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목필균
태풍이 쓸고 간 산야에
무너지게 신열이 오른다
모래알로 씹히는 바람을 맞으며
쓴 알약 같은 햇살을 삼킨다
그래, 이래야 계절이 바뀌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한 계절이 가는데
온몸 열꽃 피는 몸살기가 없을까
날마다
짧아지는 해 따라
바삭바삭 하루가 말라간다
산행일: 2020.9.6 (일)
코스개관: 산정호수-비선폭포-등룡폭포-팔각정-삼각봉-갈림길-명성산-갈림길-약사령-각흘산-도평3리 (10:00~17:30)
날씨: 비가 올듯 하다 전반적으로 흐린 날씨였고 산행 끝날 즈음 비가 내리다...
멤버: 당나귀 7명
3주 만에 하는 9월 산행.
비슬지맥 2구간을 가야 하는데 경상도쪽 태풍 예보로 명성산으로 장소를 변경했고 차량 2대로 간다는 문자.
덕분에 출발 시간도 1시간 늦어졌다고....
아침 총무님 차를 타니 까멜이 결석이다. 농수산시장에서 신천씨 차에 5명이 탔는데 홍일점이라고 앞자리에 앉으라고..
조수석에 앉아 잠만 자다 회장님팀 만나는 양평해장국집에서 아침을 먹고 차를 출발 지점과 끝난 지점에 대기로 했는데 이동 갈비집 중 차량 운행을 하는 집이 있다고 이 차를 이용하자는 회장님.
일단 수북정이라는 갈비집에 우리 차 2대를 대고 갈비집 차로 산정호수 입구까지 타고 와 출발.
한참 전에 왔던 명성산은 억새밭과 명성산 정상석만 생각나는데 그렇게 멀지 않았다고 기억.
허나 우리가 가는 코스는 폭포를 보는 코스로 팔각정까지 가는 길이 멀다.
초장 비선폭포에는 개 2마리가 헤엄을 치고 멀게 느껴진 등룡폭포는 생각보다 멋진 2단 폭포.
실제 이 폭포는 수량이 많지 않을때 이렇게까지 멋있진 않다는데 요즘 내린 비 덕분에 폭포가 제법 멋지다.
부지런한 백성은 아래 내려가 사진찍고 출발.
등룡폭포에서 팔각정까지 가는 길. 기억보다 아주 멀게 느껴진다. 이 코스로 올라오긴 한건가 의심스럽다.
명성산 억새가 유명하지만 아직 철이 이른지라 기대도 안했는데 막상 억새 군락지에 올라오니 생각보다 억새가 피어있고 데크를 깔아놓고 정비를 해 놓아 정돈된게 보기 좋고 억새도 보호할 수 있는것 같다.
일요일인데도 코로나인지 태풍 때문인지 사람들도 많지 않고 한갖지고 좋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야영을 하고 내려오는것 같다. 올라가보니 여기 저기 데크도 설치되어 있고 궁예 약수터도 바로 위라 야영하긴 아주 좋은곳 같다.
우리도 여기서 이런 저런 사진 찍고 삼각형으로 돌아 팔각정으로 가기로....
팔각정 가기 바로 전 궁예약수는 식수부적합으로 나와있다.
여기서 팔각정 올라가 사진 찍고 가짜 명성산 정상석도 보인다. 바람이 부니 추워 빨리 올라가야 겠다.
팔각정에서 명성산은 정말이지 기억보다 아주아주 멀었고 길도 올라가나 하면 내려가고 다시 올라가고를 몇번 했는데도 정상은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정상 가는 길이 조망이 좋은 곳이 많아 어디를 봐도 그림이 되 덜 힘들긴 하다. 날도 시원해 가을 산행을 제대로 하는것 같다.
정상 가기 전 이미 12시가 훨씬 지나 점심을 먹고 출발.
