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천마산 원점 회귀산행 (10/17)

산무수리 2021. 10. 18. 08:31

<쑥부쟁이>

오규원


길 위로 옆집 여자가 소리 지르며 갔다
여자 뒤를 그 집 개가 짖으며 따라갔다
잠시 후 옆집 사내가 슬리퍼를 끌며 뛰어갔다
옆집 아이가 따라갔다 가다가 길 옆
쑥부쟁이를 발로 툭 차 꺾어놓고 갔다
그리고 길 위로 사람 없는 오후가 왔다

 

산행일: 2021.10.17 (일)

코스개관: 오남저수지 주차장9:30)-북두봉-철마산 갈림길- 과라리고개-과라리봉-배랭이 고개-천마산-평내호평역 갈림길에서 계곡-저수지 둘레길-저수지 주차장 (9:30~17:30)

날씨: 갑자기 추워진 날씨로 가을인지 겨울인지. 날은 비교적 맑음.

멤버: 당나귀 6명

 

해가 짧아져 만나는 시간을 30분 당겼다. 아침 총무님 차를 타고 농수산 시장에서 신천씨 차로 갈아타고 5명이 회장님 만나러 고고씽. 까멜은 오늘도 우환이 있어 결석을 했다. 빨리 나아야 할텐데.....

총무님은 아침 먹을 식당을 알아보니 퇴계원역 앞에 순대국집이 연다고 해 회장님께 전화 해 퇴계원역으로 오시라 했다.

차가 너무 일찍 도착해 회장님을 역에 가서 맞이하고 순대국집에서 순대 없는 순대국을 먹는데 고기를 어찌나 많이 넣어 주었는지 이가 아파 먹다 먹다 남겼다.

여기서 오남저수지 찾아가다 주차장을 지나쳐 백 해 무사히 차를 주차하고 출발. 주말엔 주차요금이 무료라고.... 올라가는길 식당이 오늘 저녁 먹을 식당이라고 한다. 등산로 입구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헌데 천마산은 까마득하고 철마산이 훨씬 가까운데?

 

등산로는 호젓하고 그늘이고 비교적 평탄하고 오르막도 쎄지 않고 좋은 편이다. 지난번 급경사에 비하면 비단길인데 옥의 티라면 양쪽이 숲이 너무 우거져 시계가 트이는 곳이 별로 없다.

트랭글이 울렸다. 올라가니 북두봉이라는데 한쪽 시계가 탁 트여 앉아서 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자리다. 여기서 한참 쉬고 놀다 출발.

북두봉 지나고 나니 더러 보이던 사람들이 안 보인다. 철마산 갈림길이 나왔다. 이 철마산은 예전 황금송 산악회랑 왔던 그 철마산은 아니라고 한다. 아무튼 왼쪽 뽀족한 봉우리가 철마산인것 같다. 갈림길에서 인증샷 하고 출발.

길은 순한 편이라 계속 내 달리니 쫓아가기 힘들다. 오전 키티 카페를 연다는데 장소가 마땅치 않아 겨우 양지바른 자리 찾아 생각차, 머시멜로차로 속을 따뜻하게 뎁혔다.

경사가 조금씩 급해지는 길을 오르내리다보니 도착한 과라리 고개. 오늘 후미대장들이 아주 멀찌감치에서 오고있어 기다리니 나타났다. 과라리 고개에서 1.7 가면 과라리봉이라 곧 나타날 줄.

그러나 과라리봉 가까워지면서 그동안 안 보이던 큰 바위도 나타나고 급경사 오르내림을 몇번 하고 기진맥진 하니 나타난 과라리봉. 정상에 벤치도 있고 반대편에서 한팀을 만났는데 회장님 보고 나이를 물어본다. 이 팀은 철마산으로 간다는데 작가님 연배 쯤 되는것 같은데 아침 차 안에서 한 말이 남자들은 자기가 실제보다 젊어 보이고 배도 안 나오고 체격도 좋다고 착각하고 산다는데 그 말을 실감하며 한참 웃었다.

회장님은 천마산에서 점심을 먹자는데 그럼 저녁이 너무 일러 안된다고 과라리봉에서 먹기로 했는데 천마산까지 갔다간 탈진할 뻔.

