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외.../2021일기

남산 걷기 (1/14)

산무수리 2021. 1. 14. 17:50

<빙판길>

 

                    윤성택

       
오후에 내린 눈은 누군가에게
첫길을 내준 뒤 단단히 얼었다
신발자국은 토기 속 빗살무늬 같다
뒤뚱뒤뚱 걷다가 그만
털썩 손을 짚는다 번들거리는
빙판은 저릿하리만치 단숨에
손금을 읽어낸다, 창피하다
나는 뒤늦게 흰 눈을 밟고 나갔다가
검은 밑창으로 되돌아온 것이다
빙판이 미끄러운 것은 첫발자국의
내력을 잊지 않기 위해서다
       
허둥지둥 일어나 바지에 묻은
발자국을 털어낸다 함부로
지나쳤던 길이 이 길만 같아
자꾸만 한쪽이 아프다
얼마나 뒤돌아봐야 할까
가던 길을 더듬어와 떨어뜨린
열쇠를 훑는다 어느새 눈은
휘몰아쳐 내리고, 희미하게 잠긴
어둠은 불빛으로 하나둘 열린다
새로운 유물이 출토되는 빙판 속
발자국이 성큼성큼 걸어나온다

 

겨울산행이 부담스럽다는 하늘을 위한 걷기.

오랫만에 남산을 걷기로...

출근시간 피해 10:30 서울역 1번 출구에서 만나 서울로를 지나 회현에서 남산 올라가기.

남산에 근무했던 하늘은 이쪽은 처음인것 같다고...

어제 날씨에 눈이 많이 녹긴 했지만 군데 군데 빙판도 있어 빙판 피해 올라가 서울시연구정보원 지나 남산 봉수대 찍고 순환로 걸어 내려왔다 다시 순환로 돌다 장충단공원으로 하산.

역 근처 수요미식회 맛집이라는데 들어갔는데 냉면이 짜다. 뭐가 미식이라는건지.....

장공주는 아웃하고 셋이 종로 장비점 들려 하나씩 사고 치고 차를 못마셔 서운하다고 광장시장에서 팥죽으로 마무리하고 하늘은 마약김밥, 리사는 순희네 빈대떡까지 선물로 사준다.

몸과 마음의 양식으로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