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여뀌>
김승기
바보처럼 산다는 것이
힘든 일이어도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
잎에 주근깨 돋아도
속상하지 않아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녹녹해지는 하늘
사랑이 무거워
고개 숙인 거야
세인(世人)의 손가락질이야
그렇게 살지 못하는
부러움과 질시의 눈빛 아니겠니,
살짝 눈 감으면 그만이지
비리와 권모술수와 질투를 감추고
스스로를 잘난 듯 우쭐대는 꼬락서니
치켜뜨고 볼 수 없어서
흐르는 세월의
물가에 우두커니 서서
물끄러미 바라보는 순수함을,
오히려 바보라고 부르는 게
세상 인심인 거야
맵지 못하다고 자존심도 없을까
세모진 씨알 속에 감춘 마음
꽃으로 피우면서
그냥 바보처럼 사는 거지
묵언(黙言),
그게 비겁한 건 아니야
각박한 세상을 외면하고
물가에서 촉촉하게 젖어 사는 삶인 것 같아도
가슴으로 흘리는 눈물이
꽃으로 피는 거야
꽃이 없었으면,
그대들 얼굴마다 피어오르는 웃음
있었을까
바보처럼 산다는 것이
바보는 아닌 거야
코스개관: 북한산성 입구-시구문-원효암-원효봉-북문-상운사-대동사-산성입구 원점 회귀 (아침일찍 비가 내리다 그쳤고 쌀쌀하다 기온이 올라감, 둘)
장공주와 둘이 산에 가는 날.
한주 쉬면 힘들다고 가기 전부터 걱정이다. 힘들면 중간에 끊으면 되니 걱정 마시라고 했다.
아침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공주님이 산에 오겠냐는 남의편의 참견.
10:30에 구파발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비는 다행히 그치는 중.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산성입구까지 가는 버스 줄이 길다. 얼른 줄 섰고 장공주 만나 버스를 탔는데 뒷문을 열어주어 탔는데 앉기까지 했네? 웬 횡재?
무사히 앉아서 왔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다. 요 근래 주말 중 제일 많은날 같다.
다리 건너기 전 스틱, 무릎보호대 하고 출발.
오늘 날씨가 제법 쌀쌀하기까지 하니 산행 하기엔 나쁘지 않은 날씨.
쉬지않고 무사히 시구문 도착해 문 위에서 과일 먹고 쉬는데 한패가 씨끄럽다.
얼른 올라가는데 장공주 오늘 영 속도가 나질 않는다. 어제 잠도 설쳤고 아침도 바빠서 못 먹었다고....
조망 트인 곳에서 일단 빵과 커피를 먹었다. 그러고보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헌데 단체팀이 방 빼기도 전에 들이닥쳐 사진을 찍고 부산하다. 밀려서 방을 빼고 올라가 사진 찍고 무사히 원효봉 찍기.
간식은 이미 먹었지만 조망이 너무 좋고 오늘 산행을 짧게 하자고 해 여기서 하산하면 끝인지라 쉬고 사진도 찍고 북문을 향해 출발.
북문 찍고 내려오는 그지같은 계단길은 단풍이 많아 혹시나 했는데 성질 급한 한, 두 그루 빼고는 아직 파랗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상운사로 갔는데 공사중이라 어수선하다. 샛길로 내려와 주 등산로를 만났는데 뭔가 대회를 한다.
뭐지? 서울 100K 대회인데 올해는 10K, 50K 도 있다고...
우리가 본 사람들은 후미 백성들인것 같다. 보기만 해도 내 다리가 아플 지경이다. 길가에 빨간 비닐이 달려있어 뭔가 했더니 길 안내 표식인가보다. 장공주 사진 게 들고 계시라고 하니 뛴 것 처럼 뿌듯해 한다. ㅎㅎㅎ
무사히 하산하니 이제야 몸이 풀린다는 장공주. 그럼 둘레길 좀 더 걸으실래요?
됐단다.
점심은 막전이 맛있는 숙이네집에서 막전, 비빔국수, 오뎅으로 배부르게 먹었고 장비 구경하다 장공주는 신발, 나는 배낭을 질렀다.
카페에 들어갔는데 사람이 많아 너무 시끄럽다. 포기하고 버스타고 나오는데 한대는 그냥 보내고 다음 버스 타고 구파발에서 아웃.
-서울 100K 코스 (궁금해서 찾아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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