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나름 불암산 종주? (3/13)

산무수리 2021. 3. 13. 19:47

<이토록 이쁜 핑계> 


                김하인 


이밤, 바람과 풀이 동침하느라 들판이 저리도 몸살입니다. 
사랑한다는 게 저토록 부산스러운 걸 보면 서로 떨어졌을 때 생겨나는 그리움은 적막강산일 것입니다. 
저는 마당처럼 펼쳐진 들판이 밤 새워 들썩거리는 소리에 혼자 뒤척이다가 새벽녘에서야 눈가 이슬 맺고는 잠들었습니다. 
하룻밤 사이 들판이 달라져 보였습니다. 바람과 풀이 낳은 푸른빛이 온 들녘 휩쓸고 산기슭으로 기어오르며 강과 하늘까지 퍼져 오르는 아침을 보았습니다. 
들판의 사랑은 저토록 근육과 살결 싱싱한 아름다운 점령군입니다. 
아무래도 당신 생각이어야 푸르러지는 전 지난 겨울 못다 싸운 그리움이 빨갛게 꽃필 수 있도록 그대 만나러 가야겠습니다. 
핑계가 이토록 이쁘다면 당신도 어쩌진 못할 겁니다.

 

 

코스개관: 상계역 1번 출구-삿갓봉근린공원-중계주공2단지-불암산 힐링타운-둘레길 전망대-천병약수터-능선길 (학도암장)-헬기장(봉화대, 불암산성)-깔닥고개-거북바위-정상-다람쥐광장-석장봉-덕릉고개-둘레길-당고개역 (10:00~14:40)

 

넘버4는 3월부터 토욜마다 공부하러 다녀 휴학계를 낸 상태. 지난주 내 사정으로 한주 쉬었고 그동안 산에 많이 빠진 하늘이 오늘 올 수 있으려나 염려도 되고 코스는 어디를 잡아야 하는지 고민하다 불암산 못 간 사람도 있고 지난번 안 간 코스로 가고 싶어 지도를 들여다보고 고민하다 학도암 방향으로 올라가 정상 찍고 덕릉고개로 하산하기로 했다.

하늘이 둘레길 간다는 말에 속아 오긴 왔다. 헌데 정암사 방향은 최근 가봤는데 학도암 방향 길을 헤매다 다른팀 쫓아 가니 그팀도 역시나 잘 아는것 같진 않다. 아무튼 넘의 아파트 지나니 둘레길 입구가 나오는데 양쪽인데 우측으로 올라가야 정상 방향인것 같다. 인증샷 하고 출발.

 

초장은 둘레길이니 당연히 데크길이고 좋았다. 데크길과 등산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천천히 가기로 약속하고 거리가 3키로에 속아 험하지 않은 계단길을 올라갔다. 올라가다 데크에서 쉬면서 하늘 짐도 줄일겸 고구마를 먹었다. 헌데 하늘은 요즘 위 상태가 안좋아 아무거나 못 먹는데 에인절고는 GM 다이어트중이라고 역시나 음식을 가려 먹는단다. 

하늘 짐 줄이고 올라가다 천병 약수터에서 계곡길과 능선길 갈림길이 나온다. 능선길로 올라갔다.

헌데 쇠난간 구간이 나온다. 여기 우측이 크라이밍 하는 곳인데 여기가 학도암장인것 같다. 줄잡고 올라가니 예전에 영신바위 지나 올라갔던 해골바위인것 같다. 그 해골 맞는것 같다. 

불암산성 공사중 설치물이 보이고 나중 지도 확인하니 여기가 봉화대고 해맞이 명소라고 되어 있다. 여기서 불암산 정상은 정말 멀어 보여 내심 걱정을 했다.

12시다. 일단 쉬면서 리사 짐 줄일겸 샌드위치와 커피 마시기. 하늘은 그림의 샌드위치다. 나중에 속 나으면 꼭 먹을거란다. 정말 맛좋은 샌드위치였다. 에인절고도 자기 짐 무겁다며 딸기를 꺼냈는데 생각보다 양은 많지 않다. 역시나 다이어트로 기운이 딸려 힘든것 같다고....

 

일단 속을 채웠고 정상 가는길은 가다 보니 거북바위가 보인다. 여기서부터는 기억이 확실해 난다. 여긴 계단길이니 힘은 들어도 무섭지는 않은곳. 하늘 컨디션에 맞게 짧게 쉬며 무사히 정상을 찍었다. 역시나 정상 주변에는 사방에서 모인 사람들로 복잡하다. 정상 사진 얼른 찍고 다람쥐 광장으로 내려와 평상에 자리를 잡았다.

하늘 힘든지 평상에 눕는다. 먹지도 못하는 참외를 배 위에 올려놓고 (가운데 누워있는지라....) 넷이 손가락 장갑을 끼고 (이런 아이템 있는줄 처음 알았다) 철없는 참외를 먹었다. 여기서부터 길은 순해 좋단다. 초장에 개고생을 시켜 놓으니 평탄하면 좋단다. ㅎㅎㅎ

덕릉고개 방향은 크게 험한곳은 없고 데크 계단도 있고 불암산 치고는 순하다. 드디어 덕릉 생태통로를 만났다. 여기서 넘어가면 수락산이라도 하니 펄쩍 뛴다. 여기서 화랑대 방향 둘레길 표지가 있어 이 길을 따라 가다 중간 중간 쉬면서 당고개역 갈림길 표지를 보고 무사히 하산.

두 여인이 두부는 먹을 수 있다고 해 두부집을 찾았으나 안 보인다. 그냥 굶고 가자니 너무 아쉬워 콩나물해장국집에서 두 여인은 2인분을 먹을 수 있는 아이템을 골라서 먹고 (두 테이블에 나누어 모르는체 하며) 이디야 커피숍에서도 두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차를 마시는데 장공주가 휴대폰 주머니 샘플이라며 스웨덴 자수 수를 놓은 아이템을 들고 오셨다. 놀라워라. 다양한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모이니 소망을 말하면 이루어지는 놀라운 체험. 다음엔 다른 샘플을 들고 오신다고....

하늘은 이상이 생기면 1시간 안에 나타난다는데 헤어질때 까지는 괜찮았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고 에인절고도 빨리 다이어트 끝내길....

오늘 먼데로 왔다고 다음엔 우리집 가까운 쪽으로 온단다. 그래서 인덕원역에서 만나 청계산 가기로. 감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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