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
민왕기
곁을 준다 줄 것이 없어서 오늘은 곁을 주고 그저 머문다
구름 곁에서 자보고 싶은 날들도 있지만
내일은 그냥 걷다 옆을 주는 꽃에게 바람이 마음 준 적 있는지 묻겠다
곁이 겨드랑이 어느 쪽인지, 옆구리 어떤 쪽인지
자꾸 사람에게 가 온기를 찾아보는 쓸쓸이 있어
나는 간혹 몸 한켠을 더듬어 볼 텐데
야윈 몸에 곁이 돋으면 너에게 가겠다고 편지하겠다
곁이라는 게 나물처럼 자라는 것인지
그리하여 내가 내 곁을 쓸어 보는 날엔
나무가 잎사귀로 돋는 곁이 있고 별이 빛으로 오는 곁도 있다고 믿어보겠다
가령 어느 언덕배기 세상에 단 둘이 곁으로 사는 집, 비추는 달빛도 있다고 생각하겠다
고작해야 이 삶이 누군가의 곁을 배회하다 가는 것일지라도
곁을 준다 줄 것이 없어서 곁을 주고 세상의 모든 곁이 다 그렇다
코스개관: 빨래골-칼바위-대동문-산성입구 (10:20~14:10, 갑자기 추워지는 쌀쌀하던 날)
리사가 영 컨디션이 회복이 안되나보다. 둘레길도 못 가겠다고 연락이 와 영등 멤버끼리라 칼바위를 가기로 했다. 칼바위 공지하니 힘들지 않냐고 전화왔던 에인절고는 아침 집안일 때문에 참석 못한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도 장공주와 둘이 산에 가나보다. 수유역에서 만나 마을버스 타고 빨래골에서 산행 시작. 이쪽으로 3번째 오는지라 길은 좀 익숙하다. 이런 날 보고 어떻게 길을 다 아냐고.... 방향만 틀리지 않게 가면 되는거지 알아서 가나요?
날이 시원해진 덕분에 훨씬 덜 쉬고 물도 안 먹고 약수터에서 커피와 과일을 먹는데 작업성 멘트가 들려와 얼른 먹고 일어섰다.
오늘 사람들이 제법 오르내린다. 칼바위 난간 잡고 버벅대니 하산하는 팀이 수고하신다고 덕담을 한다. 어디서 넘어왔냐 하니 의상능선이라고... 아니 이렇게 빨리? 아침 7:30 부터 산행을 하는거란다. 단풍 좋으냐고 하니 다 말라 별로라면서 백담사 단풍이 좋단다. ㅎㅎㅎ
막상 칼바위 정점에 가니 한팀만 있어 서로 사진 찍어주고 주 능선에 붙으니 이쪽 저쪽 다 사람이 많다. 여기 단풍은 10%만 든것 같은데 그래도 좋기만 하다.
대동문에서 2차 간식을 먹고 산성까지 내려가는데 사람들이 많다. 장공주는 무서운 구간만 좀 느리지 나머지 구간은 엄청 잘 걸어 날씨도 추워져 물도 안 마시고 쉬지도 않고 내려가니 산행이 빨리 끝났다.
하산해 어제 염두에 두었던 막전과 칼국수로 늦은 점심을 먹고 오늘은 차도 생략하고 8772 버스에 앉아 구파발 가니 막 도착해 타고 충무로에서도 바로 환승해 비교적 빨리 귀가를 했다.
다음주는 둘레길을 갈 예정이다. 모처럼 함께 갔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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