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북한산 둘레길 걷기 (우이역~빨래골, 9/25)

산무수리 2021. 9. 25. 19:38

<개망초>

문태준


만발한 개망초는 공중에 뜬 꽃별 같아요.
섬광 같아요.
작고 맑지요.
대낮에 태양을 이고 혼자 서 있을 적엔
슬퍼 보이기도 하지요.
아무도 오가는 이 없는 한적한 여름 대낮을
그렇게 홀로 서 있지요.
무엇 혹은 누군가를 기다리는 자세로.
나는 개망초가 어머니처럼 생겼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얀 수건을 쓴,
밭일 하는 내 어머니의 얼굴 혹은 영혼.
나는 개망초가 흐드러진 들길을 수도 없이 오가곤 했지요.
그러나 그 풀꽃을 사랑한다는 고백은 못했지요.
공중을 편편하게 날아가는 잠자리처럼
나는 그 위를 지나쳐 가는 더운 바람이요,
뭉게구름이요,
뙤얕볕일 뿐이었지요.
활짝 핀 개망초는 대낮을 더 환하게 하지요.
기다림은 사람을 눈부시게 하지요.

 

코스개관: 북한산 우이역 2번 출구-소나무숲길-순례길-흰구름길-빨래골 (10:00~14:00, 흐려서 산행 하기 좋은날)

 

모처럼 5명이 다 참석하는 날이다. 게스트도 온다고 해 둘레길로 잡았는데 못 온다고.....

10시 우이역 밖으로 나가니 4명이 이미 도착. 다들 모범생이다. 준비하고 출발.

예전 여산과 철모 오라방과 함께 화계사까지 갔던 코스다. 둘레길 치고는 난이도가 있다고 해 우리가 그래도 나름 산악회 출신이라 이 정도는 감당할만 하다고해 졸지에 산악회 이름을 '나름'으로 짓던 날이다.

오늘 우이역도 그렇고 생각보다 붐비지 않는다. 둘레길도 주말 치고는 널널한 편이다. 한번 갔던 길이라 조금은 수월하게 가다 쉬기 좋은 벤치를 만나 과일먹고 진행하다 4.19 묘소 보이는 전망대 앞 안내소에서 스탬프 찍는 종이를 나누어 주더니 도장 2개를 찍어준다. 조금 더 가면 2개 더 찍어준다는데 근현대사기념관이 마지막 스탬프 찍는 곳인데 아무 안내가 없어 놓쳤다. 아카데미 하우스 입구 가기 전 테이블 있는 곳에서 샌드위치와 커피 마시기.

어느새 순례길이 끝났고 흰구름길이 나왔다. 여기도 업다운이 약간 있고 옛날 점심 먹었던 'in my memory' 지나 화계사 가는길은 오르막이라 힘들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도 많아졌다.

화계사까지 가기엔 조금 아쉬워서 빨래골까지 가기로 했는데 화계사 입구에서 후미가 안 나타난다. 하늘이 힘들어해 혼자 아웃한줄 알았는데 길을 놓쳐 잠시 헤맸다고....

무사히 다시 만났고 넓은 평상이 있어 잠시 길게 누워있다 빨래골에 오니 흰구름 시작점까지는 2.8k 더 가야 한다고 해 여기서 산행을 끝내고 노느니 역까지 걸어 내려가기로 했다.

빨래골에서 걸어 내려가다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서 냉면, 육개장, 낙지볶음을 시켰는데 냉면에 고기가 딸려 나온다.

에인절고가 낙지볶음을 덜어주며 냉면도 달란다. 고기 한점 더 먹으라니 냉면까지 같이 줘야 한다나?

냉면을 빼앗기고 부족한 양을 낙지볶음으로 채우니 배가 부르다.

조금 더 걸어 내려가 수유 커피집에서 커피와 마카롱으로 후식까지 든든하게 마무리하며 에인절고와 리사 모자도 바꾸게 하고 또 뭔가를 만들자고 해 올레 기념품인 말을 만들자고 하니 말은 에르메스라는 장공주. 일단 리사가 올레 간세다리 기념품이 있어 다음 산행에 들고 오기로.....

집에 와 확인하니 오늘 우리가 한 구간에는 서울둘레길 스탬프가 없다. 우리가 역으로 진행하는지라 정릉에 가야 찍을 수 있다.

수유역으로 가려면 우측으로 꺾어 내려갔어야 했는데 직진하니 가오리역이 나와 여기서 아웃. 다음 산행은 아카데미하우스에서 산성입구로 하산하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