날이 아침보다는 좀 풀린것 같다. 따뜻한 햇살 받고 윤호씨표 와인을 결들여 점심 먹고 인증샷 하고 천마산을 향해 출발.

천마산 가는길은 과라리봉 가는길 보다는 험하지 않다. 다행이다. 선두가 가버리고 후미는 안 보이고 죽자 살자 가는데 천마산은 우측으로 가는데 왼쪽 봉우리에서 선두가 부른다. 올라가보니 천마산 정상이 한눈에 보이는 아주 멋진 조망이다. 여기서 오후 티타임을 갖기로 했는데 중간에 오던 작가님이 직진하다 되돌아 오는 해프닝을 하고 겨우 만나 차 마시고 인증샷 하고 출발. 천마산 정상이 눈에 보여 바로인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천마산 정상 가는길에 잠시 왼쪽 길로 들어서니 낭떠러지성 길인데 안전하지 않아 도로 백해 후미팀과 만나 정상에 올라가니 사람들이 많다. 우리도 다같이 출석부 찍고 잠시 조망하다 하산 시작.

 

조금 내려오니 천마산역과 호평동 평내호평역 방향으로 갈린다. 우리는 호평동 방향으로 출발.

 

호평동 길은 왼쪽 길은 험로라 폐쇄한것 같다. 오른쪽 길로 내려가다 보이 전망대를 설치 해 놓아 단풍이 좋아 잠시 사진을 찍는데 총무님이 찍어준다고 바닥에 누워 찍어 다들 한바탕 웃고 출발.

계단을 내려가는데 중간 데크 공사중이라 등산로가 그지같다. 완성 덜 된 데크를 밟아보며 내려왔고 한참 내려오니 드디어 포장도로다. 여기서 역은 포장도로 따라 내려가면 되고 화장실 앞으로 진행하면 관음봉을 통해 가는데 훨씬 길고 지루하다고.... 회장님 말씀이 여기서 데크길 아닌 왼쪽으로 올라가면 돌핀샘을 통해 올라가는데 그 길이 훨씬 낫다고.

관음봉은 생략하기로 하고 계곡길로 접어 들었다.

계곡길은 경사가 완만하고 길도 순한 편인데 사람들이 많이 안다녀 길이 희미하다. 윗쪽 계곡은 지저분하고 좁은데 아래로 내려올 수록 넓어지며 수량도 많아진다. 거의 다 내려오니 식당도 몇개 있는데 대부분 개점휴업인것 같다.

데크길을 만날 때 까지 민가를 지나는데 이른 추위로 서리맞은 농장물 수확하느라 바쁘고 주택이어서인지 개가 유난히 많아 개 산책 시키는 사람들도 많다. 위에서는 사람도 차도 안 보이더니 차는 계속 오르내려 걷는데 불편하다.

데크길을 만나 스틱 접어 넣고 데크길 걷기.

하산이 1시간 이면 된다고 했는데 30분이 더 걸렸다. 짧은 산행만 하던 신천씨는 자가격리 해 체중도 늘고 피부도 좋아졌는데 발바닥이 아파 빨리 못 걸어 힘들었나 보다.

무사히 산행을 끝내고 먼지도 털고 두부집에 가니 주인장이 우리팀까지만 받고 힘들어 다음 손님은 안 받는다. 하마트면 우리도 못 먹을뻔 했다. 이래 저래 관음봉 안 가길 잘했다 싶었다.

두부전골을 시켜 먹었는데 양이 많진 않은데 감칠맛이 있고 반찬도 다 너무 맛있다. 국물까지 깨끗하게 비우고 회장님이 임플란트를 해 처음으로 하산주 없는 뒷풀이가 되었다.

밥 값을 내가 낸다고 하니 다음에 내라면서 오늘은 총무님이 쏘셨다. 차를 타고 회장님 사릉역에 내려 드리고 안양으로 고고씽. 홍일점이라 앞자리에 앉아 비몽사몽 오다 보니 신천씨 운전 신공으로 어느새 농수산 시장이다. 

오늘 하루도 뿌뜻한 하루였고 아주 예전에 갔던 천마산을 다시 가게 되어 정말 좋았다. 다들 감고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