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7산행일기

여름같은 봄 (낙동정맥, 오룡고개-한무당재, 3/19)

산무수리 2017. 3. 20. 21:00
봄의 노래
-고운기(1961~ )


 
기사 이미지
봄은 왔다

그냥 가는 게 아니다

봄은 쌓인다

내 몸은 봄이 둘러주는 나이테로 만들어졌다

스무 살 적 나이테가 뛰기도 하고

그냥 거기 서 있으라

소리치기도 한다

어떤 항구의 풍경이 그림엽서 속에 잡히고

봄밤을 실어오는 산그늘에 묻혀

어둠이 어느새 마을을 덮어주는 내내

한 사람을 그리워한다

봄은 왔다 그냥 가지 않는다





계절은 서사(敍事)를 낳고, 이야기는 우리 몸에 기록된다. 우리 몸은 계절의 책이다. 푸른 “스무 살”과 “어떤 항구의 풍경” “봄밤을 실어오는 산그늘”의 이야기가 우리 몸에 나이테처럼 새겨져 있다. 그 나이테의 중심엔 늘 ‘그리운 사람’이 있다. 사람을 중심으로 퍼져 가는 동심원이 해마다 는다. 올해도 봄은 “그냥 가는 게 아니다”. 동심원 하나가 늘었다. <오민석·시인·단국대 영문학과 교수>

산행일: 2017.3.19 (일)
코스개관: 오룡고개-시티재-호국봉-어림산-마치재-남사봉-한무당재 (10:00~17:30)
날씨: 겨울옷이 더웠고 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지던 화창한 봄
멤버: 당나귀 13명



토요일 바람은 많이 불었지만 산수유, 개불알풀 등이 피어있어 봄임을 실감하던 날.

13명이 버스를 타고 선산휴게소에서 쉬고 지난번 끝난 구간 도착해 산행 출발한 시간이 10시.

초입은 덤불로 수북하다.








오늘 산행은 차를 만나 점심을 먹는다고 한다.

배낭에 물 하나 달랑 넣으니 가볍고 좋다.

두껍지 않은 겨울 티 하나만 입었는데도 더워온다. 날씨가 팍 풀린것 같다.

햇살도 따가워 미모 지키려면 신경 좀 써야 할 계절이 온걸 실감한다.

생강나무가 피기 시작하고 진달래도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

오르막이 아주 길다. 그나마 막판엔 올라가지 않고 옆으로 도는 길이다.

삼거리까지 올라가는데 정말이지 숨이 꼴딱 넘어갈것 같다.

삼거리에서 삼성산으로 가려면 왼쪽으로 가야 한다는데 오늘 산행 중 이곳이 제일 높은데 다녀오려면 40분 정도 소요된단다.

아무도 가지 않았고 이대장만 홀로 갔다고.......







내라막은 가파르다.

설설 기는사이 다른 사람들은 다 내려가 버렸다.

허겁지겁 내려가니 조금 평지가 나오고 또 내리막이 나오는데 그나마 우회길이라 낫다.

경란씨 배고프다 아우성 친다. 윤호씨가 간식을 주어 얼른 먹고 다시 출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시티재인것 같은데 넓은 평지에 삼성산을 바라보며 시산제를 지낼 단이 있다.

돼지머리 대신 경란씨 냉큼 올라가 앉는다. ㅎㅎㅎ









멀리 택지 개발지구 같은 곳이 보이는데 산자의 택지가 아니라 망자의 택지인 호국원이라고.....

내려가며 잠시 직진 해야할걸 좌측에 리본이 많이 달려있어 그쪽으로 가다 이길이 아니라고 나온단다.

잠시 알바하고 되돌아 올라와 내려오니 길건너 우리 버스가 보인다.

무단횡단 안 하려고 내려갔다 건너가 버스를 만나 점심 먹기.

기사님은 기다리며 달래를 캐 나누어 주신다.

