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 양전형
내게 우산 같은 아내가
아침화를 냈다
어젯밤 늦은 건
벌레 먹은 하현달이 슬퍼서
떨어진 달빛 부스러기가 서러워서
자작 술에 시간을 타서 마신 탓인데
아내여, 오늘 날씨는
기압골 영향으로 후텁지근하겠고
안개에 가려 한라산이 잘 보이지 않겠으며
바람이 약간 세고
탑동바다 물결이 높게 일겠음
밤에는 소나기가 왔다갔다 하겠으니
우산을 안 가진 사람은 일찍 귀가하는 게 좋겠음
산행일: 2020.08.16 (일)
코스개관: 숙재-사룡산-밤재-구룡산-질매재 (10:10~16:40)
날씨: 모처럼 맑고 더운 날씨로 적응이 힘들었음
멤버: 당나귀 8명
금욜 경란씨 전화, 뭐하고 지내냐고? 산에 다니고 있다고...
토욜 산에 가는데 올래? 온다고 해 관악산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밤새 비가 많이 내려 서울에서 오는 언니들 오지 말라 연락하고 둘이라고 가려고 나섰는데 문자. 어제 제사로 늦게 일어나 못 온다고....
나선 김에 모처럼 관악산을 가기로 했는데 등산로 입구에서 막고 못가게 한다.
아쉬운대로 모락산에 간다고 경란씨에게 연락하니 정상에서 만나자고....
계대에서 올라가 중간 소나기 한번 맞고 정상 전 정자에서 경란씨 만나 커피와 빵 먹고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일부터 새로운 기맥을 시작하니 와봐. 여기 저기 불특정 다수가 다니는 산악회 다니는거 별로 아니야?
월욜 쉰다고 일단 온단다.
고천 방향으로 하산해 단골 빵집 레자미에 들려 빵 사고 집으로~
아침 6시가 됐는데 안온다. 전화 하니 5분 늦는다더니 곧 도착.
차 타고 잤고 자는 새 낙동강 의성 휴게소에 서서 아침 멤버들은 아침을 먹고 휴게소를 둘러보니 의성이 컬링 동네인지 컬링에 의성 마늘에 곰까지? 웅녀? 다시 자고 고속도로 나와 산을 거의 차로 올라온 길은 우리가 낙동 정맥에서 왔던 동네인데 오늘은 그때 걸었던 길까지 차로 데려다 준다.
주차장에 차 대고 인증샷 하고 잠시 우왕좌왕 하다 생식마을을 지나 전에도 갔다는 사룡산을 찍는다고 한다.
생식마을은 예전에 왔을땐 사람 인기척이 있었는데 이제는 완전 폐가가 되어 있었다.
총무님이 앞에서 덩굴을 헤치고 올라가니 낙동정맥, 비슬기맥 (밀양에서 끝나 밀양기맥이라고 한다고...) 분기점 표지석이 있어 이곳에서 인증샷 하고 총 13구간으로 나눈 비슬기맥 출발.
분기점에서 내리막성 길을 얼마 안 가 나타난 사룡산. 2인 한팀이 자기네는 낙동정맥 중이라고 우리에게 정맥 소개를 하려고 한다. 이미 마친 사람들에게....
사룡산은 낙동정맥 구간 아니라고 바로잡아 주고 여기서 인증샷 하고 총무님표 올 해 마지막 슬러시라는 더덕 슬러쉬를 한병씩 받고 반쯤 녹아 시원할때 마시고 출발.
날이 더운지라 쉴 수 있을때 쉬고 물 마시고 간식 먹고 가는데 산길도 비교적 좋은 편이다.
오전 산행이 3.6 키로 정도인지라 시간이 너무 이르다고 잠시 봉우리에 올라가 놀다 계단을 내려가니 밤재.
산행 출발 지점은 경주였고 사룡산은 영천인데 점심 먹는 장소는 청도?
정자에서 점심을 펼쳐 놓으니 경란씨가 와 반찬이 많아졌는데 신천씨가 홍어무침에 막걸리까지 들고 와 반찬이 남아 돈다. 홍어 가져온다고 미리 말을 하지~ 아무튼 풍성에서 점심을 먹고 냉커피도 타서 나누어 마시고 햇볕 속으로 용감하게 출발.
