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2021산행

다시 비슬기맥으로 (함박지-화악산-앞고개, 11/21)

산무수리 2021. 11. 22. 20:06

<밥>

강서일

아내가 쌀을 안친다
천년 전 어머니가 안치신 쌀
오늘 저녁 하얀 밥이 된다
아이들은 아직 밥에 관심이 없고
아내는 새벽부터 쌀을 찾는다

요즘은 밥이 기우뚱대더니
아이들처럼 컴퓨터게임이 가깝고
가상현실이나 사이버여행,
밥을 벌지 않아 좋고 무엇보다
혼자라 자유롭다

그래도 밥이다, 밥.
밥을 피하지 말자
정면으로 직방으로 당당히 밥과 싸우자
피아노가 그림이 컴퓨터가
문학이 프로야구가 수능점수가
결국 밥이다 밥으로 집을 짓고
자동차를 사고 밥 타고 음악회 간다
아, 유통구조가 너무 복잡한
오늘밤 뜨거운 밥.

 

코스개관: 함박지 송전탑-화악산-운주사-용샘-봉천재-형제봉-505봉-팔방재-258봉-앞고개 (10:35~17:30. 덥게 느껴진 날. 오후엔 흐림. 5명)

 

당나귀가 6개월이면 끝냈을 비슬기맥을 2년 아니 내년 1월에 한번 더 하면 3년 걸린다는 비슬기맥. 코로나임에도 강행해 작년까지 기맥을 잇다 1, 2월 쉬고 3월부터 6월까지는 근교산행. 그 사이 4/18 비슬산 구간을 했고 7, 8월 다시 4단계로 쉬다 9월부터 근교산행을 해오다 작년 12/20 송년산행에 하산했던 함박지 다음구간을 하기로 한 날.

아침 총무님 혼자 차를 타고 오셨다. 까멜은 12월부터 함께 한다 했고 윤호씨는 어머니가 위중해 면회 가느라 결석 했다고.... 모처럼 버스 대절을 했는데 5명이 가야 하나보다.

그새 버스는 조금 달라졌다. 버스를 타고 오랫만에 버스에 길게 누워 가는데 앞에서부터 나이 순으로 자리를 앉아 간다.

8시경 휴게소에서 세분은 아침을 먹고 작가님과 나, 기사님과 빵으로 간식을 먹고 다시 출발 해 우리 기사님 아니면 올라가기 힘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갔는데 이 송전탑이 아니라 다시 백 해 송전탑 앞에서 사진 찍고 출발한 시간이 10:35.

이 길도 총무님이 지도를 면밀히 검토 해 겨우 찻길을 찾아 냈다고.... 아무튼 차로 많이 올라와 그나마 산행이 수월해졌다. 조금 올라가니 여기서부터가 비슬기맥이라고... 어프로치가 짧아 좋았다.

 

길은 잡목이 많아 여름에 하면 하기 힘들것 같은 야산성 길이다. 그나마 낙엽이 있어도 경사가 완만한 편이다. 그새 신천씨는 영지버섯 큰걸 2개나 채취. 오늘 일당 했다고 놀리는 총무님. 착한 신천씨 영지 버섯 하나 나에게 분양. 1시간 채 안되 총무님 키티 카페를 차려 코코아와 신천씨 귤과 작가님 간식 먹기. 원래 작가님 간식은 산행 마지막에 나오는데 오늘은 처음부터 푼다. 오늘 산행이 짧아서 그렇다던가? 사람이 적으니 먹다 먹다 남겼다. 따뜻하게 먹고 출발!~

정상까지 가는길은 잡목으로 코구멍도 찔리고 선두를 놓치면 낙엽에 덮혀 길도 헷갈리고 아무튼 은근 힘들게 잡목을 피해 가는데 정상이 가까워 지는데 식생이 늪지대 같이 이상하다 겨우겨우 올라가 능선에 서니 조망이 탁 트이고 멋지다. 우리가 온 길은 기맥이라 길이 그렇고 능선은 화악산 가는 주능선인데 자연성릉처럼 멋지다.

여기가 경북 시계산행이라 경상북도 청도에서 세운 오래된 정상석이 있고 조금 옆에 밀양에서 최근에 세운 정상석이 있다. 양쪽에서 사진 찍고 조금 내려가다 밥터가 있어 점심 먹자 하니 회장님은 별로라고....

한번에 오케 한 적 없다는 회장님 말은 개무시 하고 5명이 앉아 담소 나누며 밥 먹고 커피도 타 마시고 출발~

 

오늘 산행도 짧으니 운주사 구경하면 어떠냐는 총무님. 순간 화순 운주사인줄 알고 좋다 했는데 거긴 전라도고 여긴 경상도라고라? ㅎㅎㅎ

난 화순 운주사라 가자 했고 작가님은 안 가본 곳이라 가자 하고....

