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나라 이야기

가고시마 여행기 3 (이브스키, 2/23~24)

산무수리 2024. 2. 28. 21:53

<정월 대보름 달집살이>

                           자수정

휘영청 달 밝은 밤
강가에 세워 둔 솔잎
바람에 덩실덩실 춤을 추고
징소리 장구소리 꽹과리의
어울림에
거리의 불빛은 강물 위로 내려온다

치렁치렁 엮어 놓은 푸른 솔가지에
한 해의 하얀 소망
문어발 되어 허공 끝에 나부낀다

활활 타오르는
저 불길로 겨울 내내 쌓인
산 같은 그리움
산 같은 아픔의 서러움
타오르는 불 속에 함께 태워 버리자

오늘밤 연기 되고 재가 되어
하늘로 바다로 멀리멀리 사라지게
타오르는 불길 속으로 살라 버리자

한 해의 액운을 물리치고
소원을 비는 저 타오르는 솔가지에
이미 꺾어진 꽃으로 살아가는
내 마음도 함께 태워 버리자

강물이 웃고
하늘이 웃고
땅이 비웃더라도 그리움에 젖고
아픔에 젖어 꺾어진 지난 세월
춤추는 저 불길 속으로 던져 버리자

이글이글거리는
저 불길 속으로 산 같은 그리움
산더미 같은 서러움 살라 버리자

 

- 조식 후 체크아웃

 

7:30 아침 조식은 각자 취향대로 메뉴를 골라 먹기. 그리고 간단한 샐러드, 커피 등을 가져다 먹을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취향대로 맛있게 먹었고 8:30 체크아웃 예정

 

 

재순이와 나는 시간이 좀 남아 짐을 맡겨놓고 근처 빵집에 빵을 사러 나갔다. 어제와 같은 점심 굶는 사태를 막기 위해서...

헌데 이리저리 둘러봐도 문 연 빵집이 없다. 아쉬운대로 패밀리마트 편의점에서 맛을 모르니 이것 저것 사고 후원씨 안주도 하나 사서 들어와 체크 아웃.

 

- 지란 무사마을을 염두에 두었으나....

 

 

오늘은 예정대로 한다면 올레길 한 코스를 하기로 했는데 오전에 비 소식이 있다. 그래서 시간도 늦출겸 지란 무사마을을 가는길에 들리기로 했다.

헌데 입장료가 500엔이나 한다. 잠시 고민하다 다같이 안 가는걸로 하고 바로 앞 공원 한바퀴 둘러보고 아웃.

 

 

- 최남단 역 니시오야마

 

 

올레길은 JR니시오야마에서 JR가이몬역까지 12.9K 를 한다고 했다. 헌데 차량 회수문제로 현정형이 갔다가 되돌아와 우리를 픽업 해 준다고 한다. 그랬더니 회장님도 자기도 거기에 동참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날씨. 일단 니시오야마역에 가니 비가 내리는데 비 맞고 걷기에는 너무 많이 내린다. 여기가 나름 명소인지 사진 찍는 사람들은 보이는데 걷기 하는 사람들은 안 보이고 올레길 표식도 안 보인다.

노란 우체통은 행운을 상징한다는 여행 안내 책자의 설명. 오늘 코스를 인터넷 검색해 보니 한팀이 역에 주차하고 끝까지 가서 이 열차를 타고 차를 회수하려 했으나 워낙 뜸하고 그나마 막차가 끊기는 바람에 택시를 현지인이 불러줘 겨우 갔다 왔다는 소식.

사실 산계에서 몇년 전 규수올레 한구간을 하면서 차량 회수를 택시로 하려고 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 바람에 결국 비 오는날 미모정상과 둘이 걸어가 회수한 기억이 있다. 그때도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현정형과 후원씨가 코스 의논하는 동안 여학생 넷이 내려서 인증샷 하고 바로 앞 가게에서 구경도 하는데 여기도 패스가 있으 도장을 찍을 수 있는것 같다.

비가 너무 내려서 올레길 완주는 일단 안 하기로 하고 다같이 갔다 되돌아 오자 했다. 다음 목적지인 용궁신사로 출발.

 

- 류구신사

 

 

류구신사 가는 도중 여기 저기 주차장이 보이는데 한분이 우리를 신사 앞 주차장까지 안내를 해주고 되돌아 간다. 지나친 친절인데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고 한다.

신사의 붉은 건물이 특이하고 멀리 등대 (나가사키 바나)가 보이는 제법 멋진 경치가 보인다. 낚시 하는 어부가 보이는데 여기서 한바퀴 돌고 거북이를 만지면 복이 온다는것 같다. 회장님 열심히 돌고 만지고 대표로 복을 빌었다.

등대까지 가니 바닷가로 나갈 수는 있는데 미끄러워 넘어지면 안될것 같아 그냥 조망만 하고 기념촬영 하고 멀리 후지산 모양과 비슷한 가이몬다케가 조망된다. 이런 저런 인증샷 하고 다시 니사오야마역으로.

