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바람불어 좋은날 청계산 가기 (6/5)

산무수리 2021. 6. 5. 19:58

<유월에> 

 

             김춘수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밝아 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도 밝아 오는가
밝아 오는가

벽인지 감옥의 창살인지 혹은 죽음인지 그러한 어둠에 둘러싸인
작약
장미
사계화
금잔화

그들 틈 사이에서 수줍게 웃음짓는 은발의 소녀 마아가렛을 빈 꽃병에 꽂으면
밝아오는 실내의 그 가장자리만큼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
한동안 이는 것은
그것은 미풍일까
천의 나뭇잎이 일제히 물결치는
그것은 그러한 선율일까

이유없이 막아서는
어둠보다 딱한 것은 없다
피는 혈관에서 궤도를 잃고
사람들의 눈은 돌이 된다
무엇을 경계하는
사람들의 몸에서는 고슴도치의 바늘이 돋치는데

빈 꽃병에 꽃을 꽂으면
아내여
당신의 눈과 두 볼에는
하늘의 비늘 돋친 구름도 두어 송이
와서는 머무는가

 

코스개관: 대공원역 4번 출구-과천매봉-절고개-이수봉-옛골 (10:40~15:30)

 

엔젤리나고가 오늘 바리스타 실기 시험을 봐 못 온다더니 첫 타임 시험을 보고 사당역 즈음에서 만나면 참석 할 수 있을것 같다고 한다. 그래서 관악산은 좀 부담스러운지라 청계산을 가기로 했다.

작년 3월 4주 나름산악회 첫 산행지였던 이 코스. 1년이 지나 다시 가면 어떨까 싶었다. 

아침 하늘이 열이 내리지 않아 참석 못한다는 섭섭한 소식. 엔젤리나고가 늦을까봐 30분 시간을 늦췄는데 장공주는 착각 해 9시반에 도착했다는데 정작 제일 가까운 내가 게으름을 피우다 10분 늦었다. 죄송해라.....

대공원역 사람이 많은데 오늘 여기 야구장에서 중학교 시합을 하는데 보호자를 못 들어가게 해 철조망 밖에서 관람을 하고 있다.

등산로 입구에서 출발.

 

처음 이 코스를 왔을땐 정말이지 과천 매봉이 너무 안 나타난것 같은데 오늘도 기억보다는 멀었지만 2번만 쉬고 과천매봉 도착. 사람이 많을줄 알았는데 의외로 한갖지다. 우리가 30분 늦게 출발해서 그런건지 날이 더워져서 그런건지....

그래도 오늘 바람도 잘 불고 이만하면 호강하는 날씨다.

오늘 엔젤리나고가 바리스타 시험 연습하느라 만든 커피를 들고왔다. 그래서 엔젤리너스 카페가 되다. 리사도 아이스 커피를 타 와 섞어 먹으니 아주 좋았다. 한참을 쉬고 독사진 찍고 출발.

 

절고개 가기 전 헬기장에서 리사표 캐나다 맥주 한캔 나누어 먹기. 시원하고 좋다. 여름 산행에서만 할 수 있는 즐거움.

 

처음 올때는 하도 힘들어해 절고개는 지나고 이수봉 갈림길에서 청계사로 하산했다. 오늘은 그래도 1년이 넘었기에 이수봉까지 가기로 했다. 마음 같아서는 하오고개 지나 바라재까지 가고 싶었지만 오늘 살살 가자고 주문이 온지라 이수봉을 향해 가는데 역시나 여기가 나름 크럭스인것 같다. 중간 한번 쉬고 이번엔 칭따오 맥주로 기운을 내서 이수봉에 무사히 도착. 이젠 옛골을 향해 출발.

 

청계산입구역에서 올라와 이수봉까지 못오고 옛골로 몇번 내려간적 있는데 이수봉에서 하산하는 옛골 코스가 훨씬 순하고 좋았다. 여름에는 청계산이 그늘도 많아 좋은데 정말이지 그늘도 많고 크게 험한 코스도 않고 길도 순하고 좋단다.

힘든거 다 까먹는 선택적 치매 맞다고 웃으며 하산하는데 야채 파는 곳에서 할머니와 손주가 있다 6살 된 꼬마가 호객을 하는데 스틱을 붙잡고 안 놓는다. 깻잎을 사고 가려는데 용돈을 바라는것 같다. 그건 아닌것 같아 모르는체 하고 내려왔는데 비교육적 인것 같아 씁쓸했다.

 

 

하산로에서 가까운 곳 청국장집이 있어 청국장과 우렁된장, 메밀전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몸에 좋은 건강식인데 뭔가가 2% 부족한듯 하다.

조금 걸어 내려와 카페에서 오늘의 미션은 비즈 공예로 팔찌 만들기. 서로 취향대로 색깔을 골라 하나씩 만들고 오늘 못 온 하늘, 넘버4 팔찌까지 만들어 인증샷 하기. 커피는 오늘 지각한 내가 냈다. 

버스타고 양재로 나와 버스, 전철 타고 집에 와 씻고 나니 부러울게 없다. 다음주 산행은 3명이 백신 접종 스케줄이 있어 2명만 가기로 했다.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