정상으로 가는 도중 경기도에서 강원도로 도계가 바뀐다. 바로 앞 봉우리인줄 안 삼각봉도 한참 만에 나타났고 여기서 명성산 정상도 생각보다 멀었고 길도 아주 평탄하진 않다.
드디어 정상을 만났고 여기서 좌측으로 가면 궁예봉이라는데 이 봉우리가 멀리서 봐도 심상치 않다. 여기서 잘못 내려가면 군부대로 내려가면 조사 받는단다. 여길 들렸다 가자는데 시간이 별로 없다고 도로 백해 산안고개 갈림길 지났고 삼각봉 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가면 각흘봉으로 가는 길이라고....
여긴 포 사격 하는 곳이라 평일에는 통행이 자유롭지 않다던가?
이쪽은 언뜻 보기에는 황량하고 나무 계단이 있어 별 기대가 없었는데 막상 와보니 큰나무가 자라지 못하도록 2년에 한번씩 불을 낸다는데 그 덕에 이쪽 취나물이 유명하고 시계를 가리는게 없으니 조망이 아주 좋다.
야생화와 멀리 산겹살이 어우러지는 경치는 아주 그만이고 업다운도 심하지 않아 아주 좋았다.
용화저수지 갈림길에 벤치가 있어 여기가 약사령인줄 알았더니 약사령은 1키로 더 가야 한다고.....
1키로 남짓이고 길도 순해 금방 나올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길었고 산세도 아주 순하진 않았다.
아무튼 무사히 약사령에 와서 각흘봉까지 3.1키로만 가면 된다고 해 이젠 거의 다 왔나 했다.
각흘봉 올라가는 길 초장 올려치는데 계속 오르막이고 시계도 없고 바람도 없고 그야말로 땀 쭉 흘리며 겨우겨우 봉우리 하나 치고 올라갔는데 영락없는 여름산행이다. ㅎㅎㅎ
오늘 시원해 물이 안 먹힐줄 알았는데 은근히 힘이 든다.
큰 오르막은 일단 쳤고 작은 오르막 2개만 더 치면 된다고 해 얼마 안 남은줄.....
초장 오르막보다는 길은 좀 나아졌지만 각흘봉 정상은 멀기만 하다.
갑자기 눈 앞에 기나긴 철조망이 보이는데 군부대 시설이라 한게 아니라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경기도에 못오게 쳐놓은 거라고....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정표에 각흘산 정상 350m라는데 믿을 수 없다.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는데....
거의 2키로로 느껴지는 350m.
암릉도 오르고 밧줄도 잡고 기운도 빠지는데 아무튼 무사히 정상에 도착하니 진작에 도착한 총무님은 춥다고 잠바까지 꺼내 입었다.
정상 사진 찍고 마지막 간식 먹고 철조망 끼고 하산하기.
철조망에 문을 다시 열고 나가 하산지점까지 2키로가 훨씬 넘는데 그나마 각흘봉 정상 가는길 보다는 순하지만 이 길도 결코 짧지 않았고 빠르게 걸으려니 다리에 불이 난다.
아무튼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어 드디서 하산 지점에 도착. 여기도 문이 달려있다.
오랫만에 온 장미인은 어제 관악산도 다녀왔다는데 산행 실력이 일취월장 해 뒤에서 밀어 부쳐 나도 힘이 들었다.
버스가 시간 맞춰 와 기다리지 않고 바로 갈비집에 가 세수하고 발도 닦고 이동갈비 먹기.
이 큰 식당에 손님이 별로 없다.
오늘 주립대 장학생들이 차를 가져 와 오늘 주당은 윤호씨와 장미인. 맥주 3병이 충분하다. 헐~
회장님이 통크게 쏴 배부르게 갈비를 뜯었고 된장찌개에 공기밥으로 마무리까지 하고 비가 내리는 길을 7:20 출발해 2시간 만에 평촌 도착.
회장단 계획에 신천씨 운전봉사로 비도 맞지 않았고 명성산의 명성을 재확인 했고 처음 가본 각흘산까지 가서 행복한 하루였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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