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계>
김완성
보리밭에 작은 물결이 일면
울타리 기어오르는 호박 덩굴처럼
사알짝 올라가고
봉숭아꽃 필 무렵엔
해바라기 대궁모양
쭈욱쭉 뻗어가고
햇빛을 가득 담은 석류가 터지던 날
달빛에 메밀꽃 강물 되어 여울질 때
지난 해 입었던 아가 옷만큼 줄어들더니
문풍지가 부엉이 울음을 흉내내고
별들이 유리창에 얼어붙던 밤
몽당연필같이 작아진 빨간 기둥
코스개관: 고천-모락산 국기봉-모락고-계원대-보리밥집-모락산 터널-임영대군 사당-묘-능안골-오메기 마을 (쌀쌀했지만 아직 추워지기 전 화창한 겨울, 다섯)
회장님 해외 나들이로 신년산행이 송년산행으로 바뀌어 마지막 날 진해 웅봉을 다녀왔다.
오늘은 신천씨도 만날 겸 원래 산행일이니 산에 가자 한다.
가까운데 가자 하니 모락산 둘레길을 간다고.
허걱, 이젠 당나귀도 둘레길로?
아침 총무님이 순회공연하며 문전 택배 해 일단 농수산에서 만나 차로 이동해 총무님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고천에서 출발.
둘레길인줄 알았는데 점점 올라간다. 그래도 정상은 찍고 가자고.....
하긴 신천씨는 모락산이 처음이고 윤호씨도 최근엔 모락산에 안 와 봐서 새로운 데크를 신기해 하긴 했다.
작가님은 매일 오는 산이고 나도 아마 제일 많이 오른 산이지 싶다.
오늘 눈이 내리고 날도 쌀쌀해져 조심스럽긴 한데 그래도 조심조심 진행하니 아이젠 없어도 갈 만 하다.
정상에 올랐다. 인증샷 하고 내려오는데 바위 구간은 밧줄이 없으면 정말이지 기어 내려가야 할판.
버벅대며 하산하는데 올라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무사히 내려오다 총무님이 제일 먼저 땅을 샀고 모락고 뒷편 길이 계곡이 무너지며 아예 길을 폐쇄해 놔 무단 횡단 하는데 돌을 밟은 작가님 자칫 구를뻔.
순발력이 좋아 다행이다. 휴~
여기서 효민교회로 해서 반도 보라아파트 뒷편 길로 해서 계원대 뒤로 넘어가는 곳에서 나도 땅 크게 샀는데 뒷편에서는 신천씨도 넓은 땅을 샀다고. 셋이 공동투자 해야 겠다고 웃었다.
일출보리밥에서 보리밥, 파전으로 밥 잘 먹고 작가님이 밥값도 어느새 계산.
헌데 예상대로 신천씨는 여기서 그만하고 우리가 내려오면 차로 모시러 온다고.....
지방 내려가더니 완전 뺀질이가 됐다고 놀렸다. 따뜻한 남쪽나라에 있다 올라와 감기까지 걸렸다고. ㅎㅎㅎㅎ
밥 먹으며 동계 지리종주 이야기가 나왔다. 일단은 긍정적 반응이었고 회장님 귀국하시면 의논해 보기로....
모락산 터널 지나 임영대군 사당으로 가는데 근처에 있는 곳이 대군묘로 알고 계시는 작가님.
헌데 진짜 대군묘는 조금 더 진행해 계단을 한참 올라가니 나온다. 덕분에 대군묘는 처음 올라와 봤다.
여기서 능안골로 해서 다시 모락산에서 백운산 넘어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서 오메기 이정표를 따라 걷는 길은 나도 처음 와 본다.
내려오다 오전엔 핫초코, 오후엔 쌍화차에 딸기까지 해서 간식 먹고 걸어 내려오니 마을회관에 어설픈 트리가 있는데 이 비닐하우스 안에서 라면 먹는게 떴다나 뭐라나?
요즘 청춘은 참 희안하다 하며 기다리는새 신천씨 나타나 벌써 하산했냐고 놀란다.
차로 이동해 나와 작가님은 농수산 근처에서 내리고 삼총사는 관양동 신천씨가 좋아하는 당구장에서 당구대전을 펼쳐 최종 신천-윤호-총무님 순서로 게임 오버.
저녁은 갈비탕을 총무님이 쐈다고.
올 한해도 소수정예로 행복한 산길 이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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