결론은? 오빠 말 듣는게 좋을것 같아 운주사를 향해 내려가는데 거리는 500미터라는데 처음엔 길이 순하다 급경사에 아주 편안한 길이 아니다. 내려가도 절도 안 보이고 내심 괜히 오자고 했나 후회할 즈음 왼쪽 벽같은 바위가 보이고 그 아래 절이 보이는데 절터가 기가 막히게 좋고 절도 생각보다 크다.

스님이 우릴 봐도 아는체도 안하고 들어가 버려 구경하는데 잔차 타고 올라온 분 한사람만 봤다.

 

사진 찍고 다시 백해야 하나 했더니 평내마을쪽으로 진행하면 된다는데 용샘이라고 멧돼지 목욕탕 쯤 되보이는 습지가 보인다.

총무님이 작은 나무에 휘감은 칡넝쿨을 잘라주는걸 보고 꿈에 나무가 고맙다고 인사할거라니 칡이 내 다리 내놔 하고 나타날거라는 회장님. 졌다~

사실 총무님이 용샘이 궁금하셨나본데 보더니 실망인가 보다. 여기서부터 등산로가 좋을줄 알았는데 여기도 잡목에 길이 희미해 헷갈리기 좋다. 아무튼 길을 만났는데 여기서 능선으로 올라가야 하는데 총무님 표지기 못봤다고 우기더니 찻길로 조금 내려가니 봉천재가 나왔다. 

 

봉천재에서 급경사 길을 올려치는데 뒤를 돌아보니 화악산이 까마득히 높고 운주사도 생각보다 높은 곳에 있는 절이다. 우리가 저길 다녀왔나 감개가 무량하다. 

지칠 즈음 형제봉이 나타났다. 여기에 준.희 표지판을 보니 반갑다. 여기서 2차 차를 마시는데 원래 2번 차를 마시면 물이 모자라야 하는데 오늘은 명수가 작아 물이 남는다. 차 안 마셔도 되니 다들 함께 했으면 좋겠다. 

 

형제봉 지나면 큰 오르막은 없다지만 그래도 오르내림이 있고 조림하는 곳을 지났고 봉 지나고 505봉을 지나 이젠 하산만 있는줄 알았다. 이 하산길은 사람이 거의 안 다닌것 같다는 총무님.

 

처음엔 길이 평탄한줄 알았는데 조금 내려가니 급경사로 낙엽이 어찌나 미끄럽고 나무들도 작아서 잡기도 그렇고 아무튼 벌벌 기며 겨우겨우 내려갔는데 경사는 완만한데 그 다음은 잡목으로 뒤덮혀 길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팔방재가 나왔고 거기서 직진해 올라갔다 내려오니 갑자기 좋은 길이 나오더니 그 길 끝에 반환점. 그럼 되돌아 가라고?

한바탕 웃고 마지막 간식 먹고 직진.

 

길은 끝날것 같지만 끝나지 않았다. 기맥은 끝날때 까지 끝난게 아니고 거리가 짧다고 쉽지 않다는 평범한 진리를 몸으로 체감하는데 헝크러진 길이 끝나고 시야가 트인 곳에서 좋다 하고 가는데 선두에 섰던 회장님이 도깨비 바늘에 찔려 따가워 바늘을 떼내는데 일몰 1시간 남았다고 트랭을 알람은 진작 울렸고 해는 늬엿 늬엿 져 져 가는데 마지막 258봉 앞 산불감시초소가 나왔고 진짜 여기서는 5분이면 간다는 총무님.

산불감시초소에서는 다음에 갈 산이 보이고 다행히 조금 내려가니 진짜 우리 버스를 만났다.

기사님이 에어건으로 먼지를 털어주는데도 도깨비 바늘은 잘 안 떨어진다. 얼른 옷 갈아입고 출발.

 

밀양 시내 설봉 돼지국밥집을 찾아 갔는데 골목에 위치해 있는데 나름 맛집인지 사람도 많고 가격도 착하고 맛도 깔끔하니 맛이 좋았다. 회장님이 피부과 치료중이라 술을 마다하셔서 오늘은 맥주 2명과 사이다 시켜 총무님도 맥사를 마시고 2병 맥주도 남았다. 

6:40 출발 해 중간 좀 막히기는 했지만 그래도 11시 조금 지나 무사히 평촌 도착. 회장님까지 오늘 집에 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 산에서 몇번이나 슬라이딩으로 넘어졌지만 여긴 땅값이 싸 종부세 대상 아니라고 놀림 받기도 했지만 오랫만에 원정 산행을 해 몸은 피곤했지만 산행 끝나자마자 선택적 치매 덕에 오늘도 무사히 산행을 마쳐 행복한 하루였다. 다음엔 7명 완전체가 되어 함께 하길 기대하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