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 여태천
그러니까 월요일에서 월요일 사이에
우리는 수많은 나날을 가지고 있었지
나는 어떤 요일에도 정을 준 적이 없었지만
요일을 규정하고 있는 저 해와 달의 세계에서
방출된 지 오래된
별 하나의 꿈과 별 하나의 사랑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사람들은
붉은색 버스를 탔고
나는 늘 녹색 버스를 고집했네
환승이 안 되는 마을버스를 타고
월요일을 향해
그곳이 멀게 느껴지는 건 구름 탓이 아니었네
골목의 구멍가게에서도
소란한 은행에서도
모든 소식을 들을 수 있었지, 하지만
나는 늘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했네
짝수 날에는 녹색 버스를 타고
홀수 날에는 그냥 걷기로 했지
아침에 들은 노래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낙엽이 떨어지는 목요일에는 멜로디를 흥얼거려도
차가운 내용은 입 안에서만 맴돌았네
전생을 홀랑 태워먹고도
자정이 넘도록 돌아다녔던
월요일에서 월요일 사이에
수요일은 눈부시게 흘렀다네
산행일: 2020.11.15. (일)
코스개관: 우록재-밤티재-우미산-지봉-청산-통점령-범바위등-590.5봉-신뱅이산-윙계재-조리봉-헐티재 (10:00~16:10)
날씨: 한낮은 여름처럼 더웠던 11월
멤버: 당나귀 7명
지난번 산행에서 기사님이 꼬불거리는 산길에 차를 올려주어 어프로치를 하지 않아도 됐다. 오늘은 한번 해 봐 더 쉽다는 총무님. 그덕에 산 중턱에서 산행을 시작하게 됐다. 산행의 반은 기사님 덕이라고...
정자 앞 나무가 모과나무인데 아직 모과가 남아있다. 윤호씨 어느새 뛰어 올라가 모과 10여개를 따 하나씩 들고 모처럼 다같이 사진 찍기.
오늘 산길이 임도성 길이다. 초장에 길이 너무 좋아 불안할 지경이다. 헌데 계속 길이 편안하다 못해 임도가 나오고 차도 한대 있다. 헐~
여기 오는 길 후미 담당 두 청춘은 알바까지 하고 왔다고....
시간은 11시 밖에 안됐는데 배가 너무 고프다 하니 여기서 차를 마시고 가기로. 내 간식인 빵과 함께 더덕차를 한바가지 마시고 나니 허기가 달래진다. 오늘 총무님이 배뚱뚱한 컵에 이름까지 새겨 하나씩 나누어 준다.
왜? 오늘부터 종이컵 안쓰기로 했기에... 전에 받은것도 잘 쓰고 있는데 좀 작은것 같다나?
윤호씨 오늘 날씨가 포근해 맥주를 가지고 왔다고 맥주 마시면 되겠단다. ㅎㅎㅎ
오늘 산길이 짧아 기맥길에서 벗어나지만 우미산을 찍고 가자고 한다. 지도에서 보면 제법 긴데 다들 오케 해 올라가는데 역시나 생각보다 멀었고 생각보다 높았다.
인증샷 하고 도로 백하다 기맥길 이어지는 곳으로 내려오는데 완전 급경사라 겨우겨우 내려왔다.
우미산 찍고 연리지 나무도 보고 올라가니 트랭글이 우는데 정상석은 없다. 대신 준희가 아닌 희준 표지기가 보인다. 이 표지기를 만나면 이 길이 맞다 안심이 된다. 준희는 최남준 (47년생)은 국제신문 2대 대장이었는데 부인과 사별한 후 준희 표지판을 붙였다고 한다. 여기가 지도에는 지봉으로 표시되어 있다. 이젠 오늘 제일 높은 청산을 향해 출발.
청산 가는 길은 염려보다는 길이 험하지는 않았다. 철탑 지나고 올라가는데 억새가 제 철에 왔으면 장관이었을 것 같다.
