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0산행

조망이 아쉬웠던 황석-거망산 (7/19)

산무수리 2020. 7. 21. 00:00

<칠월령 장마>

유안진


칠칠한 머리채 풀어
목을 놓아 울고 싶구나

뼈가 녹고 살이 흐물도록
이승 너머 저승까지

모질게 매듭진 인연
그만 녹여 풀고 싶구나

 

산행일: 2020.7.19 (일)

코스개관: 유동마을-황석산-북봉 (우화)-뫼재-헬기장-거망산-헬기장-지장골-용추사-용추계곡 주차장 (9:20~17:50)

날씨: 후덥지근하고 가스가 끼어 시계 제로였던 날. 그래도 비가 오지 않아 천만 다행이었음.

멤버: 당나귀 6명

 

진양기맥이 끝났고 기맥 중 거망산 가는길 표시롤 보고 가고 싶었고 그날 귀가길의 멋진 계곡을 보고 기맥 끝나면 황석-거망을 따로 하자고는 했는데 잊고 있었다.

회장님 총기 있게 비슬기맥 하기 전 황석-거망을 한다고 했는데 주말 비 예보가 있다. 그것도 많이....

토욜 만난 동업자 왈 자기가 황석산에서 넘어져 갈비뼈 부러졌다고 내일 비 오면 절대 가지 말라고...

예전 갔던 황석산이 아주 멋졌고 바위가 많아 비 오면 난이도가 팍 올라갈것 같아 좀 염려는 되었지만 회장단에서 어련히 현명한 결정을 내릴까 싶었다.

 

아침 총무님 차를 기다리는데 비가 떨어지기 시작. 

다행히 비는 금산 휴게소에서는 오지 않는다. 남쪽 지방 비 소식도 소강상태인것 같다.

이대로 머물러 주면 좋을텐데....

오늘 신천씨는 집에 우환이 있어 참석 못해 뒷자리가 휑하다.

총무님은 더덕 슬러시에 쿨아대에 수건까지 색깔 깔맞춤으로 선물해 주신다.

물레방아 공원 지나고 유동마을 산행 기점에서 차가 조금 더 올라가주어 이곳에서 쿨아대를 뽐내며 사진찍고 출발.

곧 산길을 만났는데 선두에서 두꺼비를 보았는데 철조망으로 못 넘어간다고 회장님이 돌로 받쳐 넘겨준다.

가족이 철조망 안에 있는건지 밖에 있는건지 이산가족 상봉을 시키는건지 생이별을 시키는 건지......

 

날이 습하고 가스도 끼어 오늘 시계는 안 좋을것 같은 예감. 그래도 비 안 내리는게 어딘가....

계곡과 능선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으로 붙는데 급경사에 길이 별로다.

계속 오르막을 치고 올라가며 여길 왜 왔던가 죽을 맛이다. 선두가 그나마 기다리고 있어 간식도 먹고 잠시 숨 고르기.

비파 잎을 따주며 이 잎으로 차를 마시면 좋다는 회장님. 아는 것도 정말 많다.

 

이 바위를 뛰어 넘어야 한단다. 경사가 있어 쳐박힐것 같아 겨우 뛰었는데 회장님은 긴 기럭지로 그냥 걸어 넘었다던가?

 

바위를 기어 능선에 붙어 쉬려니 춥다. 피서는 제대로 온것 같다.

암릉이 보여 곧 암릉성 길이 나올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계곡길과 만나는 지점. 야생화가 많이 피어있다. 거리는 계곡길이 조금 더 긴것 같다. 이쪽 길도 그닥 좋지는 않다고.....

 

조금 더 진행을 하니 멋진 암릉이 나오는데 저마다의 편한한 포즈로 쉬고 있다.

총무님이 더덕슬러시를 하나 더 주어 원기 회복 하기. 

날은 비가 오나 싶게 나무에 맺힌 이슬이 간간히 떨어지지만 다행히 비는 오지 않는다.

 

정상이 멀지 않은것 같은데 내리막으로 길이 이어진다.

이건 뭐지? 정상 가는거 맞나 싶은데 예전 기억보다 허술한 황석산성이 있는데 무너진건지 새로 보수중인지 아무튼 어수선 하다. 정상에 가까워 지니 다른 팀들도 더러 보인다.

총무님이 산성에 올라가 왜 올라가나 했더니 우리가 진행할 방향이 아니라 일부러 올라간건데 그걸 몰랐다.

정상 가는 길은 예전보다는 정비를 해 놓았다는데 뭔가 2% 부족한 계단에 습기를 머금은 바위라 조심조심 올라가 한 사림이 있어 단체 사진을 부탁해 찍었다.

조망이 좋다면 정말 멋질텐데 오늘은 조망은 안 보여줄것 같다.

시간도 12시가 다 되 점심을 먹어야 할것 같다.

 

조심조심 내려와 조금 진행하니 황석산성이 보여 산성 위에서 자리를 펴고 점심 먹기.

