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화과나무를 찾아서>
이성목
그대, 꽃다운 나이에 꽃피지 못하고
불혹에 다다른 나를 찾아왔네
불볕처럼 뜨거웠으나, 지금은
사라져버린 봄날에 대하여 말해 주었다네
이미 가지에는 과일이 농하고
나는, 꽃을 기억하지 못하는 불구가 되었다는 것도
늦었다. 너무, 늦었다
지친 잎들이 붉은 얼굴로 나를 뛰어 내렸네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려네
꿈에 조차 볼 수 없던 것이 만개였으니,
모든 꽃들이 결국 지고 마는 것이라 해도
나는 받아들이려네
세상의 뒷마당 한 구석에 얕게 내렸던
나무 뿌리 뻐근하게 힘을 주는 동안만이라도
순간만이라도
산행일: 2019.10.20 (일)
코스개관: 익근리 주차장-사향봉-장막봉-명지산-명지2봉-백둔봉-명지계곡-익근리 (9:30~18:30)
멤버: 당나귀 5명
회장님이 월욜 어깨수술을 받기로 해 오늘 입원을 하신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단풍산행으로 5명이 승용차로 움직이기로 했다.
7시 농수산시장에서 출발해 8시경 양평 곰탕집에서 아침을 먹었다.
익근리 주차장에 차 대고 9시반경 출발.
보통 계곡으로 올라가는데 우리는 사향봉 능선으로 올라가 명지산 찍고 백둔봉찍는 2반 코스로 간다고....
초장 등산로는 임도인데 길이 공사하다 만 길처럼 어수선하다. 내심 왜 이런길로 오나 했다.
조금 올라가니 제대로 된 등산로를 만난건 좋았는데 길이 생각보다 오르막이 길어 은근히 힘들다.
중간 2번 쉬고 올라가는데 왜 이 코스를 잡았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
단풍이 그야말로 딱 좋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그런 경치다. 단풍이 곱다고 힘이 안 든건 아니지만 그래도 위안은 된다.
작가님 왈, 가을이 온걸 실감 못했는데 오늘 산에 와 보니 가을 맞다고....
경치는 암릉도 보이면서 중간 중간 난간과 계단이 나오더니 드디어 사향봉이 나타났다.
헌데 총무님이 안 보이고 작가님만 계시다. 일단 인증샷 찍고 출발.
헌데 총무님이 정상을 두고 그냥 갈 분이 아니라는 작가님. 혹시 더덕 캐러?
일단 쉬면서 총무님께 전화를 하니 뒤에서 소리가 난다. 진짜 제법 굵은 더덕을 5뿌리를 캐 가지고 와 한뿌리씩 나누어 주신다.
덕분에 더덕 한뿌리씩 먹고 원기 회복해 출발.
명지산 정상 가는길 단풍은 점점 더 고와진다. 감탄이 절로 나는 그런 경치다.
명지산은 아직 멀었는지 점심 먹고 가자 해 밥 먹고 다시 출발.
명지산 가는길 계곡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곳이 나오고 거기서 계단을 올라가니 드디어 정상.
30년 만에 오신 작가님과 10년 만에 온 나. 그때 그산이랑 전혀 다른산 같다. 왜? 단풍때문에.....
명지산에서 명지 2봉까지는 2키로가 안 되 내심 명지산보다는 쉬울줄 알았는데 웬걸?
여긴가 하면 또 올라가고를 몇번 반복하고 겨우 도착.
명지 2봉에서 명지산 정상방향 뷰가 아주 좋다. 여기서 단체 사진 다같이 찍고 우리는 3봉이 아닌 직진. 3봉으로 가면 백둔리로 하산한다고.....
명지 2봉에서 백둔봉 가는 길 초장 잠시 헤매다 길을 찾아 가는데 사람들이 별로 많이 다닌 길이 아니어서인지 낙엽이 쌓여서인지 등로가 아주 잘 되어있진 않다.
중간 잘 가다가 너무 우회하는것 같다고 능선에 올라붙으면서 이 길이 맞나 싶은 길로 내려와 조금 불안했는데 제대로 된 등산 안내판을 보고 안심을 했다.
이젠 진짜 백둔봉만 올라가면 되는 줄 알았다.
명지 2봉에 비해면 백둔봉은 빨리 나타나 좋았다. 원래 계획은 능선을 끝까지 탈 예정이었는데 시간이 4시라 시간이 안될것 같다고 여기서 능선으로 하산한다고 해 남은 맥주 캔을 나누어 먹고 출발.
여기서 처음엔 길이 비교적 잘 나있었는데 길을 놓친건지 없어진건지 아무튼 중간지점부터는 사면을 치고 내려와야 했다.
여기서 물 마른 계곡을 만나 내려오는데 이끼가 끼어있어 영 길이 안 좋은데 주 계곡을 만나려면 더 내려가야 한다고....
불안해 하며 앉아 기고 전지가위로 넝쿨 잘라가며 어찌어찌 주 계곡을 만났고 주계곡을 건너니 제대로 된 등산로가 나왔다.
산행 하면서 그지같은 등산로 나오면 내심 툴툴 거렸는데 오늘 좋던 그지같던 등산로의 소중함을 몸으로 체험한 하루였다.
여기서 익근리까지 3.4 키로? 허걱~
명지1봉에서 내려오는 계곡길은 지루하진 하지만 두발로 걸어내려올 수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쉬지 않고 내려오다 허기진 백성이 있어 잠시 간식 먹고 충전하고 내려오니 절이 나오고 절 부터는 포장도로라 해가 져도 어둡지 않아 천만 다행이었다.
해가 꼴딱 져 주차장에 오니 우리 차만 남아있다.
차 타고 가평군청 옆 인천집으로 가자~
인천집에서 만두전골로 늦은 저녁을 먹고 7시반경 출발 해 다행히 거의 막히지 않고 9시 경 평촌 도착.
총무님 운전봉사와 탁월한 산행지 선택으로 가을을 만끽한 하루였다.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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