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의상능선 완주하기 (북한산, 4/10)

산무수리 2021. 4. 10. 22:07

<비스듬히>

 

최정례

 
복숭아나무 똑바로 서 있는 거 못 봤다
꼭 비스듬히 서 있다
길가에서 길 안쪽으로 쓰러지는 척
구릉 아래쪽으로 기울어
몸 가누지 못하는 척

허공에 진분홍 풀어
지나가는 사람 걸어 넘어뜨리려고

안 속는다, 안 속아

몸은 이쪽에 머리는 저쪽에 풀어 두고
왜 서 있나
비틀비틀 무슨 생각하며 걸어 왔나

도화
길 밖으로 꽃잎 다 흘리고

안 속는다, 안 속아

 

만나는 곳: 구파발역 2번 출구 (공사중) 1번 출구에서 만나야 함

코스개관: 백화사 입구-의상봉-용출봉-용혈봉-증취봉-나한봉-나월봉-7봉-남장대지-행궁지로 가다 비껴가게 됨-산성입구 (10:25~17:00)

 

작년 나름팀과 의상봉 빼먹고 가사당 암문으로 올라가면서도 힘들어 돌아가실뻔 하다 부암동암문에서 삼천사로 하산을 했다. 산행 한지 1년 이 다 되가니 이제는 의상봉도 올라가보기로 했는데 비때문에 오늘에서야 오게 되었다. 

백화사까지 오는 길이 버스 타기가 나쁜데 검색해 보니 구파발역에서 주말에만 8772번이 운행을 한다고 해 구파발역에서 만나 운 좋게 넷 다 앉아서 가는데 오늘도 하마트면 백화사 정류장을 놓칠뻔.

백화사 입구도 많이 변해 카페도 생기고 타운하우스 같은 주택도 보인다.

토욜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별로 안 보여 좋아했는데 능선에 붙으니 점점 불어나는 사람에 난코스 올라가는데 정체에 새치기 하는 사람에 릿지로 올라가는 사람에 정말이지 어수선 하다.

오랫만에 토기바위도 보고 의상봉 정상 찍기 전 장공주가 넘어져 넘어진 김에 쉬어 가기로 하고 고구마와 원두커피에 천혜향 먹고 출발.

 

의상봉 올라오는 길은 전보다 계단도 생긴곳도 있었지만 아무튼 만만하진 않다. 두 언니들 염려보다 아주 선방해 무사히 첫번째 봉우리인 의상봉 찍기. 역시나 젊은 청춘들의 레깅스에 짝지어 산에 오는 모습도 보이고 우리보다 언니들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다시는 여기 안온다고 푸념 하는 소리도 들리지만 의상능선 데리고 와주는 사람 있으면 고마워 해야 하는거 아닌가 싶다. 

나도 처음 의상능선 와보고 홀딱 반해 길 잊어 버릴까봐 그 다음주 한번 더 온 그런 능선이다. 숨은벽 다음으로 아름답다 생각한다.

 

예전 가사당암문에서 용출봉  못 올라오겠다고 하던 리사가 이젠 가뿐이 용출봉을 올라와 쉬면서 간식 먹기. 오늘 트랭글 배지를 많이 따고 신분도 상승할것 같은 행복한 예감. 용출봉에서 장공주표 코코넛 향이 듬뿍 든 맛있는 빵과 라떼 마시기. 산에서는 아메리카노보다는 라떼가 원기 회복에 확실히 좋은것 같다.

 

부암동암문에서 하산하기엔 시간도 이르고 거리가 얼마 안되 끝까지 가기로 했다. 증취봉 지나 나월봉은 위험구간이라고 막아 놓아 우회를 하게 되었는데 이 길도 아주 좋지는 않다. 아무튼 힘들어 하는 두 언니들은 힘들어 하면서도 두분이 다정하게 담소 나누며 산행 하는 모습이 좋다.

마지막 칠봉을 찍었다. 여기서 구기동 하산길은 너무 지겨운지라 남장대지 능선에서 행궁지로 하산하기로 했다.

 

남장대지 능선은 험하지 않고 사람도 별로 없고 진달래가 피어있어 좋았다. 능선을 걷다 하산길이 나와 하산하는데 중간 길이 좀 이상해 되돌아와 가는 길 한군데가 난코스다. 에인절고가 먼저 내려가 스틱도 받아 주고 언니들 뒤도 봐 주어 무사히 난코스를 통과해 하산하다 보니 행궁지 하산하는 길을 놓친것 같다. 무사히 주능선을 만나 안도의 한숨을 쉬고 길지만 비교적 평탄한 산성 입구로 가며 오늘은 다들 힘이 들어 계곡길을 마다하고 찻길 따라 하산하는데 이 길에 벚꽃, 복숭아꽃이 만발했다.

오늘 고생해 고기 먹자고 해 오리 훈제 한마리를 넷이 맥주 한병 나누어 마셨다. 빛의 속도로 먹고 나니 허기가 좀 가신다. 이젠 바느질 배우러 카페로 가자~

 

 이 집은 주인장이 직접 뜬 작품으로 카페를 장식해 놨는데 그야말로 예술이다. 쌍화탕과 대추차 시켜 먹고 바느질 개인 강습 받고 모자 산다는 백성이 있어 장비점 몇군데 들렸다 집에 가니 시간이 많이 늦었다.

오늘 산행이 빡셌으니 다음 산행은 좀 널널하게 가야 겠고 그 다음주에는 운길-예봉을 가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