날은 덥고 배가 부르니 진행하기 더 힘들다. 그래도 오늘 폭염이라는데 산길은 간간히 바람도 불어 주고 그늘에서는 훨씬 시원하니 더우나 추우나 산에 오는게 좋다.
점심에 먹은 막걸리 때문인지 신천씨는 쉴 때마다 아예 돗자리를 깔고 누워 우리를 웃긴다. 회장님은 땀 때문에 안경 떨어진걸 모를 정도다. 그래도 바로 생각 나 첫번 째는 무사히 안경을 찾았다.
밤재에서 구룡산이 3키로라는데 거의 바닥을 친 다음 다시 올라가야 한단다.
과연 길을 만났고 완전 땡볕이다.
다행히 다시 숲길로 들어섰고 정상 가는 길 부처바위까지 보여준다.
정상과 무지터 갈림길에서 무지터는 용 9 마리가 승천한 곳이라 꼭 가봐야 한다고 해 무지터에 가보니 절터로 아주 좋아 보이고 야영 하기도 좋을것 같은데 제법 큰 웅덩이에서 시원한 물이 나오고 있다. 여기서 찬물로 손도 씻고 여기서 정상을 향해 출발.
무지터에서 정상 가는 길은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는 않아 총무님 가위손의 도움을 받고 올라오니 정상에는 뜬금없이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그것도 땡볕에....
다행히 한쪽에는 그늘이 있어 이곳에 다리 뻗고 앉아 충분히 쉬고 마지막 간식이 나오는데 너무 많아 먹다 먹다 남겼다.
오늘 우리 버스가 오페라가 나갔다나? 그래서 속력도 잘 안나고 소음이 씨그럽다고 한다. 밤재에서 서비스를 불렀는데 고쳤나 전화를 해보니 오늘 못 고쳤다고.....
구룡산에서 하산 하면 되 길이 쉬울줄 알았다. 이정표는 새로 만들어 아주 깔끔하다. 갈림길이 나왔는데 성당 산악회 표지를 보고 하산한단다. 성당 다니는 사람은 거짓말을 안한다나?
여기는 또 경산 관내인가 보다.
다시 길을 만났는데 여기서 찻길 따라 내려가면 우리 버스를 만날 수 있다는데 땡볕 보다는 산길이 나은지라 산길로 간다고 해 곧 끝날 줄 알았다.
헌데 하나 올라가니 뜬끔없이 구룡산 이정표가 또 하나 나오고 하나 올라가면 또 나오고 하나 올라가면 또 나온다. 하긴 이렇게 쉽게 끝나면 기매이 아니지 싶다.
갑자기 트인 곳이 나오고 십자가가 있다. 여기가 이 동네 성지순례로 만들어 놓은것 같다.
회장님이 성지 십자가에 새겨진 문구를 읽으면 두 여인은 아멘을 해 잠시 성지순례 분위기까지 맛보고 그래도 우린 성지순례 팀이 아닌지라 갈림길에서 직진하는데 길은 영 끝날 기미가 없다. 몇몇은 물도 다 떨어진것 같다.
설상가상 회장님이 안경을 또 잃어 버리셨다고 네 남자가 안경 찾으러 간다고 되돌아 가고 (구룡산 정상에서 안경을 쓰고 있었는지 사진으로 확인해 달라는 전화도 받고) 미녀 3총사 먼저 하산을 했고 어제 잠 설치셨다는 작가님이 조금 뒤에 하산 하셨고 한참만에 안경 원정대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경란씨 왈, 인연이 다 한 거라고 새로 맞추시라고.....
안경은 안경이고 고속도로 진입 전 저녁을 먹기로 해 여기 저기 돌다 경산ic 근처 골프장 근처 맛집을 생각해 낸 회장님. 수복식당이라는 식당은 잘 찾았는데 요즘 대구 먹으면 안된다는 작가님.
그래서 아구찜을 시켜 배부르게 아주 잘 먹었다. 신천씨가 모친상 감사로 저녁을 쏜다고 맥주 한병씩 포장해 가자고 총무님이 웃긴다. ㅎㅎㅎㅎ
시간이 늦어져 7시 20분 다 되 출발해 다행히 4시간 이내 평촌 도착.
실질적인 혹서기 산행으로 땀도 많이 흘리고 힘들었지만 함께 해 행복한 고생길이었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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