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1967~ )
모기를 죽이는 것도
뱃속 회충을 죽이는 것도 그였다
멋진 오토바이를 돌리고
삼륜차 바퀴를 돌리고
누런 녹을 지우고 재봉틀을 매끄럽게 하던
미끈하고 투명한 묘약
맹탕인 물과는 분명히 다르고
동동 뜨던 그 오만함도, 함부로 방치하면
신기루처럼 날아가버리던 그 가벼움도 좋았다
알라딘의 램프 속에 담겨진 것은
필시 그일 거라 짐작하기도 했다
개똥이나 소똥이나 물레방아나
나무장작과 같은 신세에서 벗어나
그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그렇게
기름때 전 공장노동자가 되었다
빨아도 빨아도 지워지지 않는 얼룩도
그의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우리의 근대는 서양의 석유가 한반도에 들어오면서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석유는 기계문명과 자본주의라는 경제 체제를 데리고 들어왔다. 우리는 편리해졌고, 그리하여 우리는 곧 석유에 잠식당했다. 이제는 석유라는 에너지의 힘 없이는 하루도 버티기 힘들게 됐다. 이 시에서 공장 노동자의 얼룩은 작업복의 기름때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얼룩은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노동자의 숙명을 상징하는 시어다. <안도현·시인·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성인봉 가기 (저동-봉래폭포-성인봉-나리분지)
오늘과 내일 2일간 기사 딸린 차를 렌트 했다고 한다.
아침 일찍 국수방에서 오징어내장탕을 먹고 숙소에 들려 배낭을 매고 봉래폭포까지 걸어간다고 한다.
헌데 땡볕에 포장도로를 걷는데 생각보다 멀었고 더웠고 폭포 가기도 전에 지쳤다.
폭포 입구에서 호박식혜를 한잔씩 마시니 더위는 좀 가시는데 남들은 가벼운 몸에 비무장으로 가는데 우리는 배낭 매고 걸으려니 죽을맛이었다.
봉래폭포는 입장료까지 받는다. 헌데 울릉도와 안양, 성남, 구리시는 자매 도시라 입장료 면제에 서울 사람인 회장님은 경로라 역시 면제.
의왕시민 한명은 끼어서 통과.
봉래폭포까지 가는 길도 기억보다 훨씬 멀었다. 폭포 앞은 사람들로 바글거려 단체 사진 겨우 찍고 이젠 산으로 가자~
다시 입구로 걸어나와 찻길을 걷다 오른쪽 계곡을 건너니 성인봉 올라가는 등산로가 나왔다.
초장 다소 경사가 있는 길을 걸어올라가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이 다녔는지 길은 잘 나있다.
숲은 우거졌고 그늘은 시원하다. 갈림길이 나오고 매점(!)이 있다. 할머니 한분이 약차를 마시고 가라 권하는데 2000원이라고 한다.
박연씨가 산다고 한잔씩 돌려 내가 가지고 간 롤케잌과 함께 먹었다. 이곳은 조망도 아주 좋았다.
길은 순해졌고 숲도 깊어 시원하다.
오르막도 있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아주 좋은 산길이다.
한팀이 무겁다며 벤치에 앉아 라면을 끓여 먹은것 같다. 우리도 이곳에서 쉬며 윤호씨가 얼려서 가져온 석류즙도 마시고 단체 사진도 찍고 여기서 길이 두갈레인데 어디로 가던 만나는 길이라고 한다.
조금 더 올라가니 정자가 나오고 좀 더 진행하니 안평전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쉬면서 사과도 먹고 땀 식히고 정상을 향해 출발~
정상 가는길은 기억보다 멀었다.
지칠 즈금 정상이 나왔다. 겨울 느낌하고는 많이 다르다.
한팀이 단체, 개인 사진 찍느라고 지체한다. 땡볕에서 기다렸다 우리도 단체 찍고 조금 내려오니 전망대가 나온다.
전망대에서는 바다와 삼면이 보이는데 산색이 참 예쁘다.
여기서 사진 찍고 도로 백 해 그늘에서 윤호씨가 가져온 시원한 캔맥주 한모음 먹고 출출해 초코렛도 먹었다.