예상 시간인 12시에 내려가 점심먹고 차도 마시고 과일도 먹고 12;40분경 출발.



























오늘 오후산행이 7시간은 걸린다는 작가님 말씀. 말만 들어도 주눅이 든다.

그나마 길은 업다운은 많지만 오전보다 길진 않고 조금 올라갔다 내려오고를 몇번 반복한다.

어림산이 보인다. 완전 바닥까지 치고 올라가는건 아닌가 염려가 되었는데 길이 우측으로 돌아서 올라가는것 같다.

헌데 올라가면 바로 어림산은 아무래도 아닌것 같더니 역시나 두번 더 오르막을 가야 하는 길.

중간 탈출할 수 있는 길이 나오는데 여기서 강사장님과 정임씨는 내려가는것 같다.

경란씨도 이곳에서 하산하고 싶어하는데 회장님이 2시간만 올라가면 마치재에서 마칠 수 있다고 꼬득이는것 같다.

헌데 잘 올라오던 경란씨 어림산 직전 앉아서 쉬고 있다.

그나마 어림산 올라가는 길 어여쁘게 핀 복수초를 보니 그나마 힘든게 조금은 기운이 난다.

뒤에 오는 사람들은 남사봉을 안 올라갈것 같아 현숙씨와 총무님 따라 어림산에서 하산하기.








어림산에서 마치재 내려가는 길은 간벌을 해 놓은 구간인지 큰 나무는 거의 안보이고 잡목이 많고 어수선하다.

그래서 그나마 조망이 트여 나름 나쁘지 않다.

마치재 내려와 차를 만나 간식 사과도 먹고 빵도 먹고 출발.









남사봉 올라가는 구간은 중간 평지를 한번 가로지르고 올라가는데 염려보다는 오르막이 길지 않아 생각보다 빨리 도착.

정상에서 남은 간식이 많아 먹다먹다 배가 불러 남겼다. 이젠 기나긴 내리막만 내려가면 끝이라고.....






행복해 하면서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캠핑장으로 보이는 곳도 지나고 임도길도 보여 곧 끝날줄 알았는데 역시나 정맥은 정맥인지라 몇번의 낮은 업다운을 지나고 마치재에서 1시간 반 꼬박 걸려 한무당재 도착.

마치재에서 끝낸 사람들이 나와 반겨준다. 무사히 마쳐 정말이지 기쁜 순간.

헌데 우리 말고 이대장과 회장님이 남사봉을 올라갔다고....

이대장이 삼성산 산행 후 체력 소모가 많았나보다. 예전 같으면 금방 우리를 추월했을 텐데 오늘은 추월을 못했나보다.

우리보다 조금 늦게 회장님과 이대장 도착.

회장님은 이대장 혼자 보내기가 그래 함께 넘어 오셨다고.....

마치재에 맥주만 있었어도 안 올라왔다나 뭐라나?

일찍 산행 끝낸 사람들은 춥다는데 우리들은 덥다.

옷 갈아입고 영천 시장으로 출발~





영천 시내는 일요일이라 더 그런지 모르겠는데 대부분 상가가 불이 꺼져있다. 스러져가는 동네로 보일 지경이다.

영천 재래시장 내 곰탕골목 총무님 추천 식당인 '포항 할매곰탕' 집에서 특곰탕을 시켰는데 국물도 개운하고 고기도 많이 넣어준다.

다들 갈증도 나고 배가고파 국물, 밥 무한리필 받아 배부르게 후다닥 먹어 치웠다.

포장도 여러명이 했다.

밥 먹고나도 7시 출발. 차 안에서 회장님 노래 몇곡 부르더니 조용하다.

문의 간이휴게소 한번 쉬고 11시20분 경 평촌 입성. 기사님 운전신공은 이미 검증되었고 차도 하나도 안 막힌것 같다.

오늘 구간이 제일 길고 다음 구간은 100m 짧단다. 4월 산행에는 꽃이 만발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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