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당나귀 오랫만에 뭉치다 (양평 청계산, 10/3)

산무수리 2021. 10. 4. 19:42

<눈부신 세상>

나태주


멀리서 보면 때로 세상은
조그맣고 사랑스럽다
따뜻하기까지 하다
나는 손을 들어
세상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자다가 깨어난 아이처럼
세상은 배시시 눈을 뜨고
나를 향해 웃음 지어 보인다

세상도 눈이 부신가 보다

 

산행일: 2021.10.03 (일) 여름같던 가을날

코스개관: 양수역-소리개고개-벗고개-청계산-형제봉갈림길-청계리-국수역 (9:45~18:10)

멤버: 당나귀 5명

 

6월20일 산행을 하고 잠정 휴업중이던 당나귀 산악회 산행을 10월 부터 재개 한다는 반가운 소식.

아침 총무님 차를 타니 헐렁하다. 까멜은 아들이 아파 못오고 신천씨는 자가격리중이라고. 즉 4명이 평촌에서 출발해 양수역에서 회장님을 만나기로 했다고...

9시 약속시간보다 이르게 양수역 도착하니 여긴 잔차 부대가 한가득이다. 잔차 구경도 하고 기다리니 회장님 도착해 맛있다는 해장국집은 기다려야 해 역 앞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출발.

오늘 이 코스를 잡은 이유는 밤줍기를 하기 위해서라는데 내심 청계산은 별로 힘들지 않은 산인데 거리가 16키로라고 해 모처럼 긴 산행이 조금 염려가 되었다.

터널을 지나 마을을 지나 굴 옆으로 길이 나 있어 올라서서 산행 시작.

 

초장부터 밤 줍느라 바쁘다. 난 내 한몸 주체도 힘들어 주울 엄두도 내지 않았다. 총무님 왈, 집에 공주밤 사다 놨으니 제발 주워오지 말라 했다고.....ㅎㅎ

동네 야산같은 산을 오르내리는데 사람도 없고 호젓하고 길도 험하지 않아 내심 좋았다. 조금 더 진행하니 공원묘지가 나오는데 최진실 묘역이 있는 곳이다. 어제가 최진실 기일이라 연예인들이 많이 왔다 가서인지 생화가 즐비하다.

위로 올라갈 수록 조망이 좋아 한참 조망하고 급경사 갑산을 향해 출발.

 

급경사 오르막을 몇번 오르내리고 벗고개 가면 절반 가는건데 여기서 점심을 먹자는데 결국 벗고개 전 안부에서 점심을 먹게 되었다. 날이 더워 윤호씨표 맥주가 아주 맛이 좋았다. 더워서인지 아침을 잘 먹어서인지 배는 덜 고프고 잘 넘어가진 않았지만 밥 먹고 커피까지 타 마시고 오후 산행을 위해 출발.

 

여기서 벗고개 가는데 막판 길이 보이고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다행히 바닥까지 내려가진 않고 터널 위로 해서 청계산을 붙는다. 헌데 늘 앞장 서서 가던 작가님이 뒤에 오셔서 내가 걸음이 느려 배려해 주시나보다 했다. 한데 총무님이 작가님 컨디션 걱정을 하신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자꾸 다리에 쥐가 나서 걸음이 늦어졌다고......

몇번의 오르막을 올라갔다 간식도 먹거 쉬고 윤호씨표 얼음물도 얻어 먹고 마지막 청계산에 올라서니 예전에 왔던 그 청계산과 느낌이 전혀 다르다.

시간이 4시 좀 안됐는데 사람이 하나도 없고 정상 바로 아래 감로주를 파는 주인장이 올라와 단체 사진을 찍어주었고 감로주와 식혜로 갈증을 달래고 과일도 먹고 하산길 형제봉으로 가지 않고 반월형쪽으로 내려가 밤을 줍는다고.......

 

하산길은 올라온 길에 비하면 고속도로다. 오늘 산행에서 감로주 장사 하는분 말고는 아무도 못 만났다. 이럴 수가.... 다들 단풍 보러 큰 산에 간건가?

형제봉 갈림길에서 우리는 좌측으로 내려서는데 여긴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는지 원시림 분위기가 나서 좋았다. 꽃도 지천으로 피어있고 아까운 개복숭아가 떨어져 썩어가고 있다. 화전민들이 살았던곳 이라고. 개복숭아 내년에 와서 따서 윤호씨 승진에 일조를 해야 한다고 웃으며 막판 본격 밤줍기로 흩어져 줍는데 걸음이 느려 내려간다고 하고 내려오는데 내 눈에도 떨어진 밤이 보인다. 작가님이 내가 혼자 내려가니 염려가 되어 함께 내려오는데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갔어야 하는데 등산로 좌측으로 표시되어 내려가보니 밭이 보이는데 길이 막혔다.

총무님에게 전화를 하니 우측으로 내려서야 한다고.... 

되돌아 올라가다 임도성 길을 따라가니 집이 나오고 포장도로가 보여 국수역 검색을 하니 1시간이 걸린다고.... 총무님도 그쯤 걸릴거라 해서 만날줄 알고 부지런히 길을 따라 걷는데 다시 전화. 우리가 등산로 초입까지 되돌아 오는줄 알고 한참 기다렸다고.....

나때문에 늦으면 안될것 같아 길을 따라 내려가는데 주민 한분이 국수역까지 오래 걸릴거라고 걱정을 해 주신다. 가다 할머니 국수집이 절반 쯤 되는 곳이라고......

발바닥 불나도록 걸었고 길이 헷갈리면 네이버앱을 틀고 가니 천변을 끼고 쭉 내려가다 우측 자전거 도로로 올라서면 그 끝에 국수역이 보이는데 우리편이 안 보인다.

깜짝 놀라 전화를 하니 총무님네도 5분 정도 걸리면 도착 한다고......

 

만나서 막 도착한 전철을 타고 오늘 신원역 멸치회덮밥을 먹기로 한 식당에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아쉬워하며 양수역에서 내려 지난번 마지막 산행때 먹었던 연꽃언덕에 막 자리잡고 주문을 했는데 멸치회덮밥 먹기로 한 식당 전화. 8시 까지 영업 한다고.....

아쉬워하며 두부 정식을 먹는데 윤호씨가 세프가 되어 두부 지지고 고기 굽고 복음밥까지 해 주어 허겁지겁 먹으니 배가 터질것 같다. 오늘 첫 산행이라고 회장님이 감로주에 저녁까지 쐈다.

부른 배를 안고 지난번 석양을 그리워하며 보이지 않는 야경 보고 회장님 양수역에 내려드리고 8시 경 출발하는데 차가 밀린다. 도로에 고장난 차가 2대가 있어 거길 지나니 속력이 빨라진다. 10시 전 문전 택배 해 주고 끝.

모처럼 긴 산행이고 생각보다 날도 더워 힘들긴 했지만 당나귀 산행이 다시 재개 되 행복했다. 감고사~

 

-사진 추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