이젠 나리분지를 향해 출발~
기나긴 계단길이 이어진다.
겨울엔 이 길을 미끄럼타고 내려갔었는데....
계단은 많이 낡은걸 보면 그때도 있었나본데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이유를 알겠다. 예전인 군부대 옆 개미등에서 비박을 하고 바로 하산했다. 당연히 계단도 없었고 급경사여서 결국 엉덩이 썰매 타고 하산했다.)
중간 샘이 있어 한모금 마시고 길이 좀 순해진것 같던 길을 가다 다시 계단길이 나오는데 멋진 조망터가 나온다.
여기서 후미도 기다리고 사진도 찍고 출발~
전망대 지나고 계단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길이 완만해 진것 같다.
조금 더 내려오니 대피소가 보이고 그 앞 신령수가 흐르고 족욕 하는 곳이 나와 후미 기다리며 발 닦기.
이대장은 기다리지 못하고 진작 내려가 버렸다.
우리가 렌트한 기사가 하도 안오니 전화가 왔나보다.
드디어 산행이 끝났고 기사를 만났고 식당으로 안내 해 산채비빔밥과 더덕전으로 허기진 배 채우기.
시간도 늦어 뭘 먹어도 맛있을 시간이다.
울릉도에서는 나물이 주종이라 원하지 않아도 건강식을 하게 된다.
헌데 밥 다 먹을 즈음 내일 배가 안 뜬다는 회장님의 한마디에 행복감이 불안감으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내일이 월요일인지라 연가를 내고 왔는데 경미씨는 화요일 꼭 출근을 해야 한단다.
화요일이라도 확실히 배가 뜨면 그나마 낫겠지만 그것도 장담 할 상황은 아니라고....
일단 차로 나와 8명은 관음도 입구에 내려주고 두사람은 숙소로 갔다 여객터미널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 기다리면 취소한 자리가 날 수도 있다고 한다.
-관음도
전에 없던 관음도에 다리가 생기며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는 곳인데 한바퀴 돌아보니 경치가 아주 근사하다.
마음은 조금 불편하지만 한바퀴 돌아보고 나오는데 나도 대기자에 들어가야 하는건 아닌가 생각을 했다.
헌데 일단 다같이 짐을 싸서 터미널에 가 표가 있으면 다같이 나가기로 결정 했다고 한다.
부랴부랴 숙소에 가 짐을 싸고 방값 계산을 하고 저동항으로 갔지만 예약한 표를 다 찾아갔다고 한다.
다음엔 사동항으로 갔는데 여기도 표가 다 매진됐다고 한다.
그래고 혹시 막판 취소자 있으면 탈 수 있다고 해 꽉 찼던 사람이 다 빠질때 까지 기다렸지만 자리는 나지 않았다.
박연씨 일행은 다행히 무사히 배를 탔다고 한다.
남은 사람들은 갑자기 주어진 하루를 잘 지내는게 현명한 일인것 같다.
나도 동업자에게 화요일 수업을 다른 날로 바꾸어 달라고 했고 혹시 수요일도 못 나갈지 모른다고 했고 넘버2에게도 연락을 하니 걱정 말고 천천히 오란다.
패잔병 처럼 다시 숙소로 가기 전 오늘 저녁은 삼겹살을 구워 먹기로 했다.
렌트 기사가 알려준 가게에서 고기, 쌈 등을 사다 놓고 첫날 저녁에 갔던 바닷가를 환할 때 다시 가 보니 망가진 다리도 확실히 보였다.
한바퀴 둘러보고 와 저녁을 먹으려는데 비가 오락가락 한다. 거기에 바람도 쎄다.
내일 배가 못 뜨는 상황을 조금은 이해가 된다.
다행히 비는 오다 말다 해 파라솔을 접었다 폈다 해 가며 무사히 고기를 구워 먹었다.
후일담이지만 박연씨 일행을 이날 파도가 쎄 멀미 하느라 죽을뻔 했다고....
내일은 관광 모드로 다니기로....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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