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승(1959~)
나는 그냥 발로 눌러 끈다
그러다 보니 어느 날 문득
선풍기의 자존심을 무척 상하게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나는 선풍기한테 미안했고
괴로웠다
―너무나 착한 짐승의 앞 이빨 같은
무릎 위에 놓인 가지런한 손 같은
(…)
어린이 동화극에 나오는 착한 소녀 인형처럼 초점 없는 눈으로
‘아저씨 왜 그래요’ ‘더우세요’
눈물겹도록 착하게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이 더운 여름
반 지하의 내 방
그 잠수함을 움직이는 스크루는
선풍기
(…)
선풍기를 발로 눌러 끄지 말자
공손하게 엎드려 두 손으로 끄자
(…)
생사를 넘나드는 이 잔혹한 더위, 게다가 반지하의 방이라니. 선풍기는 유일한 잠수함의 스크루, 스크루의 고장은 곧 죽음이다. 그럼에도 선풍기를 발로 눌러 끄는 인간의 오만한 무신경. 반성하자. <김승희·시인·서강대 국문과 교수>
오늘 조식은 훌륭하다.
맛있게 먹고 택시 불러 (캐리어 4개가 들어가나 걱정했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왓카이나 역으로 가기.
오늘 배가 오후 배라 오전엔 관광버스 타고 둘러보기로...
짐을 어찌하나 맡기자니 돈이 아까워 걱정했는데 관광 버스에 실으면 됐다.
아침 일찍 서둘러 최북단 역사와 선로에서 사진 찍기
-왓카나이항 북방파제 돔
-왓카나이 공원
왓카나이 공원에는 백년 기념탑, 빙설의 문, 개, 전화교환원등 그 동네에서 의미있는 일이지만 한국사람 입장에서는 전혀 아닌 기념물들이 있다.
전망은 아주 좋았다.
-노샷푸 미사키
이곳은 최남단 곶이라는데 의미가 있지 싶다.
근처 수족관도 보인다.
-소야미사키
일본 최북단 땅을 알리는 기념와 언덕 위의 평화 공원.
여기가 겨울이면 유빙을 볼 수 있는 곳인것 같다.
우리 차의 가이드는 손님도 몇명 안되고 대부분 자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설명을 한다.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우리들. 그 열정에 감탄해 함께 사진 찍자고 하니 드라이버상도 함께 흔쾌히 사진을 찍다.
이 가이드에게 해산물 먹을 수 있는 식당 물어 찾아가기.
모처럼 가격은 만만치 않지만 제대로 된 점심 먹기.
배 타는 시간까지 시간이 여유가 있어 역에서 멀지 않은 터미널까지 캐리어 끌고 가기.
그리고 배타기.
우리는 특실을 예약했는데 특실은 넓고 편하긴 한데 일반실은 누울 수도 있는데 그것도 나쁘지 않을뻔 했다.
특실이 거의 2배이고 한국에서 온 사람 말로는 JR패스 있는 사람인 배값도 할인이 된단다.
알아보니 우리처럼 특실 예약한 사람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배 갑판에는 중국인으로 보이는 동양 남자와 서양인 둘이 큰 배낭에 목이 긴 새 등산화를 신고 갑판에서 일광욕을 하고 있다.
우리가 레븐섬으로 가는 이유는 트레킹을 하기 위해서인데 높지 않은 산이라고 들었는데 저렇게 겁나는 등산화를?
우리가 잘못 안건가? 조금 걱정이 된다.
-드디어 레븐섬
레분섬 가까이 오니 너덜너덜한 깃발을 휘두른다. 우리가 묵을 유스호스텔 환영 인사라고....
인사하고 트럭에 짐을 실었다. 저녁을 숙소에서 먹기로 했는데 저녁은 안 준단다.
엥? 인터넷 정보랑 다른건가? 저녁을 시내에서 먹으면 이따 태우러 온단다. 그래서 그 차를 안타고 시내를 둘러보려고 했으니 식당이 문을 닫았고 배가 들어오니 그나마 가게도 문을 닫는다.
터미널 구내식당 문 닫기 전 겨우 밥 먹기.
성게알 덮밥과 생선구이 등을 시켜서 밥, 반찬, 국으로 밥을 먹었다.
-모모와소 유스 호스텔
여기는 들어가기 전 나름 의식이 있다.
인터넷에서 보긴 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무슨 사이비 종교 집단 같아 조금 거부감이 든다.
넓은 마루에는 아이도 있지만 어딜 봐도 우리가 최고령자.
다른 처자들은 침대칸인데 우리 넷은 독방을 준다, 이부자리는 아주 많고 공동 목욕탕도 깨끗하고 잘 되어있다.
저녁 내일 산행 할 사람들 모여 등산 시작하는 곳까지 데려다 주고 아침 주문하면 아침 주고 도시락도 싸 준단다.
코스는 4시간 코스가 있고 8시간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일단 8시간 코스 신청. 우리 비슷한 또래 일본 아지매가 한분 계서 그나마 낫다.
내일 꼭두 새벽 출발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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