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19산행

지리 반주 실패기 1 (6/6~7)

산무수리 2019. 6. 7. 19:42

<축구공>

 

장미숙

 

 

둥글다는 이유로

아무한테나 채여도

성질 한번 못 냈는데

깜깜한 세상 먹다 던진

깡통이라도 걷어 차

헛바람 짜내고 싶지만

동그라미 속에서 자라는 네모가

네모 속에 차는 세모가

자존심을 지키라고

다리 한번 뻗쳐보지 못하고

데굴데굴 굴러가는 게

자존심이라 한다


산행일: 2019.6/6~6/7 (목, 금)

코스개관: 의신-대성골-세석(1박)-한신계곡-백무동

날씨: 첫날은 무사히 세석 도착 후 비. 둘째날 입산통제로 하산하다....

멤버: 둘




6/7 재량휴일을 보람있게 보내고자 지리를 가기로 했는데 추첨기간이란다.

추첨 잔여분을 예약 못했는데 대기로 무사히 세석을 예약. 이왕이면 토요일까지 가자고 하니 결혼식 가야 한단다. 아쉬운대로 반주라도 하기로 했다.


3주 연속 친구들과 지리산 밟기를 한 차영샘이 차표 예약을 했는데 어디로 가는건지도 몰랐는데 화개란다.

화개였어? 몰랐다.

금요일 전국적으로 비 예보가 있다. 일단 출발은 하기로 했다.

6:30  남부터미널에서 첫차를 타기위해 첫 전철을 타고 사당, 교대에서 미친듯이 뛰어 무사히 터미널 도착.

버스는 만석이다. 천안 즈음인지 자다 깨보니 하염없이 막힌다. 휴게소에서 쉬고 구례에서 대부분 사람들이 내리고 화개 도착한 시간이 10:30.

10:40 차를 타고 의신에 들어가야 한다는데 원래 계획에는 10시 도착 예정이라고....

터미널 안에는 제비가 집을 짓고 열심히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 나르고 있다.

버스 기다리는 어르신 말씀이 의신에 밥 먹을곳이 없을 거라고....

터미널 앞 식당도 많지만 시간이 없어 김밥 포장해 놓을걸 팔아 사고 버스를 탔는데 버스 승객이 기사님과 이야기 하다보니 아들 친구라고...







의신 종점에 내리니 여기서 올라가면 벽소령이고 우리는 한 정류장 전에 내렸어야 한다고...

세석 올라가는 등산로 초입 정자가 있어 이곳에서 짭짤한 김밥 먹고 바로 앞 화장실 쓰고 산행 시작.

오는길에 관광버스가 보이는데 둘레길 걷는 팀인것 같다.










대성골 식당에 밥 되나 전화를 했었는데 안 받아 포기하고 김밥을 먹은거였는데 차영샘이 말하는 대성골은 의신이 아니라 의신에서 1시간 가량 걸어 들어가야 하는 곳이었다.

집이 세 곳 있는데 예약한 사람들인지 사람들이 많고 백숙을 열심히 먹고 있다.

결과론이지만 시간도 절약됐고 여기 와서 밥 먹었다간 허기져 죽을뻔 했다. 아침도 거의 굶다 시피 했는데...

물 떠가지고 출발.







차영샘은 이곳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처음 보는 길처럼 낯설다나 뭐라나?

이 길은 거리는 짧지 않은데 대성골까지는 아주 완만하고 대성골 지나서도 한신계곡처럼 팍 올려치진 않는것 같다.

계곡을 건널텐데 하더니 드디어 계곡을 건너는데 계곡을 가까이 보이는 곳이 한신계곡처럼 길지는 않은것 같다.

그래서인지 휴일인데도 평일처럼 한갖지고 사람들도 간간히 내려오는 사람을 볼 수 있을 정도다.

홀로 내려오는 사람이 지금부터 경사가 급할거란다. 그리고 전망대가 있으니 꼭 보고 가란다.

정말이지 전혀 위안이 되지 않는 말이었다.

























경사가 급해지긴 했지만 크게 험하지 않았고 간간히 계곡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산목련도 보이고 이름 모를 꽃들도 피어있고 길도 오솔길이고 나쁘지 않다.

차영샘이 가져온 과일, 파프리카에 명숙샘이 사 준 양갱까지 먹고 쉬고 하면서 올라가니 전망이 좋은 곳이 드디어 보인다.

벽소령에서 세석 가는 길에 보이는 경치가 이곳에서는 딱 한군데만 보이는게 옥의 티?

날씨는 비가 오긴 오려는지 차차 흐려지고 구름이 끼어있다. 비 오기 전 세석에 가야하는데....




드디어 세석에서 거림 갈림길 지나고 음양수 지나고 청학동 가는길목을 만났다.

여기가 나와 사실 음양수까지 가까운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그래도 능선이고 여긴 아는 길이니 발걸음이 빨라진다.

우리가 구름속에 있다 나왔다 하는것 같다.





거림과 청학동 갈림길이 나왔다.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다.




세석 샘터에서 물을 뜨고 취사장 자리 잡아놓고 영신봉만 찍고 온다고 올라갔다.







영신봉 찍으러 부지런히 가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누군가 이 시간에 어딜 가느냐고 물어본다. 그러는 이 사람은 어디로 가냐 하니 세석에서 물 뜨고 장터목까지 간단다.

성삼재에서 아침에 출발했다는데 왜 이리 코스를 길게 잡았냐고 하니 옛날 생각만 했단다.

취사장에 오니 차영샘 자리 배정 받고 담요까지 가져다 놓았단다.

햇반 2개 사고 국만 끓이면 된다. 오늘 메뉴는 미역국. 헌데 내일부터 차영샘 미역국, 김치 먹으면 안된단다. 월욜 내시경 예약 해 놓았다고....

아무튼 아침, 점심 다 부실한지라 배가 고파 훈제 오리를 명이나물에 싸 먹고 커피까지 과자와 먹고 나니 포만감이 든다.

비가 본격적으로 겁나게 내린다. 화장실 가는것도 겁 날 정도다.

일단은 짐 싸고 숙소로 올라왔다.

대피소는 새로 만든 곳인지 여자방은 깨끗하도 바닥도 난방을 해서 뜨뜻하다.

내일 비 예보로 취소를 많이 해 널널하다.


저녁 늦게 비 쫄랑 맞은 여자 2명이 올라오는것 지긋지긋한데 대피소도 2층이라 올라가야 한다고 해 한참 웃었다.

자기 직전 화장실 다녀오는데 옷과 신발이 다 젖을 지경이다.

새벽 3시 기상 상황을 봐야 내일 산행이 결정 된다나 뭐라나?

일찍 일어날 필요도 없을것 같다. 아무튼 9시부터 6시 까지 시체 놀이 하며 잤다.

그동안 못 잔 잠 보충을 한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