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8산행

가을 서락을 가다 2 (10/3)

산무수리 2018. 10. 10. 20:14
호칭
-서영식(1973~ )
  

저기요
너는 나를 이렇게 불렀다
 
네 곁에서 나는
저-어-기 
먼 풍경이 되다가
무관심이 되다가
우주만 한
배경이 되다가, 저기
까마득한 별이 되었다
 
저기, 너는
너는 나를 이렇게 멀리 보내두고
갔다
 
 
'저기요'는 애매하고 거리가 있는 호칭이다. 그 거리감에는 불안이 스며 있다. 곁에 있어도 나는 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희미해진다. 이렇게 먼 '곁'을 우리도 안다. 너와 나는 우주를 사이에 둔 채, 같이 서 있다. 나는 얼마나 자주 뼈 아픈 별이 되어야 했을까. 언어는 미묘하고 힘이 세다. '저기'의 불안은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그 까마득한 곳에서도 나는 힘을 다해 반짝일 것이다.  <이영광·시인·고려대 문예창작과 교수> 



해 뜨기전 아침을 해 먹고 해 뜰 무렵 출발하기로 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벌써 일어나 일출 볼 준비를 하러 나가는것 같고 일부는 여전히 취침중.

아침 먹고 짐 싸고 출발하는데 랜턴 없어도 될것 같아 집어 넣었다.


















남의편은 소청에 가면 해가 가려 안 보인다고 내려오기 전 일출을 찍고 온다고 해 나는 천천히 소청지나 희운각 가는 계단에서 일출도 보고 봉정암 근처 작지만 운해도 보고 사진 찍고 천천히 진행.

선수들은 휘리릭 가버리고 특히나 무박 선수들은 빛의 속도로 간다. 여학생 한명도 가볍게 추월해 갔다.

희운각은 예약은 안 받는데 사람들은 재워주는것 같다. 도대체 뭔지, 공룡에 갈 땐 희운각에서 자면 부담이 훨씬 덜한데.....












































공룡으로 방향을 잡긴 했지만 사실 내 다리가 얼마나 버텨줄지 자신은 없다.

사람이 아주 많진 않지만 그렇다고 결코 적지않은 공룡. 단체 팀들도 보이고 일출 사진 찍으려고 대기중인 작가들이 보인다.

빠른 사람에게는 계속 양보해가면서 천천히 조심조심 한발씩 내딛기.

그나마 위안이라면 혼성팀에는 그다지 밀리지는 않는다는 것.

아무튼 공룡도 단풍이 아주 아름다운데 가을 공룡은 처음인것 같은데 군데군데 정비를 해 놓아 난이도는 조금 내려갔지만 기나긴 오르막에서는 영 기운을 쓸 수 없다. 날도 생각보다 더운 날씨라 물이 많이 먹힌다.


단체팀들은 사진 찍느라 난리다. 남의편은 사진 찍는다고 이 봉우리 저 봉우리 넘나들어 얼굴 보기도 힘들다.

줄잡고 올라갈때도 스틱이라도 받아주면 좋으련만 안 보인다, 안보여......

그래도 4시간 걸리지 않고 마등령에 도착했고 여기서 좀 쉬면서 행동식으로 점심 먹기. 사과가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져 남의편 줍느라 내려갔다 왔다.

속초 시민이라는 분이 금강굴에서 4시간 만에 왔다는데 공룡 지나 천불동으로 당일 하산한단다.

시간상 무리일것 같다는 남의편. 배낭도 허술하고 시간도 부족할것 같고 먹을것도 부실한것 같다.



















공룡에 올때면 마등령까지만 힘든데 아니라 비선대까지가 더 지치고 힘들었다.

헌데 오늘은 기운이 너무 없어서인지 내리막이 많은 비선대가 무릎에 무리가 갈지언정 일단은 덜 힘들다.

겨울 공룡보다는 확실히 하산하긴 쉬웠다. 마등령에서 2시간 여 만에 비선대 도착. 정말이지 너무너무 기뻤다.





설악동까지 쉬지않고 걸어나오는데 들어오는 차로 길이 아주 복잡하다.

마침 시내버스가 도착해 타고 나가 해맞이공원에서 내려 일단 안양 가는 4시 차표 사고 건너편 신물치항에서 간단하게 회 먹기.

세수도 하고 발도 닦고 양말도 갈아신고 티도 갈아입고 버스를 타니 팔당에서 많이 막혀 8시 경 평촌 도착.

결혼애도일 선물이 설악이라고 주장해 안 가면 받을 수 없다는 핑계로 몸에 무리가 가지만 포기할 수 없어 간 설악에서 단풍과 공룡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