가 올라간거 알고 있지?

하루도 없으면 안되는 공장 팽개치고 같이 여행 온 현숙아, 너랑 같이 여행할 수 있었다는건 거의 기적이라고 생각해.

집 걱정 많은 정숙이는 오나 가나 맛있는거 먹이느라 고생했다. 네가 엄마처럼 우리들 챙겨준거 잊지 않을께.

최정분, 같이 못가 정말 서운했다. 다음엔 꼭 같이 가는거다~

이렇게라고 기록으로 남겨놓지 않으면 점점 심해지는 망각때문에 나중엔 여행 온 사실만 기억날것 같아 좀 늦었지만 부족하나마 글로 남긴다.

다들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