 

 

비가 덜 오는것 같아 역에서 바닷가를 걸으려고 갔으나 또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

어쩔 수 없이 가게에서 이 지역 특산물이라는 군고구마를 사먹으려고 했으나 한봉지 밖에 안 남았다고 해 코딱지 만한 고구마를 아쉬운대로 맛을 봤다.

이렇게 된거 점심이나 먹자는 후원씨. 근처 식당을 검색하니 별이 많은 소바집이 뜬다고. 먹고 가자~

 

-  소바집

 

소바집은 메뉴에 번호가 있어 자판기처럼 돈을 넣고 주문을 하는 방식인데 7명거 주문하는데 빨리 안 누르면 계속 잔돈이 나와 시간 많이 걸려 겨우 주문 했다고.....

물도 셀프라 차를 가져다 먹으며 이런 저런 메뉴를 시켰는데 오늘 재순이는 무사히 자기가 주문한걸 먹을 수 있었다.

먹고 나오니 바로 뒤가 가이몬산인데 비도 멈췄고 산 정상이 보인다.

식당 찾아 오면서 주차장이 보이고 이 산 등산 하려는 사람들을 봤는데 이 식당 뒤로도 산으로 가는 안내화살표가 있다.

그래서 잠시 구경하고 가기로.....

 

- 가이몬산 밟아 보기

 

 

현정형에게 1시간만 갔다 오기로 하고 후원씨와 진숙언니 셋이 앞장 서서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정상 다녀오는데 5시간반 걸린다는 표시가 보인다. 한 여인이 산행을 끝내고 내려오는데 무지 부러웠고 부자팀을 입구에서 만났는데 산행을 마친것 같다.

일단 부지런히 걷기 시작했는데 길이 좁고 화산석이라 군데군데 무너져 내리고 있다. 조금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진숙언니는 안 보이고 후원씨만 남았다.

경치는 아무것도 안 보이고 이정표를 만났는데 2.5 합목(合目, ごうめ, 고오메) . 여기가 공원으로 가는 임도랑 만나는것 같다. 일단 인증샷 하고 조금 더 올라가봤지만 계속 이런길이 이어질것 같고 경사도 급해졌다. 더 가면 안될것 같아 내려가다 현숙이와 재순이를 만났다. 아마도 5합목까지는 가야 전망대가 나오는것 같다.

 

 

우리를 소리쳐 불렀다는데 전혀 들리지 않았다. 진숙언니를 중간에 만나 같이 내려가자고 했는데 뿌리치고 올라왔고 그 와중에 재순이는 미끄러져 넘어지기까지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올라 왔다고....

넷이 내려와 입구에서 인증샷 하고 식당으로 오니 빨리 왔다고 놀란다. 다음 목적지는 이케다 호수에 간다고...

 

- 이케다코

 

 

걷기를 포기하고 이케다 호수를 가니 비가 소강상태. 오늘은 걷지 말라는 날인것 같다,. 이 호수가 규슈에서는 제일 큰 호수라는데 입구의 엉뚱한 공룡은 이 호수를 괴물이 나온다고 홍보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호수는 아주 넓었고 여기서 보이는 구름에 걸린 가이몬산의 모습이 멋지다. 여기가 유채꽃이 장관이라는데 지금인 유채는 이미 다 지고 팬지꽃을 심어 놓았다. 상가를 둘러보니 아주 큰 장어가 수족관에 있고 여기가 장어가 유명한것 같다. 이젠 호텔 가서 모래찜질이나 하자~

 

-이부스키 시사이드 호텔

 

 

호텔 가는길 마트가 보여 들어가보니 우리 취향이 아닌 옷만 보인다. 그냥 나와 호텔 가는길 시민회관이 크게 자리를 잡았고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호텔이 보이는데 조망이 아주 멋지고 바로 앞 노천 수영장도 운치가 있다.

모래찜질은 4시부터 가능한데 아직 시간이 되지않았다.

오늘은 여학생, 남학생 방 2개에 나누어 숙박한다고.

바다 조망의 멋진 방이었고 찜질 하기 전 온천부터 하기로 해서 유카타 갈아입고 수건 들고 온천장으로.

첫날 잘 호텔에는 개인 라카가 있는데 여긴 없어서 휴대폰을 아예 놓고 왔고 사진도 못 찍게 하는것 같다.

 

일단 씻고 탕에 들어가니 물 온도가 기리시마보다 따뜻하다고 재순이 좋아한다. 바다를 내다보며 따뜻한 물에 있다가 4시가 되어 초록색 옷으로 갈아입고 모래찜질 하는곳에 가니 남학생 셋이 이미 누워 찜질중.

목에 수건을 둘러주어 누우니 모래를 덮어 주는데 생각보다 무겁다. 찜질 티켓을 가져다 주어야 했는데 방에 놓고 왔다. 이따 가져다 주기로 하고 누우니 곧 현숙이 들어오고 재순, 언니가 들어와 차례로 누웠다.

온도는 생각보다 높지는 않은데 발 뒤꿈치가 뚜거워 발을 내놓고 있는데 현숙이가 제일 먼저 일어난다. 뜨겁다고. 견딜만 한데 오래 하는거 아니라고 해서 일어나 모래를 털고 나와 샤워하고 나오는데 두 여학생 영 안 나온다. 더워서 둘이 먼저 나와 시원한 물 마시고 방으로 먼저 왔다.