윤호씨가 맥주를 3캔이나 들고 왔는데 신천씨가 없어 맥주가 남는단다. 

 

점심 먹은 자리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트랭글이 운다. 북봉 이라는데 원래 북봉은 험로라 폐쇄된것 같다.

북봉을 우회 (좌회라고) 해 거망산을 향해 출발.

 

거망산 가는 길 밧줄도 잡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길이 산죽도 베어내고 정비가 아주 잘 되 있다.

뫼재 근처에서 우리를 추월하는 팀을 만났는데 '좋은 사람들' 인것 같다. 이들은 뫼재에서 하산한다는데 하산길이 2군데 인것 같다.

 

거망산 정상이 1키로 남았다는 표지기에서 쉬는데 조망은 영 보여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거리도 얼마 안 남아 곧 나타날것 같았는데 영 나타나지 않고 기운은 빠진다.

총무님이 오늘도 정제 포도당 소금을 한알씩 나누어 준다. 지난번도 이걸 먹고 나니 웬지 기운이 나는것 같았다.

회장님은 계속 산삼 타령을 하신다. ㅎㅎㅎ

 

드디어 헬기장이 나왔다. 여기서 정상은 멀지 않다고...

헬기장에서 샘도 가까워 야영하기 좋은데 여기도 진드기가 많을 거라고 한다.

우린 정상 갔다 다시 백 해 계곡으로 하산 한다고. 물을 몇번 건널 거라고....

 

생각보다 멀게 정상이 있었다. 정상석은 소박한 정상석에 중국집이 생각하는 시뻘건 정상석 2개나 있다.

여기서 사진도 찍고 간식도 치즈떡에 체리까지 먹고 출발.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인줄.....

 

초장 약간 급경사고 능선에 비해 길 정비는 덜 되있는것 같긴 했지만 아주 나쁘지는 않았다.

드디어 물을 만나 이곳에서 쿨아대를 적시고 손도 씻었다. 이것도 계곡이라고....

 

조금 더 내려가니 물소리가 커지면서 계곡도 물이 많이 흐르고 폭포성 계곡이 나와 잠시 적셔보고 가기.

날은 비만 안오지 아주 습하고 해질녘 같이 컴컴하기까지 하다.

 

계곡에 물이 많아 보기엔 좋고 시원한데 물이 불어 간간히 건너기 힘든 구간이 나오고 몇번 계곡을 가로 질러야 한다.

다리 짧고 겁 많은 백성은 힘들다.

중간 폭포를 하나 만났고 조금 더 내려오니 도저히 그냥 보고 갈 수 없는 폭포를 만나 여기서는 발도 닦고 세수도 하고 작가님은 머리까지 감으신다. 이 찬물에.....

 

개운하게 씻고 내려오는데 오른쪽 발바닥은 족저근막염으로 열이 나고 아프다.

이젠 계곡 그만 건너고 싶다하니 용추폭포가 어느쪽에 있는지 모른다더니 과연 다 내려오고 길 건너 차도 다니는데 물이 불어 계곡을 건널 수 없다.

다리 긴 회장님과 몸 가벼운 작가님은 신발 벗지 않고 무사히 건넜지만 나머지 백성들은 신발 벗고 나와 윤호씨는 양말믄 신은 채 건너는데 착한 윤호씨가 내 신발까지 들어다 주어 무사히 스틱 집고 물을 건넜다. 휴~

 

찻길을 따라 내려오다 용추사 이정표가 보이고 다리를 건너면 절인것 같아.

여기 다리 있는거 알았으면 여기까지 내려올걸 하며 회장님 웃긴다.

용추사는 제법 컸고 여기서 포장도로 따라 내려가니 주차장이 나오고 용추폭포가 수량이 불어 정말이지 용이 올라갈것만 같이 우렁차게 흐른다.

막상 내려가보니 위에서 보는것 보다는 위용이 작지만 물소리 만큼은 정말이지 장관이다.

여기서 개인, 단체 사진 찍고 일주문 주차장에서 우리 차를 만나 옷 갈아입고 출발~

 

고속도로 타기 전 안의에서 갈비찜으로 배부르게 먹고 (회장님이 쏘셨다) 오늘 주립대 장학생이 부족해 작가님도 주립대 반열에 들었다고 웃겼다.

맨 뒷자리에 총무님이 누워 보더니 세상 편하다고 길게 누워 가는데 7시20분경 출발해 휴게소에서 기름 넣고 10시10분 농수산시장 도착. 너무 빨리 도착해 정말이지 깜짝 놀랄 정도.....

차가 너무 속도를 내 잠도 못잤다고 총무님 웃긴다. 

8월 첫주는 총무님 댁 제사로 비슬기맥은 3주부터 하기로 했고 나머지 멤버만 번개 산행을 하기로....

이덕 저덕에 오늘도 행복한 산행을 했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