정상석이 보이고 한 팀이 방 빼주고 내려가고 우리는 햇살 따뜻한 정상석을 독차지 하고 둘러 앉아 까멜표 김장 걷절이와 배추쌈으로 행복한 점심을 먹었다. 앞에 보이는 산이 비슬산이냐고 하니 택도 없다는 회장님.
청산에서 내려오는 길도 순하고 왼쪽으로 가면 헐티재 방향인데 직진에 전망대가 200m 라는데 20m 올라가니 정자가 나오고 방 빼주던 팀을 다시 만났다. 비슬산은 왼쪽으로 보이는 거라고.
다시 백해 범바위등 가는 길 트랭글이 운다. 통점령이라고.....
헌데 여기 경치가 장난이 아니다. 낙엽송에 억새가 어울어지고 길은 임도성 길로 그냥 갈 수 없는 경치.
사진 찍고 조금 올라가니 넓은 억새가 펼쳐진다. 우와~
좌측으로 비슬산이 보이고 우측은 최정산 목장 표지가 보이는데 사람 이름이 아니고 산 이름이라고.... 정상에서 만난 사람들 말로는 그쪽에 가면 산에 카페가 있다고. 의자에 대한 예의로 앉아 회장님 기다리기.
범바위등은 어딘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신뱅이산 가는 길은 업다운이 제법 있는데다 낙엽이 쌓여 있어 내가 한번 땅 사고 의리 있게 회장님도 사 둘이 공동 투자 하기로.
낙엽은 미끄럽기만 한게 아니라 시끄럽기까지 한데 잎이 큰 참나무가 특히 더 시끄럽다. 이걸 알고 그루몽이 시를 썼으려나 하며 웃었다.
회장님이 앞에 가면서 낙엽도 쓸어주고 속도를 늦춰주어 뒤쫓아 가는데 훨씬 마음이 편하다.
총무님표 더덕차를 한번 더 한가득 먹었다. 뭐라도 먹고 힘내보려고.....
범바위등부터는 최정산 누리길이라는데 둘레길 치고는 완만하지만 긴 오르막이라 은근 힘이 빠지는데 중간 한번 끊고 쉬었다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조리봉까지 가는데 급경사 길을 올려치고 내려치고 하고 겨우겨우 도착. 작가님은 안쉬고 올라와 우리가 낑낑 대고 올라오는 모습 촬영.
오늘 간식이 남아 떡을 치는데 총무님 배는 갈증나니 얼른 먹기. 그리고 헐티재를 향해 출발.
헐티재까지는 1키로인데 길이 아주 가파르진 않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길었고 기운이 빠져 무사히 하산하니 정말이지 기뻤다. 길 건너는 청도라는데 청도 산불감시원과 회장님의 대화의 광장. 헐티재는 헐떡대며 올라와 지어진 이름이라나?
원래 다음 구간은 비슬산인데 까멜이 가족여행을 가 결석한다고 해 이 구간을 빼놓았다 5월 첫주 참꽃 피었을때 오기로 했고 나머지 비슬기맥을 하고 나서는 팔공기맥을 한다고.....
저녁 먹기엔 조금 이르지만 그래고 먹고 가기로 해 회장님 청춘시절부터 돈 있는날 영양 보충 했다는 국일 따로국밥집을 향해 가는데 차가 밀린다. 대구 시내에 있는 식당에서 국밥 한그릇 후딱 먹고 (매워서 총무님은 밥 말아 물 마셔가며 드심) 신천씨가 밥 먹다말고 다른 사람 계산 할까봐 부리나케 계산을 한다. ㅎㅎ 국밥이라 먹는 시간도 절약되어 빨리 먹었다. 6시 출발해 칠곡 휴게소 잠시 쉬었다 달려 9시 40분 경 평촌 도착. 걸리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것 같다고....
오늘도 힘은 들었지만 무사히 한구간 잘 마쳐 행복하다. 감고사~
-사진, 동영상 추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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