아마도 현숙이 자리에는 파이프가 지나는 자리였던것 같고 둘은 안 뜨거워 기다리다 너무 오래 있어 눈치가 보여 할 수 없이 나왔단다. ㅎㅎㅎㅎ

 

 

방에는 와이파이가 안 되 로비에 내려가서 그나마 훤할때 근처라도 둘러보자고 호텔 주면 한바퀴 돌고 저녁시간 6시가 되어 식당으로....

 

-  가이세키 정식

 

 

오늘은 일본식 가이세키 정식을 먹는다고. 하긴 온천 호텔 근처에는 아무것도 없어 호텔에서 먹어야 한단다.

일단 쟁반에 반찬, 소스가 나오고 계란찜이 나왔고 배위에 3가지 정도 회가 나오는데 신선하고 맛이 좋다.

그 다음에는 고체연료에 소, 돼지, 닭, 오리 고기를 구워 먹는데 양이 많아 대부분 남겼다.

옆 테이블은 전골 같은게 나왔는데 우리는 밥과 국이 나왔고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왔는데 배가 많이 부르다.

내일 아침은 7시 부터라는데 비행기 시간이 조금 당겨졌다고 미리 부탁을 해 조금 일찍 먹기로 했다고....

 

 

오늘 걸음수가 조금 부족해 해변길을 걸으려고 했는데 깜깜한데다 그나마 길이 막혀 할 수 없이 되돌아 오다.

숙소로 오니 후원씨가 자판기에서 맥주를 빼다 끼여 안 나와 관계자 불러 겨우 꺼내는 해프닝.

남학생 방에 모여 마지막 밤 뒷풀이 하고 늦지 않게 자자~

 

- 2/24 (토) 이젠 집으로~

 

 

그제는 사실 잠을 잘 못 잤는데 어제는 잘 잤다.

남학생 방에서는 후원씨가 가운데 누웠는데 양쪽에서 스테레오 돌비 시스템이 었다고.

아침 우리가 1등으로 들어가 점심을 언제 먹을지 몰라 아침을 좀 과하다 싶게 먹었다. 

 

 

진숙언니 쌍둥이 공주님 준다고 쿠로미 열쇠고리 사고 좋아하는 모습.

 

 

렌터카 반환하기 전 주유소에서 버벅대다 무사히 기름을 채워놓다.

 

 

어제보다 오늘 아침 기온이 많이 내려가 쌀쌀하다. 렌터가 회사 앞 난로에 불이 켜 있다.

짐 내리고 차 반납하고 셔틀로 공항으로. 거리가 가까웠다. 그렇게 내리던 비가 집에 가는날이 되니 그치고 해까지 난다. 

 

 

일본 먹거리는 국내선 공항에 더 많다고 해 일단 국내선 대합실에서 고구마 관련 음식을 사고 앉아 있는데 다나까상을 만났다.

국내선에서 바로 옆 국제선에 가니 짐 부치는 줄이 이미 길다. 열심히 줄 섰는데 우리가 꼴지라 줄 서는 의미가 없다.

선물 한바탕 산 재순이 가방을 다나까가 들고 가니 깜짝 놀라는 회장님. 우리 짐 부치는 동안 보관해 주시고 거기에 각자 선물까지 해 주셨는데 여학생은 어묵과 빵, 남학생은 거기에 술 한병까지 추가.

정말이지 처음사랑 끝까지. 이게 다 현정형 빚인데 감사하고 미안하고.....  마지막 사진 찍고 헤어졌다.

 

 

국제선 면세점은 크지는 않다. 가격은 여기가 조금 싼것 같다는데 모르겠다.

아무튼 각자 필요한것 조금 더 사고 여학생들은 현정형에게 선물한 화장품을 샀고 비행기를 탔고 기내식은 오늘은 밥이 들어있어 먹었다.

비행시간이 짧아 면세품도 제대로 살 수 없었고 내려서 짐을 기다리는데 현정형은 넘의 캐리어 잘못 들고 나가다 주인 만나 돌려주는 해프닝을 겪었다고 하고 내 짐만 나오고 다른 짐이 안 나오는데 공항버스 예매를 해서 먼저 아웃 했는데 다른곳으로 갔다 되돌아오는 해프닝이 있어 30분 정도 늦어졌다고.

해단식은 내 여행 가기전 잡는다고 해서 3.5 (화) 청학동에서 만나기로 했다.

계획하고 예매하고 운전하고 인솔하고 거의 모든걸 혼자 다 한 현정형 감사합니다.

술을 좀 많이 마시는것 빼고는 조수노릇 잘 하고 선배를 잘 모시고 대화하면 잘 받아주고 산행도 동행해 주고 짐도 들어다주는 후원씨도 고생 많이 했어.

모처럼 집에서 벗어난 진숙언니, 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어도 예쁘게 봐주세요.

마음에 걸리는게 많은데도 동행 해 준 회장님 부부에게도 감사함을 전합니다.

여행기 끝~