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오기까지는>
나상국
마음은 아직도 동토에 머물고
있는 것 같은데
옷깃에 여미는 바람은
귓속말로 속삭인다
주변을 돌아보라고
양지바른 강둑에
까치발로 발돋움하는 푸름을
숲 속의 키 작은 나무들
힘껏 봄을 빨아올리고 있다
3월이 오기까지는
먼 것 같더니만
2월도 벌써 다 갔네
산행일: 2020.3.1 (일)
코스개관: 밀치-소황매산-황매산-하봉-삼봉-상봉-구름재 (9:50~16;25)
날씨: 다소 흐리고 낮에는 덥게 느껴짐.
멤버: 당나귀 6명
온 나라가 코로나 때문에 난리다.
2월 마지막 주 약속은 거의 다 취소되어 당나귀 산행도 취소 하나 했는데 안한단다.
하긴, 당나귀가 취소 할 리가 없지....
이번 산행이 꽃 필 때 간다던 황매산? 경상도인데?
총무님 차를 타니 헐렁하다. 까멜이 결석계를 냈다고.....
마스크 쓰고 버스에서 잤고 휴게소 쉬었는데 버스는 고속버스 외에는 없다.
9:45 밀치 도착.
오늘 코스가 명산인지라 내심 길이 편안할 줄 알았다.
헌데 아니다. 급경사 오르막에 잡목이 자꾸 길을 막는다.
갑자기 길이 좌측으로 꺾이는데 신천씨 직진하다 알바할 뻔.
황매산이 철쭉으로 유명한 산인데 소황매산쪽은 진달래 밭이다. 마음의 눈으로 꽃을 본다.
거의 사망 직전 돌 무데기가 보이더니 트랭글이 울린다.
총무님과 두 오라방이 진작부터 올라와 대추꿀차 타주려고 기다리고 있다.
꿀차에 신천씨표 귤까지 먹고 사진을 찍는데 소황매산 정상석이 아주 작다.
회장님이 눌러 땅으로 박았다나? 아무튼 정말 작았다.
사진을 찍고 둘러보니 멋진 호수가 보인다. 뭐지?
합천호로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멋진 경치를 보니 갑자기 행복함이 밀려 온다.
올라올 때가 급경사니 당연히 내려가는 길도 급경사 길이 나온다.
또 다시 길이 나오고 기나긴 임도를 만났다.
햇살도 따뜻한데 밥 먹고 가자는 총무님, 조금 더 가자는 회장님. 회장님 win!
12시가 훨씬 지났고 배도 고프던차 선두가 자리 잡고 있다.
거기가 중요한 갈림길인지 리본이 엄청 많이 달려있다.
6명이 조촐하게 밥을 먹는데 지난번 비닐 뒤집어 쓴 생각이 났다. 2주 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날씨가 이렇게 다르다니....
작가님은 잠바에 모자에 장갑까지 벗었고 나도 조끼를 벗었는데도 전혀 춥지 않다.
까멜이 없어 2% 부족하지만 밥 먹고 커피까지 마시고 출발 하려는데 등산객 한명이 어디서 왔냐고 물어본다.
이 사람은 일행도 있다는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듣보잡한 산만 말한다. 자기네는 20키로를 간다나 어쩐다나?
그러거나 말거니 우린 황매산응 향해 출발.
소황매산에서 고생하다 평탄한 길을 만나니 좋은데다 시계가 팍 트이면서 경사도 완만해 지면서 행복감이 밀려온다.
멀리 보이는 철쭉 군락지가 보이고 우리가 갈 황매산 정상 능선이 보이는데 정말이지 멋지다.
행복해 하면서 정상을 향해 가는데 고도가 높아서인지 간간히 눈이 남아 있지만 산행에 지장은 없다.
3거리가 나오고 둥그런 의자가 나오고 건너편 왼쪽에는 총무님과 작가님, 우측 봉우리에는 회장님이 서 계시다.
우측으로 가니 정상은 왼쪽이라고...
버벅대며 정상에 올라가니 억새와 철쭉 군락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우리가 갈 삼봉쪽 정자도 보이고 경치가 죽여준다.
20키로 간다는 사람도 팀은 삼거리에서 안오고 홀로 정상에 와 단체 사진 부탁했다.
내심 저 속도로 무슨 20키로는 가나 싶었다.
정상 인증샷 하고 이젠 내리막만 가면 된다고라?
황매산에서 삼봉 가는길은 뽀족한 바위들이 있는 암릉이 있어 제법 살이 떨릴 지경이다.
그래도 우회하긴 아쉬워 삼봉을 넘어가는데 총무님은 선두에서 휘리릭 날아가고 남은 5명이 인증샷 하는데 공작처럼 생긴 잘생긴 소나무가 있어 여기서도 찍고 출발.
삼봉 지나고 봉우리 지나면서 태극기 휘날리는 영화 찍었다는 정자 지나자 마자 합천호가 아주 예쁘게 잘 보이는 장소에서 사진을 찍었고 상봉도 지났다.
이제 부터는 험한 길은 거의 없다고.....
오르막 보다는 덜 헤매지만 후미 헤매는 백성이 미끄러운 길을 버벅대며 가니 삼거리에서 총무님이 귤 까저 하나씩 나누어 준다.
작가님 왈, 요새는 남의거 까주면 안된다고... ㅎㅎㅎ
귤로 원기 보충하고 출발.
할미산성에서 우측은 백제고 좌측은 신라였다는 회장님.
경치는 백제 경치가 더 좋은것 같다.
할미산성 지나고 평지만 있는줄 알았는데 암릉까진 아니어도 바위 사이를 넘고 피하는 길이 또 나온다.
하긴 편안한 길만 있으면 기맥이 아니지......
이정표에서 총무님이 딸기와 꿀차를 주어 마지막 간식 먹고 박덤 지나고 비교적 평탄한 길을 가니 멀리 차 소리가 들리고 큰 길이 나오고 우리 버스를 만났다.
경상도쪽 찜찜하고 시간도 5시도 안됐으니 안양 가 저녁 먹자 했는데 버스가 생초로 안가고 산청 시내로 들어가네?
회장님 산청이면 유명한 곰탕집이 있는데 먹고 가긴 이르지?
그냥 먹고 가요~ 그럼 한갖질것 같네요....
헌데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곰탐이 아니라 참붕어 곰탕?
붕어를 푹 과 뽀얀 국물을 내 거기에 부추, 상추, 깻잎, 들깨가루에 제피까지 넣어 먹는거라고.....
처음 먹어 보는 맛인데 웬지 몸이 무지 좋을것 같아 국물까지 싹 먹어 치웠다.
마침 국물도 7인분만 남았고 밥도 새로 지어 주시고 김치 등 밑반찬도 정말이지 맛있었다.
회장님이 밥값을 또 내셨다. 감고사~
밥 잘 먹고 6시 출발. 9시 경 안양 도착.
코로나도 당나귀는 막을 수 없다.
다들 건강 잘 지키고 셋째주 까멜 참석해 완전체가 되어 만나길....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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