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저으며>
박정순
새들도 둥지를 비우고
어디론가 날아가 버린 오후
텅 빈 집에서
볼륨을 높이고 듣는
"칼 오르프"*의
[운명의 신-카르미나 부라나]
블랙 커피의 떫은맛처럼
빳빳한 자존심이
뜨거운 물에 녹아버리는 크림 같다
사각사각 떨어지는 낙엽도
운명의 신에 복종하듯
넓은 바다의 길 버리고
거슬러 올라오는 연어의 회귀
푸른 밧줄로 돋아나는 욕망이
커피 잔 속에 미끄러진다.
코스개관: 서울역 4번 출구-남대문-잠두봉-봉수대-국립극장-반얀트리리조트-장충체육관-동대문-낙산-혜화문-혜화동 (9:55~15:30, 덥게 느껴진 가을날. 날이 뿌옇던 시계는 안 좋았던 날. 넷)
토요일 탁동과 선약이 있는지라 오늘 걷기로 한 날. 하늘은 근무중으로 결석.
10시 서울역에서 만났다. 에인절고는 오늘 못 온다고 해 기다리지도 않고 남대문에 가서 스탬프 찍는데 전화가 왔다. 도착했다고....
헌데 배낭이 둘레길 배낭이 아닌걸? 할 수 없이 배낭을 내가 지고 지도에 스탬프 찍고에인절고는 내 색을 대신 지고 올라가 무거우니 올라가 커피와 쿠키를 먹었다.
남산에 올라가니 단풍이 그야말로 초절정으로 마지막 불꽃을 피우는 중. 옥의 티라면 오늘 시계가 너무 안좋아 잘 보이던 인왕산, 안산, 북한산, 도봉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것.
그래도 마음의 눈으로는 볼 수 있다. 봉수대까지는 계단이 많아 리사는 조금 힘들어 하긴 했지만 무사히 봉수대 올라가 인증샷 하는데 인형인줄 알 봉수대에 사람이 서있다. 관리하는 분이 있어 출석부도 찍었다.
정상에는 누군가 단풍잎으로 하트를 만들어 놓았다. 센스있다.
이젠 내리막이 주다. 행복해 하며 마지막 단풍을 즐기며 정점을 찍고 기나긴 계단을 내려가 국립극장 앞 북측순환로 앞에 가니 거기도 단풍이 위엄을 떨치고 있다.
반얀트리 리조트에서 사과를 먹고 신라호텔쪽으로 가는데 여기 단풍도 11월초보다 무르익어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경치다. 제각각 촬영하느라 바쁘다.
장충체육관에서부터 광희문은 여산이 알려준 코스로 내려와 광희문에서 인증샷 하는데 다리가 잘 안굽혀 진다. 잠시 앉아 쉬었다 식당을 찾다 고흥옻닭집이 눈에 띄어 엄나무백숙을 한마리 시켜 먹었는데 담백하고 양도 알맞아 여인 넷이 먹기엔 딱 좋았다.
배가 부르니 오늘 목표치를 높여 일단 동대문에서 스탬프 찍고 낙산을 향해 출발~
동대문에서 낙산은 생각보다 길지는 않다. 여기 전망대 올라오니 그래도 아침보다는 시계가 조금 나아졌지만 북한산쪽은 안 보인다. 무사히 혜화문 찍고 혜화동으로 걸어 내려와 지난번 갔던 '초교수 카페'에서 차와 쿠키 먹고 놀다 혜화역에서 집으로~
이왕 한양도성길 하는 김에 다음에 다음 구간을 하기로 해 11.27은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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