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구천계곡에서 평창계곡으로 (북한산, 10/2)

산무수리 2021. 10. 2. 18:13

<난, 널 좋아한단다>

윤이현


언제나
말이 없는 산.

그래도
내가 찾아가면
가만히 속삭여주는
한마디
난, 널 좋아한단다.

그래, 나도야.
그래서 이렇게 날마다
널 찾아오잖니!

 

코스개관: 수유역 4번 출구에서 1번 마을버스 승차-아카데미하우스 하차 (종점)-아카데미하우스-구천계곡-대동문-보국문-대성문-평창탐방안내소-평창파출소 (10:20~15:00, 날씨 밤에 비가 오고 맑은 가을날)

 

지난주 북한산 둘레길을 하니 아주 편안한 길도 아니면서 경치는 어정쩡 하다. 통일연수원을 지나며 다음 산행은 여기서 출발하면 될것 같아 제일 짧은 코스로 올라가 대동문에서 평탄한 산성계곡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이번엔 다같이 밥과 반찬 1가지씩 싸가지고 오자고 했다.

에인절고는 성묘로 결석계를 냈는데 당일 아침 하늘이 안오기로 했다고. 산행 난이도 등을 고려해 정한것 같은데 아무튼 서운하다.

제일 가까운 리사가 가까스로 도착해 마을버스 타고 종점에 하차 해 산행 준비하고 출발하는데 등산로 입구도 공사중이라 어수선 하다.

이길 오랫만에 올라가는데 사람이 너무 없다. 대부분을 둘레길로 가 산길은 호젓한것 같다. 밤에 내린 비로 계곡 물소리가 아주 좋다.

 

채석 했던 곳에 폭포성 물이 내려와 사진 찍고 본격적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여기도 데크가 많이 깔려있다. 헌데 계단을 올라가 아무리 기다려도 리사 소식이 없다. 기다리다 못해 내려가다 만났는데 오늘도 컨디션 난조로 어지러운것 같다.

오늘 각자 자기 밥만 싸오라고 했는데 연잎밥 3덩어리나 들고 와 일단 밥을 뺐는데 계단 올라오더니 평평한 바위에 눕더니 먼저 대동문까지 올라가면 천천히 따라 간단다.

공진단 있으니 먹으라고 하니 자기도 있다고 한다. 속도 안 좋다고 해 사혈을 했지만 그다지 나아진것 같진 않은데 일어나 따라 오는데 이 컨디션으로 가는건 무리인것 같다. 요새 컨디션도 별로라고 한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안 좋으면 당일 아침이라도 괜찮으니 결석계 내도 된다고 했다.

각설하고 여기서 혼자 하산 할 수 있냐고 하니 한다고 해 과감히 버리장공주를 따라 붙었더니 하도 안와서 길을 잘못 든 줄 알았다고......

 

오늘 밥을 싸오느라 간식이 없다. 쉬면서 커피를 한잔 타 나누어 먹고 대동문을 향해 올라가는데 리사를 하산한건 잘한것 같다. 이 코스가 길진 않지만 컨디션 안 좋을때 올려치는건 더 힘들다. 무사히 대동문에 올라섰지만 밥터를 다 막아놓아 식사 할곳이 마땅치 않다. 안 싸오던 밥을 싸와 배낭도 무거운데 연잎밥까지 추가 되 빨리 먹어야 하는데......

결국은 보국문 지나고 대성문 가기 전 조망터 구석에 앉아 연잎밥 하나로 둘이 나누어 먹었고 남은 2개는 하나씩 가져 가기로..... 그래도 장공주가 키위를 싸 와 후식으로 먹고 대성문을 향해 출발.

대성문 가는길은 그지같은 계단성 길인데 전엔 오른쪼고 흙길로도 갈 수 있었는데 요새는 다 금줄을 쳐놓아 어쩔 수 없이 간격도 맞지 않은 계단으로 올라서야 한다.

 

대성문 평상에서 잠시 쉬었다 문을 나서서 평창계곡으로 하산하는데 이 코스가 기억보다 순하고 짧아서 놀랬다. 전에 올라올 때는 엄청 힘들어 하며 올라왔는데.....

아무튼 쉬기 좋은 곳에서 간간히 쉬며 무사히 내려와 평창동으로 내려서는데 새로 생긴 '컵희' 라는 카페에서 빵과 차를 마셨다. 여기서 제일 가까운 전철역은 홍제역인데 거의 3키로. 장공주는 걸어가자 하는데 내 발가락이 새 신발에 닿아 아프다. 그래서 버스타고 경복궁역으로 가서 아웃.

 

작년 나름팀 산행 시작할 때만 해도 산에 대한 의욕도 넘치고 어디든 가자 하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빚쟁이 빚 달라고 하는것 같은 형세가 됐다. 일단 산행 공지하면 못오는 사람은 전날 저녁에는 못 온다고 알려줘야 간식 준비할 때 참고가 되고 오늘도 각자 밥 싸오라고 했으면 거기에 연잎밥 가지고 온다고 댓글 한번만 달아주면 밥을 이중으로 준비하지 않아도 될뻔 했다. 다들 겸손이 지나쳐 국가 기밀도 아닌 산행 참석 여부 의사 표시를 안하니 가끔은 화가 난다. 

둘레길과 산행을 격주로 할까 한다. 날씨, 멤버 보고 코스 정하는것도 쉽지 않다. 참석 여부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